박도의 홈페일기장. 위대하신 프랜 리보위츠 언니께서는 과정 따위 공개하지 말고 제대로 된 글을 쓰라고, 요즘 사람들은 아무거나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막 올린다고 혼내셨는데 어쩐지 그 말에 뜨끔 하면서도 (프랜 언니가 내껄 봤나) 오기가 생겨서 더 막 하고 싶어지는 건 고질적인 성향이겠지. 이것도 나름 홈페이지라고 html 이런 걸로 만든답니다? 링크코드 테스트. 인스타그램!
2024.9.26 thursday a.m. 1:35
뉴욕에서 사랑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고 대화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일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던 최악의 9월. 그런 와중에 예전에 올리던 릴스와 다른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소소하게 떡상하게 된 건 좋은 일. 또한 프리랜서로 일을 더 따게 되는 둥 좋은 기운이 들어오기도 했다. 고로 부정적이고 쎄한 느낌들은 온전히 차단할 필요를 처음으로 느꼈다. 며칠 전 다급하게 아이폰 메모장을 열고 <쎄한 사람들 리스트>를 작성했다ㅋㅋㅋㅋ 예.. 맞아요. 이게 저란 사람이죠. 좋았어. 참으로 나다웠다ㅋㅋㅋ 나이에 걸맞지 않게 경쾌하고 명랑하고 귀엽게 세상을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나 타락한 것. 타락하게 자라버린(?) 젊은이들은 또 왜 이리 많은지. 그럼에도 생각보다 인생은 살만하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한다면 신이 곳곳에서 보내는 시그널을 알아차릴 수 있다. 살아온 세월이 얼굴에 담긴다는 말을 싫어했으나 그 말이 너무 맞는 거지. 그저 늦지 않게 캐치하기만 하면 된다. 오늘도 타락하지 않기 위해 일기를 쓴다. 아멘.
2024.8.9 friday a.m. 2:35
아, 12시간 넘게 자고 싶다. 요즘엔 이래저래 시간을 들여 쓸 일이 많고 비어있는 시간에는 대체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서 어필(?)하느라 긴장과 부끄러움, 설렘, 허세, 막막함, 기대감 등 온갖 감정 속에서 피로도가 높다. 이게 맞나? 맞는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충동.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뇌가 그런 걸 핸들링할 수 없다는 글을 봤는데 진짜 읽은 건지 그 책이 뭐였는지 기억도 안남. 확실히 사는 게 사는 거라고 느껴지기 위해서는 고요하게 소파와 한 몸이 되기, 노을 색 관찰하기가 필요해. 도르언니가 갑자기 “여행갈래?” 이래서 나는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 가자” 라고 대답했다. 이게 맞나? 진짜 모르겠는데 그냥 사는 거임.
맨해튼 생활수기. 불과 일주일전에 코니아일랜드 바다에 다녀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 정신없는 시간에 대한 고찰. 이렇게까지 시간에 쫓겨 난리였던 적은 근래에 전혀 없었는데 일과 사람과 꿈이라는 무게있는 세 개를 다 쫓으려다 보니 사태가 벌어졌다. 혼란 속에서도 정신을 붙잡기 위해 일기를 쓴다. (누가보면 전쟁중인듯..) 귀한 것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반드시 든다. 여유에서 기품이 나온다고 믿지만 언제고 딱히 여유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기품도 없다는 뜻) 쫓기듯 귀한 것을 챙기려다보니 조급함만 더해질 뿐이다. 일단 그럼에도 2주 동안은 또 그렇게 살아야하는데 그런 와중에도 잠을 줄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클럽ㄱ?' ㅇㅈㄹ 하고 있는 나… 일기를 쓰다보니 노는 건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걸 꼭 써야 알어?) 울면서 달리고 싶은 기분을 하루에 꼭 한 번은 느낀다. 그래도 가봐야지. 갈 데까진..!
2024.5.29 wednesday p.m. 11:44
가만히 있어도 타인의 생각이 들릴 때가 있다. 불안할 때나 뭐가 잘 안풀릴 때마다 '박혜민 ㅂㅅ' 이런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랄까.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와중에 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지겨운 마음에 질려 무거운 몸뚱이를 질질 끌고 웨스트 13번가까지 나왔다. 그나마 늦게까지 여는 카페를 찾아 들어가 맥주 한 병을 시킨다. 예능자막 쓰는 일이 들어왔다. 웃길 수.. 있을까? 일을 하기 위해서 술과 담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우습다. 그런다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것도, 웃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 맥주를 시키고 카페 안을 둘러보니 이런.. 자랑스러운 듯 이스라엘 국기가 걸려있다. 나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때문에 순간 고민한다. ‘나갈까?’ 하지만 나가기엔 맥주 한 병에 팁까지 내버렸으니 문 닫기 전까지 버티련다. 돈이 얽히면 가뜩이나 옅은 신념은 아예 희미해져버린다. 아랍어를 전공한 종남이는 그 사진을 보더니 말했다. “야 그 카페 다신 가지마라.”
정치, 사회, 경제 어느 것 하나에 깊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최근 전쟁과 젠더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흥분했던 내 모습이 조금 역겹게 느껴졌다.
2024.5.27 Monday p.m. 12:20
사이트가 버벅거려서 글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뭔가 올리긴 해야할텐데. 인스타그램 정말 질린다. 하지말까? 요즘엔 남들 하는 걸 따라하는 게 결국 맞는 삶일까 생각한다. 선재업고튀어..를 봐버린 것이다. 변우석이랑 혜윤이 너무 귀엽고 예쁘고 멋있네ㅠㅠ 변우석... 뭔데.. 참 남자연예인 유행 따라 다 좋아하는 것도 지겹다 지겨워..
2024.2.27 Tuesday p.m. 9:2
올해 목표는 노마드족이 되어 파리에서 사는 것이다. 사실 장소는 뉴욕이었다가 아시다시피 최근에 바뀌었다. 새로운 남자가 짜릿하듯 도시 역시 처음 가본 곳이 가장 좋은 것일까? 그렇다고 내가 처음 본 남자를 막 좋아하거나 그런 편은 아니다. 맞나? 아니다. 아닐 것이다. 파리와 남자 이야기는 지겨우니 잠시 텀을 두기로 하고, 노마드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돈을 번다는 낡은 개념, 노마드족. 다행히 조금씩 일이 들어오기 시작하다가 이번에 10개를 한 번에 맡겨준 클라이언트 덕분에 광고 기사를 쓰고 있다. 감사하면서도 어딘가 짜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중 하나의 제품은 바로 효소다. 효소라는 좋은 말이 어쩌다 ‘효소팔이’ 라는 슬픈 말로 전락한 것인지. 효소를 파는 고객을 위한 글 대신에 직접 효소를 팔아 남기면 더 빠르게 노마드족이 될 수 있을까? 짜치지 않고 가오가 사는 일을 하고 싶어. 지독한 허세.선을 넘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그 선이 어디인지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로 내가 침범하는 쪽이었지만 당해보고 나니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나를 보고 ‘나.. 내로남불 하는 사람이었나?’ 충격받음. 더욱 더 내 바운더리를 강화하게 되는 동시에 얄팍해진다. 친구들 보고싶다..ㅠㅠ
2024.2.27 Tuesday a.m. 1:1
기분에 잠겨있기 싫어서 체육복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헬스장 문닫기 한 시간 전이었다. 갑자기 홈트를 하지 그냥, 이라는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지의 영역에서 이기기란 쉽지가 않다. 그저 생각없이 할 일만 하자. 좀. 마무리를 하자.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자. 나에 대해서만 생각하자.
2024.2.16 friday p.m. 16:30
기분이 슬슬 다운되기 시작한다. 고다에게 문자가 왔다. “기분이 안 좋은데 이유는 없어” 나는 대답했다. “여자들은 생리때문에 한 달에 2주는 기분이 거지같아.” 그러니까 인생의 반의 반은 그런 기분으로 산다. 책을 쓰고 인쇄하고 사람들이 드디어 읽기 시작했다. 읽히고 싶었는데 그것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잘 모르겠다.
2024.1.2 tuesday p.m. 10:47
책과 영화와 유튜브 편집 및 개설!!!
2023.12.27 wednesday p.m. 10:47
뉴욕과 한국의 차이 중 하나는 자유에 대한 인식인 것 같다.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놀란 건 너무나도 많은 규칙과 규제. 심지어 식당에서도 그 식당만의 규칙을 따라야하고, 재활용은 경비아저씨의 혼쭐을 감내하며 정해진 날짜에! 버스타기 전엔 먹고 있던 커피도 버려야 한다. '뉴욕이었다면 사람들이 커피 아닌 수도꼭지를 통째로 들고 타겠지, 뻐큐나 날리면서' 라고 상상했다. 그리고 오늘 선균오빠가 죽고 또 생각했다. 뉴욕이었다면 기삿거리도 아닐 일이 수천만 국민이 매일 매시간 접속하는 메인 포털에 몇 주간 도배. 대서특필되어야 할 영부인의 디올백 등등 정치적 이슈들은 되려 찾아보기도 힘들어 잘못봤나? 가스라이팅 당하는 분위기는 또 뭐고. 답답+지겹+슬플정도로 반복되는 싸이클. 문화의 차이로 치부하기엔 사람을 죽음으로 모는 건 문화가 아니지.
2023.12.25 monday p.m. 12:47
메리크리스마스! 말이 무색하다. 어떻게 벌써 크리스마스가 와버린거지. 별 계획은 없었지만 단 하나, 올해는 진짜 나무 트리 혹은 아주 큰 가짜 트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못했다. 케익은 별로 땡기지 않고 한국와서 먹은 케익 두 개는 그저 그랬다. 단 디저트 중 땡기는 것은 탕후루. 그럼에도 크리스마스기 때문에 케익을 사서 초를 불 것이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무신론자 행세를 하지만 여러 신들에게 같은 소원을 빈다. 신의 성격마다 조금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 신을 잘 아냐고 한다면 이름 철자조차 모를 때가 있지만. 얼핏 30퍼 센트 케익 할인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동나기 전에 케익을 사야할까. 여전히 24일(살)에 케익이 가장 잘 팔리고 25일(살)은 적당히, 26일(살)엔 거의 팔리지 않는다는 페미니스트라면 분노하며 화를 내야할 말이 떠오른다. 34살은 어떤데...? 그러니까 내 나이가 몇 이더라. 으으 만화방이나 가야겠다.
2023.10.18 Wednesday a.m. 1:50
사랑이 뭘까 항상 궁금해했지만 이제는 어쩌면 없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보통 연애할 때 오래 만나는 편인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기도 하고 이 사람보다 나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쉽게 압도당해서 헤어지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 남자가 별로인 걸 알면서도 굳이 장점을 붙잡고 나 자신을 세뇌하는 것이다. “언니. 남자는 많아. 항상 다음 남자가 괜찮다니까.” 한국말이 서툰 귀요미가 뭣도 모르는 언니를 코치해준다고 나섰다. 근데 귀요미를 포함해ㅋㅋㅋ 주변 친구들을 봐도 정말 괜찮고 완벽한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사랑은 타협이고 포기이고 고독한 것이고 영영 채워지지 않는, 가볍고 값싼 것들로만 몇 겹의 레이어로 포장된 채시간이 지나 하나 둘 얄팍하게 껍질이 벗겨지면 그것이 사실은 다이소에서 사온 2천원짜리 선물인게 들통나버리는 것과 같다. 보관할 필요도 없이 받자마자 갖다버려도 그만인 게, 사랑인 것인지, 그러니 더 육체적이고 아름다운 것들에 끌리는 편이 나은 것인지, 그냥 술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다이소비하아닙…
2023.10.18 Wednesday a.m. 1:50
뉴욕 식당에서 알바를 할 때 한국에서 여행온 가족들을 보고 우리 가족이 떠올랐다. 우리는 다 같이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생각할 것도 없이 대학교 친구들은 대체로 잘 살아서 알바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었고 용돈도 넉넉, 자취방도 오피스텔, 방학마다 가족 전체 때론 친척들까지 함께 뉴욕이든 파리든 어디론가 떠나곤 했다. 해외가 대수인가? 어차피 가서 싸울 것 같은데..? 라고 자위하면서도 자동차 타고 강원도 가는 거랑은 왠지 다를 것 같고, 어떤 느낌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효도나 호강, 이런 것에 가깝지 않을까. 뉴욕에서는 친구보다 가족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투잡 뛰며 고생하는 친구들, 꿈을 위해 한국행을 포기하고 길게는 10년 넘게 가족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 가족이 보고 싶어서 다들 가끔 술을 먹고 운다. 친한 친구는 그 대신 매주 가족 모두와 3시간이 넘게 통화를 한다. 가족들은 친구에게 한주간 있었던 일들을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느라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아빠까지. 사는 게 어려워도 그런 가족이 있다는 게 얼마나 복인가. 그러고 보니 정작... 가족과 통화했던 적이 언제더라... 해외여행이 아니라 통화부터 하자…
2023.9.29 Frday p.m. 6:05
예전에 런던으로 유학간 친구가 “내가 이어폰 끼고 밤에 세느강을 걸으면서 말이야~”라고 말하면 그렇게 듣기가 싫었다. 고작 들었다는 노래가 김동률 노래였기 때문이다. (죄송..) 그때는 애가 허세가 들었구나, 했다. 10년 후, 허드슨 강에서 기억의 습작 들으면서 운 나 어떤데.. 단단할 것 같았던 것들이 돌아보니 다 무너져있고 싫어했던 것들은 내가 되었고 좋아했던 어떤 것들을 증오하고 있다.
2023.9.13 Wednesday a.m. 1:10
1)예전에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을 우연히 마주쳤다. 그 사람은 여전히 잘나가는 듯 했고 나는 똑같아보였을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해보았다. 그 사람이 인사했을 때 얼굴을 보고 누구더라? 했고 당연히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사람과 서서히 연락하지 않게 되었을 때 조금 상처받았던 내 감정은 선명했는데, 그래서 그게 뭐? 라고 넘길 수 있게 되어, 사실은 내면은 아주 많이 변했다고, 그때와는 정말 달라졌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물론 연락하지 않았다. 2)언니가 돌싱글즈 미국편 보라고 했을때 난 짤만 본다고 당당하게 말했거늘, 1화를 보자마자 계속해서 보게되고 사람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언니랑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나도 미국 한인 고인물(?)처럼 되어가는 것인지 그 사람들의 미국삶이 그려졌다. 미국 삶이란 다를 게 없으면서도 지나치게 다르고 좋으면서도 나쁘기도 하고 한국에 대해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게 정말 한국이었는지 나중이 되면 말할 수 조차 없다. 페리카나 치킨도 더 생각나지 않고 무슨 음식을 먹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과 같다.
2023.9.5 Tuesday p.m. 8:10
A WHITE MAN APPROACHED ME while I was sitting in the park and doodling in my notebook. When he saw my B&H shopping bag, he asked, “Are you a filmmaker?” and said he is a filmmaker. We talked for about 3 hours. It was more like his speech than a conversation. When I say one word, he says a hundred words. I overcame boredom by thinking of it as learning English. Then, he brought up sex as a topic. I asked him, “You talked to me because you want to have sex with me?”. He answered that it was like that. He then gave a speech about man's instincts. I held up my iPhone because it was so boring. He kept saying that Asian women's instinct is to seduce rich, successful white men and when he said he wanted revenge after recently being dumped by a Chinese woman, I said I had to go now. 공원에 앉아서 공책에 낙서를 하고 있을 때 백인 아저씨가 다가왔다. 내 B&H쇼핑백을 보고 “혹시 영화 찍어?”라고 물으며 자기가 필름메이커라고 했다. 처음엔 나이도 있고 영화도 오래했으면 내 영화 찍는 것에 대해 배울 수 있을까, 그렇게 한 3시간을 대화했다. 대화가 아니라 연설에 가까웠다. 내가 한 마디 하면 백마디 하는 식. 나는 미국에 온지 몇 년이 흘렀어도 네이티브 스피커를 잘 대우해주기 때문에 영어공부다 생각하고 지루함을 이겨내고 있었다. 그러다 섹스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혹시 나에게 말 건 이유가 나랑 섹스하고 싶어서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그런 셈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남자의 본능에 대해서 연설을 늘어놓았는데, 백신이 사기라는 그의 트럼피스트적 면모에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던 나는 눈치가 있으면 알겠지, 아이폰을 들어올렸다. 아시안 여자의 본능이 (그는 중국인을 예로 들었지만) 부자에 잘나가는 백인 남자를 꼬시는 거라고 말하며, 최근 중국인 여자에게 차여서 복수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이제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2023.9.5 Tuesday p.m. 8:10
같은 분야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대학교 다니듯 많은 것을 배운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그래봐야 얼마 되지 않아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 것조차 계산적인건가.
2023.8.30 Wednesday a.m. 1:44
딱히 먼저 잘 연락을 못하는 편인데, 누가 연락을 잘해주면 마음편히 자리깔고 존나 더 연락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제발 자제하자, 싶으면서도 카톡을 넘어 전화통화까지 2시간을 해버렸네. 나는 대화에 너무 집착한다. 친구는 아예 대화는 거들뿐이라고 우선순위에 없다던데 난 1순위가 대화니 뭐. 어떻게보면 아주 쉽고 다르게 보면 제일 어렵다. 근데 이상하게 요즘에 대화 잘 통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네....?ㅠㅠ 내가 대화하기 쉬운 사람인건가. 질문이 너무 많은 걸지도. 오늘 인터뷰 완성하려고 했는데 또 미뤄졌다. 할일이 너무 많다ㅠㅠ
2023.8.29 Tuesday p.m. 17:06
오펜하이머 본 날. 미국영화관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3만원이라는 거금 + 무자막인데 이번주에 두 번이나 블록버스터를 보러가니 또 생각보다 벅차고, 자주 가야지 싶다. 다만 AMC에서 메가박스 어니언 갈릭 팝콘이 그리워질 줄은 몰랐다. 버터를 쭉 팝콘에 뿌려서 가라는데 차마 그런 짓까지는 못하겠고 끝나고 피자를 먹었다. (버터퍼먹기와 무슨 차이지). 친구랑 영화에 대해서 끝없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기대됐달까. 생각해보니 같이 영화를 보러가고 영화에 대해 딥토킹할 친구가 별로 없다. 더 더 많은 친구가 필요해!! ㅋㅋㅋ 지겹... 영화를 만들 때도 확실히 관계가 중요한 것 같다.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하나 완성해나가는 것. 하반기가 한참 지난 지금이 나에겐 2023년의 1월 같다. 엄마 말대로 더 떼락떼락 잘 해나가보자. 커피는 라지사이즈. 파리바게트.
2023.8.28 Monday a.m. 1:52
바비 본 날. 생각을 그만하고 싶어서 새로 사귄 친구와 급만남했다. 잠을 3시간 밖에 못 자서인지 습관인건지 영화가 구린 것인지 전부다 인지 보면서 오래 졸았다. 인트로나 세계관 설명이 완벽해서 기대하게 만들어놓고, 왜 그랬어? 라는 한줄평을 쓰고 싶었달까. 그나마 시네마데이라서 영화티켓이 4달러고 친구가 보여줬기 때문에 AMC를 나서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다시 본래 기분으로 돌아왔다. 기분에 잠식되지 말자, 자책하지 말자 그 생각을 계속하면서 또 생각을 하는 악순환이다.
2023.8.24 Thursday a.m. 3:09
오늘은 평소엔 사지도 않는 물과 레드불을 굳이 버스가 오기 전이라고 생각하고 델리에 쳐 들어가서 샀다가 30초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다음 버스가 20분 뒤에 오는 바람에 리허설 장소까지 10분 늦게 도착했는데 그나마 중간에서 내려서 우버를 탔기 때문에 덜 늦은 편이었다만, 말할 것도 없이 그후 일정들이 줄줄이 밀렸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하루가 끝나 홈페일기장에 접속했다. 이상하게 오늘 아침부터 아 좆같네 정말. 왜 이렇게 좆같을까. 좆같다고 말하면 더 좆같아질까. 그만해야되는데 너무 좆같다. 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버스를 놓치자마자 "아 씨팔 좆같네 정말."이라는 말이 큰 소리로 나왔다. 뉴욕이 좋은 점은 그런 말을 해도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나는 귀가 먹을 작정으로 에어팟맥스를 끼고 넬 노래를 크게 들었다. 씨발 질린다 넬도. 그냥 다 싫어졌달까. 그러다 나윤권 노래를 들으니 기분이 괜찮아져서 뭔 또 나윤권이냐? 좆같네.. 했다. 스토리에 운동인증샷을 올리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데(주객이 전도됨), 어제 오늘 운동인증샷을 안올렸다. 운동을 안했다는 뜻이다. 졸리니까 잠이나 잘란다. 재미있고 모험적이며 야한 꿈꾸고 싶다. 좆같은 얘기만 하다보니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던 리허설 후기를 안썼구나. 내일 상쾌하게 쓰기로 하자.
2023.8.23 wednesday a.m. 11:23
책에 나온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 문제는 자기계발서 아니라 소설주인공들.
2023.8.21 Monday p.m. 1:23
친구들한테 코리아타운에서 술먹자고 문자하려다가 참은 날. 씨발.. 할 일이 존나게 많다. 대학생 땐 9시 수업이 있든 말든 하루종일 술을 마셨는데 이젠 필름 끊기고 숙취 오면 다음날 일을 못하고 토할 타이밍만 기다릴 게 눈에 선하니 술 먹자고도 못하는 쫄보가 되어버렸네. 그럼 적당히 마시면 되지 않아? 그게 되면 쉽겠죠. 스토리 좋아요에 대한 답장으로 5시간 전에 올린 스토리 다시 들어가서 좋아요로 답장 누른 게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민망하고 찌질해보여서 "와 뭐하냐 나".. 소리가 절로 나왔다. 뭐하냐놀자 그런 말들을 생각없이 내뱉고 싶지만 오버띵커들에게 그게 될리가 있나. 그건 그렇고, 아마 그렇게 살 것이고, 요즘 연애프로그램은 안보지만 짤로만 보기 때문에 출연자이름은 다 안다. (자랑인가..) 보다가 '여자애가 깊이가 없네. 으휴 가볍고 어려'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얼굴과 몸매가 깊이가 있었다. 아...
2023.8.21 Monday p.m. 9:23
우정이와 얘기하다가 매달 1만불(렌트 제외..)을 부모에게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데 또 그들에겐 그들만의 불행의 세계가 존재한단다. 그러면 안되는데, 복에 겨웠냐시바아알.. 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참으로 고급스러움과 거리가 먼 나란 사람. 돈 많은 아줌마가 굳이 직접 내 사주를 보더니, 사주가 아주 좋은데 잘 못 풀렸으면 창녀가 될 수도 있었겠다, 했다. 창녀 사주가 따로 있을 정도로 관을 쓴 사주만큼 유명한 직업인건가. 생각해보니 지금 인생이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씨팔! 열받네. 어쨌든 고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창녀가 고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왜지? 옷을 벗지 않고 한다면 고귀할 수 있으려나? 회사원은 정신적인 창녀이지 않을까. 정신을 파는 건 좀 더 고귀한 건가... 씨팔.. 우아함은 겸손함만큼 사람을 멋있어 ‘보이게’ 하는 것 같다. 우아함은 자신감과 여유에서 오는 것 같고 가볍게는 목소리나 말투에서도 나온다.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평생을 생각해왔는데 인생이 이 모양이니, 앞으로는 외적인 것만 추구하기로 결심했달까. 그러면서도 한 끗 차이 허세는 싫다고 울고불고 한다. 이게 허세 아니면 뭔데.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맛있는 거 사먹어. 10만원 보냈어.” 아…ㅎㅎㅎㅎ 1천만원아니고? 음, 타이밍이란.. 인생이란 무엇인가. 귀여우면서도 징그럽고 행복하면서도 눅눅한 시리얼 같다.
2023.8.18 Friday a.m. 2:09
어떤 기억들은 영영 잊혀지지 않을 것. 어떤 감정들은 언제나 나를 따라다닐 것.어떤 기준은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
2023.8.17 Thursday a.m. 10:03
영화 미팅을 할수록 영화는 부자들의 취미일까, 이건 뭐 예술가보다 더 심하잖아, 라는 생각. 일명 돈 꼬라박기. 그림은 혼자 그리면 된다지만 영화는 그게 안된다. 영화제작에 규칙따윈 없고 죄만 있다면 그것은 노잼이라고 누가 말했다던데 그 말 조차 맹신하기 힘들다. 베네딕트 컴버비치 형님께서도 내 귀에 대고 속삭였는데 그것은 일단 작게 시작해라. 였다. 꼭 이럴 때만 순진무구하게 모든 걸 믿는 바보같은 면은 사라지고 의심하는 영악함만 남는다. 주저앉게 되고 망설이게 된다. 마치 내가 속눈썹 연장을 하고 나타났을때 "그건 니가 아니야. 니 개성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친구들은 아마도 주저하는 것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주겠지. 친구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나에게 중요하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가족과 친구들이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노래방에 가는 것.... 세계에서 잠시 사라져버리는 것.....
2023.8.16 Wednesday a.m. 3:05
유니온스퀘어에서 나한테 미용실 할인티켓을 판 잘생긴 백인 남자는 티비에도 나오는 (비록 단역이지만) 배우였다. 그런건 거의 사기아닌가 하면서도 뉴욕 미용실이 비싸기도 하고 뭐 싼 건 맞으니까, 설령 아니라고 해도 같이 한 시간이나 대화를 했으니 영어 공부한 셈 치자! 한 마디로 좀 홀렸던 것 같다. 얕은 플러팅에 놀아나버린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서 아직도 맞팔이구나,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올리는 스토리는 거의 동성애자 죽어라. 트렌스젠더가 죽었다는 뉴스로 아침을 시작하니 상쾌하군. 뭐 그딴 것들이었다. 시발.. 이거 완전 미친놈이잖아. 그는 미용실 티켓을 팔면서 전도까지 하려고 했었는데 기독교라서 그렇게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하기에는 혐오를 표현하는 것이 하나님의 가르침이더냐. 표현의 자유가 존중받는 것이 미국이라고 해도, 상대방에게 매너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더 우선되는 곳이다. 나는 그를 언팔했다. 비록 입에 걸레문 사람이라도 내 영화에 출연하면 좋겠다고 잠시 고민했는데 너무 저질이라서 안되겠다 도저히. 이래저래 쫓기는 기분이 든 하루 였지만 그런 와중에 낮잠을 잤다. 과자를 먹고 산책을 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좀 쓰나 하다가 헬스장에 갔다. 운동이라도 했으니 된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자면 좀 나으니까ㅠㅠ 으으
2023.8.15 Tuesday p.m. 1:12
미팅의 연속. 어깨의 담 4일째. 3년간 고민하던 타투의 완성. 영화를 만드는 일에 대한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 남들이 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 이러다 99명이 말리는 아이폰으로 영화찍기까지 시전할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내 결정이 아니라 책임의 문제. 영화는 확실히 팀과 신뢰와 희망의 작업이다. 1억으로 마음껏 영화를 만드는 집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벌써 칸 갔지.... 라고 생각하는 건 자의식 과잉인가. 내가 내돈으로 1억을 내고 영화를 찍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내 전재산 한 100억 있어야 되는거지..? 1억 모아 1억을 영화로 쓸 수 있나. 그게 진정한 열정이라면 난 열정 없네...... 일단 목에 담 좀 풀고 일들을 마무리해야겠다.
2023.8.13 Sunday p.m. 6:42
일요일 아침, 다급하게 운동을 하고 오디션 관련 이메일을 보내고 11시 약속을 갈 준비를 하려고보니 이미 10시. 10분 후에 나가야 안늦을 수 있는데 세수도 안했다. 또 늦었구나. 그런데 구세주처럼 약속이 12시였다는 게 생각났다. 천천히 느릿느릿 30분을 준비하고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나갔다. 제니가 날 보더니 내 속눈썹연장술이 나라는 사람의 개성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검은색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놈의 나의 개성과 어울리는 건 대체 무엇인가. 티셔츠와 쪼리, 후드티 이런걸까. 다음부턴 안입어.. 속눈썹도 다 뽑아버릴래... 예뻐보이는 것보다 늙어보이지 않는 게 중요한 나이니까... 검은드레스 차림으로 뉴욕에서 가장 맛있다는 파스타집에서 욕심부려 3개 파스타 시키고 웬일로 배가 불렀다. 꾸덕꾸덕 크림소스 듬뿍뿌려먹고 싶은 건조한 파스타들은 그럼에도 면발은 부들부들 탱탱 맛있구요. 술과 디저트까지 잘 먹고 페리타고 덤보까지 갔다. 우리 둘 다 검은드레스를 입고 거의 뭐 데이트코스로 응커피까지 야무지게 잘 먹고 뉴욕좋다고. 카톡으로 말하기 싫어서 만나는 날 손꼽아 기다리며 이얘기 저얘기. 생각해보면 작년에 우리 힘들었다. 그땐 정신이 없었고 그냥저냥 맥주 마시며 뒷담화나하는 걸로 풀었던 것 같은데 시간과 멀리 떨어져보니 그때 우리가 가엾다. 그렇다해도 그 순간의 우리를 구해줄 수 있는 건 멀리 지나가버릴 시간들 뿐이다. 순간을 끊어낼 순 없어. 자기 자신도.
2023.8.12 Saturday p.m. 8:49
어떤 노래들은 장소와 사람때문에 듣기가 꺼려지기도 하고 다시 듣고 싶어 안달하기도 한다. 그 두 가지 감정은 대체로 동시에 일어난다. 그가 노래를 추천해주던 날의 조명과 공기의 차갑거나 뜨거운 정도, 그후로 매일 그 노래를 듣고 버스를 타고 다니며 설레하던 나의 표정,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섭섭함까지. 그래서 나는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음악 한 곡이 책 한 권 값이었더라면 인생이 얼마나 더 어려워졌겠냐고. 근데 일단 그런 거 다 없이 들었어도 가수랑 노래가 미친 클라쓰긴해.... 할머니돼서도 들으면 너무 설레서 심장마비걸릴듯...
2023.8.12 Saturday p.m. 8:37
편집하러 나왔는데 외장하드 잭 안가지고 나왔고. 어제는 좀 우울했고. 왜냐하면 한국인들 앞에서 영어하는 게 너무 불편해. 아니지 한국인들 앞에서 영어를 못하는게 너무 불편해. 그냥 늘 긴장 긴장. 내가 주3회 흡연을 하는 건 지독한 긴장병을 고치기 위해서인데 긴장하지 않는다고 영어가 술술 나오는 게 아니니까 또 말이 안되긴 함. 으으 영어공부 열심히 하자... *다음 이야기는 늦은 노래방후기: 혼자서 노래방에 간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신나서 놀랐다.ㅠ 다만 노래 예약하랴 부르랴 시간 체크하랴 간주점프하랴 취소하고 시작누르랴 땀났다. 다음엔 미리 예약을 쭉 해놓을 수 있으면 해놔야지. 혼자 노래방가기전에 집에서 혼자 미리 불러보고 리스트도 포스티잇에 뽑아갔다. 님 제이야? 노래방에서 녹음하고 집 가는 길에 내가 부른 노래 에어팟맥스로 들으면서 심취해서간 나자신에 취한것까지 싹 다 공개해 일기장에. mp3 파일 필요하신분 이유안묻고 바로 보내드림.. 에휴. 재미없다. 엄마와 동생은 내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정말 부르지 말아달라고 했었다.. 자의식은 버려져야만 한다. 나는 항상 먼저 들이대고 보는 스타일인데 자의식이 강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을 혼자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라는 생각에 표현을 지나치게 한다. 실제로 좋아하는 마음보다도 더 과한 것도 문제.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된다. 그래도 고쳐야 되는데 또 토요일에 같이 운동할래요? 막.. 문자 100개 보내고.. 나 이러다 언젠간 여자랑 자겠다고 결심하게 되면 어쩌지. 너무 갔어...? ㅋ... 요즘엔 더 되바라지고 싶다. 주변 사람들 중에선 가장 그러한 편이지만 내 기준으론 아주 부족하다. 치마바지가 짧은 것인지 엉덩이가 노출된 느낌이 들었는데 가장 신경쓰였던 것은 하필 찐핑크색팬트ㅣ였다. 그 상황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정해져있으니까 그저 최선을 다해 팬티를 가릴 수 밖에. 예전에 라디오국에서 일할 때 성시경이 너무 싸가지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싫어했는데 요리하고 잘 사는 거 보니 싸가지없는게 대수인가? 생각을 바꿨다. 대체 뭐가 맞고 뭐가 틀린 건지 알 수가 없다.
2023.8.10 Thursday p.m. 2:21
키와 가슴과 엉덩이와 다리와 근육과 곱슬머리와 맑은 표정과 썩은 이빨. 모든 것이 겉으로 드러난다. 이제는 기운만으로도 저 사람이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많이 했는지 안했는지도 알 수 있단다. 일어나자마자 친구에게 온 문자는 남성호르몬에 노출이 잦은 여자는 빨리 늙는다는 기사였다. 레즈비언으로 살아야되는 건가. 우리는 혼란스러웠다. 남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에게선 남성의 호르몬이 나올까? 나는 구글링으로 다양한 논문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단은 썸을 타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고 남자의 냄새를 맡는 것도 주의해야된단다. 차라리 섹스 행위를 통해 그것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문득 이런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은 인생이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대체 사랑은 어디에 있지? 난 그저 아름답고 순수하고 티없이 귀여운 그런 사랑이야기만을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 에어컨을 키면 춥고 끄면 덥고 그래서 세 번을 껐다 켰다 했다. 이것은 일렉트리시티 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한전연구원 데리고 오자. 이번주가 반이나 지났지만 할 일이 많다. 인터뷰 콘텐츠 마무리. 영화1 시나리오 최종. 영화2 시나리오 수정 및 오디션. 영화3 남자들(초안) 쓰기. 새로운 프로젝트 잘 하기!! 오늘!!!! 코인노래방 이야기 커밍쑨..
2023.8.7 Monday p.m. 11:13
연애와 섹스와 사랑에 대해 요즘에 하는 생각들: 연애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눈다면, 요즘 초기 연애의 끝은 무엇인가. 썸의 종착역은? 우리 사귀자라는 말일까? 미국인데? 물론 사귀자라는 말 전에 섹스를 해보는 것이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가 되었죠..? 하지만 선섹스를 했다면 굳이 뭘 사귀기까지.. 그러니까 아무래도 사귄다의 정의는 진지해졌다고 볼 수 있을까. 이미 처음 하는 섹스에 대한 설렘이 사라졌음에도 사귐으로써 서로를 묶어두고 싶다는 뜻이니까. 혹은 정반대로 사귀는 것이든 섹스든 모든 것이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어버리는 걸까. 그냥 더 같이 다양하게 해보려면 사귀어보자!!! 이런 마음? 공식이나 트렌드는 없겠지만 친구들 사이에 유행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쯤은 인정해야하지 않느냐며. 다시 연애로 돌아가서, 연애초기의 끝은 매일같이 하던 섹스 횟수가 점점 준다는 것일테고 그즈음 연애 중기로 넘어가며 몸보다는 마음의 안정을 느끼다가 만약 나에게도 누구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연애후기가 되어서 헤어지거나 그냥 타협하며 쭉 만나거나. 이 모든 것에서 사랑이 들어갈 자리는 어디인가. 사랑이 왜 이렇게 하찮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사랑없는 섹스는 재미없지 싶은데 섹스를 너무 잘한다면 그래도 재미없어? 사랑은 있고 나머지는 없다면 그건 진짜 사랑이고? 그러고보니 어젠가 그저께 꿈에서 아는 남자 지인이 자기한테 여성용 자위기구가 두 개 있고 그게 성기모양을 감쪽같이 재현했다고 가질래? 라고 물었다. 와. 1년에 한 번 성인용품 가게에 간다고쳐도 자위기구를 산 적은 없는데 대체 어떤 무의식의 무의식이 나의 꿈을 조종했을까. 친구의 후기에 따르면 그런 도구는 실제에 비할 수 없다던데 모든 것은 경험해봐야 안다고, 자위도구 잡지 에디터로서 체험해야하지 않아? (전혀 그런 직업아님..) 난 그에게 아냐 됐어~ 라고 말했다. 한 번 봐봐 라는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오래했다. 그리고 나서 김치찌개를 주었던가? 김치찌개로 유인해서 그 자위도구를 몰래 빼돌렸던가?
2023.8.7 Monday p.m. 2:43
창문을 열어놓으니 바람이 많이 불길래 어디에 가서 일을 할까구글맵을 보다가 그냥 대충 티셔츠를 걸쳐입고 밖으로 나갔다. 바람을 많이 맞았는데도 땀이 계속 났다. 이 선선한 여름에 땀흘리는 건 오직 나뿐이었다.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땀이 났다. 땀을 닦으며 20분쯤 걸어야 있는 카페에 짐을 이고지고 겨우 도착했다. 그런데 커피를 시키려는데 씨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7달러였다. 이건 아니지... 이건 정말 아니야. 그냥 동네에서 땀흘리면서 혼자 커피 마시면서 시나리오도 수정하고 글도 쓰려는데 7달러를 내고 싶진 않다고. 결국 난 가장 작은 사이즈로 뜨거운 커피를 시켰다. 3달러였다. 팁으로 1달러를 내고 아이스와 물 그리고 와이파이 패스워드를 요청했다. 히피 알바생은 내 그런 모든 행동과 거지를 상관하지 않고 여자친구와 문자 하는 것에만 온통 신경이 곤두서있어서 내 요구를 빨리 들어주고 재빨리 아이폰 충전기로 향했다. 히피들이 좋은 이유는 낮에 듣기 좋은 음악을 많이 안다는 것이고 분위기가 좋아서 다음엔 그냥 7달러 내도 되겠다 싶지만 또 올까? 싶다. 그리고 난 계속 땀을 흘렸다..
2023.8.5 Saturday p.m. 6:24
비싼 샴페인먹고 취해버렸는데 그 취함이 굉장히 젠틀해서, 아 역시 사람은 비싼 술을 먹어야지, 생각이 들었다. 치킨은 역시 페리카나지, 라는 생각도. 본촌 치킨, 다신 가지말자. 넌 안 힘들어? 조씨에게 물었더니 말똥말똥한 표정으로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그래? 그런가? 나는 나에게 다시 물었다. 너 정말 힘든 거 맞아? 내가 힘든가? 그냥 엄살아냐? 힘들다, 힘들다 그 말을 한 건 습관 아니냐고. 대머리 학원선생님 생각이 났다. 10년도 훨씬 전. 그 선생님은 시험이 끝나기 전엔 "힘들다", "우울하다" 이 말을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선생의 가르침은 다 잊었지만 그 말만은 여전히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것에 대해 책에 쓴 적이 있는데, 그 부분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결국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된 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힘들 것이 뭐 있나? 싶었다. 힘들어 죽을 지경도 아니고 힘들어서 죽을 것같다는 말을 내뱉을 힘이 있다는 건 또 힘들다는 건 아니니까. 사는 게 뭘까? 성취와 커리어와 여행과 웃고 떠들고 마시는 것. 그것을 다 병행하는 게 힘들지 시발.. 월든을 깊이 있게 읽은 건 아니지만 숲에서 사는 삶이, 매일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는 맨해튼에서의 삶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힘들다ㅎㅎㅎㅎㅎㅎ 그만....
2023.8.4 Friday a.m. 11:41
뉴욕이 좋은 이유는 커피 한 잔 할래요, 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는 것. 적어도 나는 그게 쉽고 재밌다. 같이 밥 먹을래요?는 영 입에 붙지 않는다. 어제는 좋아하는 서점 카페에서부터 지하철역까지 3시간 가까이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모든 것이 너무 평화롭고 편안했다. 내가 첫 인상을 끊지 못하는 이유. 만약 이게 데이트였다면야 밤새도록도 가능했을 것. 나는 영영 오버띵커들을 사랑하고 찬양하고 그들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을 것 같다. 생각이 많고 그 생각이 자기 자신으로 파고들어서 단단한 사람들에 쉽게 매료된다. 금사빠라고 하기에는 그런 사람들이 드물다는 게 다행이다. 어떤 말은 내 안에서 문장으로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 입양돼 좋은 부모를 만나 잘 정돈되어 튀어나온 것처럼 공감이 갔다. 좋은 시나리오를 써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러면서도 어제 한 말 중에 두서없이 별로였던 말들을 반성한다. 오버띵커의 맛은 찌질함이지..
2023.8.4 Friday a.m. 11:10
나는 MBTI만큼 첫인상을 믿는 편인데, 첫 느낌이 좋아서 계속 만나다가 시간이 지나서 더 만나지 않게 되었을 때는 그동안 믿었던 첫 인상에서 간과하거나 넘어가줬던 나빴던 점을 기억하고 역시 첫 인상을 믿었어야해, 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건 사실 첫 인상에서부터 발견한 것이라기 보다는 만나면서 살짝 물음표였던 부분이 결국 나중에 극대화되는 것에 가깝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야지만이 내가 첫 인상을 계속 믿을 수 있다. 앞으로는 더 사람을 가려야하나? 조금이라도 나쁜 기미는 바로 짤라내야하나? 살다보면 마음을 닫을 일이 많아지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너그러워지고, 너그러워지는 만큼 슬퍼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2023.8.2 Wednesday p.m. 5:33
배가 많이 고프지도 않은데 계속 먹을 것을 생각한다. 오늘은 분명 점심 때 먹은 걸로 하루 할당량을 채운 거라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지금 거의 음식점 앞으로 가기 일분 전. 두고 온 다이어트용 과자 생각이 난다. 그거라도 입에 넣지 않으니 6시 이후에 먹는 것보다야 지금 먹는 게 나을 거라고 뇌가 오작동하고 있다. 새로 생긴 타코집도 가고 싶고 포케도 먹고 싶다. 에피타이저로는 피자를. 하필 낮에 돌아다니기 더운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와서 그나마 밤이 될 때까지 버티다가 지쳐서 그냥 잠이나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헛된 기대중. 땀을 흘리면서라도 먹겠지. 내가 나를 몰라?
2023.7.29 Saturday a.m. 1:57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 때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이루어지면 아름다움은 사라지거나 다른 정의로 변한다. 가령 편안함이라거나 행복으로. 행복한 것과 아름답기 때문에 소유하고 싶은 간절한 욕구 중 무엇이 더 우위에 있느냐를 따질 순 없겠지. 왜냐하면 행복이 더 중요하기 때문. 그럼에도 인간은 언제나 어리석기 때문에 늘 후자를 위해 목숨을 걸며 평생을 살아간다. 그렇지만 욕구를 실행하는 일보다 참는 일이 더 흔하다. 각자의 이유가 있지만 대체로 실행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 긴지 짧은지는 대봐야 안다고 덤빌 때조차 알 수 있다.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떨쳐낸다. 오랜만에 김건모 노래를 들으니 김건모 근황이 궁금하다. 돈 많아서 술집에서 여자랑 논 것이 문제였던가? 때렸다고 했던가? 재능있는 사람이 인성과 성격까지 좋을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그저 김건모가 뉴욕에서 콘서트를 하면 꼭 가고싶다. 가라오케도 가고싶다. 김건모랑. 누가 코인노래방 알려줬는데 거기라도 가야지....
2023.7.27 Thursday p.m. 12:22
요새는 술을 먹어도 취하지가 않는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물탄 칵테일 때문이었다. 칵테일만 5잔. 앞으로는 칵테일을 끊고 마티니를 마셔야지 올리브를 가득 채워서. 아니면 쏘맥 10잔 정도. 어렸을 땐 서른이 넘으면 꼭대기에 있는 호텔바에서 와인을 병째로 마시게 될 줄 알았다. 현실은 아직도 어떤 술이 나에게 맞고, 얼마나 마셔야 필름이 끊기지 않는지, 어떻게 해야 숙취 없이 다음날도 잘 보낼 수 있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고작 술에 대한 것이니, 늦은걸까, 왜 진작 몰랐을까, 후회나 한탄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 술을 마실 날이 더 많으니까. 피곤해 집에 돌아왔을때 거품이 부드럽게 올라오는 라거 한 잔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 쯤은 10년 전부터 알았으니까 그걸로 괜찮지 뭐.
2023.7.24 Monday p.m. 16:01
노브라로 나왔을 때의 문제점은 어깨를 움츠리게 된다는 것이고 장점은 시원하고 편하다는 것이다. 레터링과 그래픽이 많은 흰색 면티를 입고 브래지어를 입지 않았다. 어떤 알파벳이 유독 앞으로 튀어나왔으나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가 나지 않았다. 티가 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노브라로 다니는 것은 단순히 편하기 위함이고, 타이트한 나시티에 노브라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 용자라는 뜻이거나 젖꼭지가 매력포인트라는 것일까? 페미니즘을 운운하기에 나의 지식은 얄팍하다. 파리바게트 카페에 앉아있다. 한국인 아줌마가 중국인 여성에게 종이랑 펜을 달라고 해서 전화기에서 얻은 정보를 옮겨 적는다. "땡큐우~" 이런다. 못하지만 당당한 영어를 천천히 술술 한글자 한글자 말한다. "아이 해브 어 어포인트먼트 투 마러우" 그리고 마지막에 "굿나이트"까지 완벽한 의사소통이다. 옆에 있는 아줌마는 낮 4시에 웬 굿나이트나며 한 소리 한다. 예전엔 케이타운을 왜가, 했는데 이제는 이런 게 귀엽고 재미있다. 한국에서 일상적이었던 것이 뉴욕에선 다시 새로운 것이 된다. 한편으론 같은 한국말이지만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나는 무엇을 듣고 싶어서 에어팟맥스를 귀에서 빼버렸을까. 갑자기 아줌마는 그 중국인 남녀에게 말을 건다. 알고 보니 한국인들이었다. "한국인 아닌줄 알았어라~". 아줌마는 마치 아는 사람인냥 대화를 시작한다. "엄마아빠는 오리지날?" 거침없이 훅 들어온다. "어디살아?". "옆에는 남자친구?". 교포인 여자는 서툰 말로 "아 아뇨 친구에요 친구"라고 한다. 그러다가 대화는 갑자기 소공동이냐 북창동이냐 순두부로 넘어간다. 배꼽티를 입고 금발머리를 한 아시안 여성이 들어오자 발끝부터 머리까지 위 아래로 쭉 훑어본다. 나는 핑크색 나이키 짝퉁 운동화를 신은 아줌마를 슬쩍 보면서 계속 그들에 대해 글을 쓴다. 자꾸 아줌마가 힐끔 거려서 나는 맥북 화면 밝기를 현저히 낮춘다.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나의 행동에서 이유를 찾는 것은 나에게 중요한 행위인데 대체로 이유가 없다. 왜 이런 글을 쓰지? 쓸 글이 산더미로 밀려있고 마감이 지난건 언제인지도 모르겠는데 말이다. "브라자는 어디갔는교?" 아줌마가 그렇게 다짜고짜 묻는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해야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또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혼란을 느낀다. 파리바게트 카페에서 5시간 카공족이 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자리를 옮겨야할 것 같다. 할 일이 끝났으니 말이다. 아줌마들이 나보다 먼저갔다. 재미있는 일이 발생했다. 그 교포 여자애가 아줌마가 가자마자 남친에게 유창한 영어로 그 코리안 레이디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들의 뇌가 어딘가 잘못된 것 같다고 완전히 무례하다고 했다. 그것은 그냥 한국의 오지랖과 정이라는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쟤네가 나 또한 코리안 레이디 중 한 명으로 얘기하겠구나 싶어 가만히 있는 중. 그리고 반쯤은 못알아듣겠다. 원어민수준으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영어를 따로 학습하지 않으니 원. 여전히 가장 싫은 건 한국인과 영어로 대화하기이고, 주변에 원어민은 거의 한국인이 아니던가. 음... 자리를 옮기자.
2023.7.23 Sunday p.m. 12:32
요즘 너무 심장이 뛴다. 붐붐붐 get it like boom 내 심장이 뛰네. 르세라핌 노래 좋다. 미국친구가 큐피드 노래를 들려주며 "이거 한국 아이돌 아냐?" 라고 했다. 뭐? 그럴리가 없어. 뉴진스도 아닌데. 알고보니 피프티프피티. 오 좋네? 네이버 뉴스에는 정산이다 소속사 분쟁 기사가 뜬다. 뜨니까 소속사 배반하나. "걔네 뜨고나서 자기 키워준 소속사 고소했잖아!" 그래? 왓에버... 응.. 뉴진스 새앨범에 큐피트를 추가해서 듣는다. 음악들으면서 오랫동안 걷고 미지근하고 따뜻한 여름 바람을 느끼고 해야하는 일들을 대차게 외면한다. 영화 촬영이라도 시작하면 좀 나으려나. 시작할 수 있긴 한걸까. I'm super shy...
2023.7.21 Friday p.m. 2:18
나는 친구들에게 공유할 이야기거리가 생기면 말하고 싶어서 근질거리고 최소 4명에게 말해야 되는 사람이다. 요즘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남자인데, 친한 것과는 별개로 일단 같이 밥이나 커피를 먹을 수 없다. 여자친구 때문이란다. 엥? 내 컨텐스트를 아는 친구와 그것과 연관된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일 뿐인데. 어쩌면 친한 게 아니려나 의문이 든다. 사람으로 생각하면 말이 통하는 사람이 친구가 된다는 간단한 논리지만, 한때는 많이 친했던 남사친들을 떠올려보면 남녀간에 친구가 될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원래 남자인 친구들이 많은, 털털하고 남자다운, 그들과의 썸이나 사귀는 것이 불가능한 (레즈비언아님..) 사람이었는데, 사실은 나는 한 무리에서 두 명이나 짝사랑한 적이 있다. 좋아하진 않지만 같이 다니면 멋있어서 뿌듯해한 것도 포함이다. 그건 마음보다 육체적인 끌림이었던 것 같다. 그 애가 가슴이 수박만큼 큰 여자를 사귈 때 소주를 많이 마셨다. 내 남사친들은 사실 누가 봐도 괜찮은 애들이었다. 연애하듯 친구들을 고른 건지도. 물론 내가 사귄 남자친구들은 항상 그 친구들보다 별로였다. ㅅㅂ. 걔네가 헤어지라고 나를 말렸을 때도 나는 "(나랑 사귈 거 아니면) 닥쳐"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엔 항상 그 말을 왜 안들었을까 후회했다. 남자와 진정 친구가 되는 순간은 마치 이별의 순간처럼, 가령 그 애들이 룸살롱에 간다거나 인성이 구린 걸 깨달았을 때다. 친구가 되자마자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지지만 말이다. 우정도 사랑만큼 어려운 것이다. 사람이 끼면 언제나 모든 것이 그렇다.
2023.7.19 Wednesday a.m. 3:23
6시 기상인데 3시 30분에 자는건.. 제프베조스도 이보다는 오래 잔다고. 그러니 더 자겠다는 뜻. 컹극스 먹고싶다!!!!! 웨이팅까지 기다릴 정도는 아니었나보다. 하지만 이제는 웨이팅 오케이... 일본마트에서 산 삼겹살은 맛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11불 어치의 고기를 낭비한 꼴이 되었다. 종로상회 생각나네... 둘이서 세트 두 판을 먹었던 그날. 와.. 이런 일기 정말 돼지같잖아! 원고 작업은 정말 정말 되지 않는다. 정말 정말 정말 올해 못 나올 거 같다. 워밍업 시간이 길지만 초조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맥주를 사러 나갔다가 두 군데서나 맥주를 팔지 않아서 더 맥주가 먹고 싶어졌다. 항상 내가 사는 동네에는 없는 중국마트와 일본마트와 한국마트가 너무 좋다... 정말 정말 이런 일기 왜 데이터 낭비하게 홈페이지에 쓰는 걸까? 연락하지 않기로 한 친구 생각이 난다. 어쩌면 그 친구가 나에게 한 잘못은 사소한 것이고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이 진짜였던 걸까? 진짜든 가짜든 그저 시간의 일부에 잠시 속했다가 모든 것은 과거로 사라져버리는 걸까?
2023.7.16 Sunday p.m. 17:07
한달은 길었다. 6권의 책을 읽었고 그보다 적게 영화를 보았고 그 중에는 봤던 것이 반이다. 새로 알게된 친구들은 맑고 귀엽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좋은 사람들 인 것 같다. 한 달 지켜본 결과로는. 난 좀 과도하게 투명한 것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내가 더럽기 때문일까? 나는 때묻었을까? 때묻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사느냐에 달렸다. 최성봉이라는 고아 출신 성악가가 자살했다는 기사를 최근에 읽었다. 그 사람은 때묻었기 때문에 괴로웠을까, 괴로웠다면 그건 아직 순수했다는 뜻이지 않을까, 어쨌든 모든 잘못은 그 사람의 탓이 아니지 않을까. 슬펐다. 초등학생도 되기 전에 노숙자로 혼자서 살아가며 술집에서 자란 사람을, 계속 꿈을 찾아 해맨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건 누구였을까. 늦은 봄에서 더운 여름이 되는 시간 동안 나는 또 작게나마 자랄 수 있었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람으로 살게 될까 고민한다. 그리고 가끔 기도한다. 지민이는 내가 명랑하기 때문에 사람을 순수한 시절로 돌려놓는다고 했다. 어떤 애는 내가 그런 척 한다고 의심했다. 그건 그 두 사람이 세상을 살거나 보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2023.6.21 Wednesday a.m. 1:22
매력이란 무엇인가? 그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엔 섹스어필과 동의어일 수 있다고, 왜냐하면 동성에겐 매력같은 게 그리 중요하지 않거나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참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섹스어필이란 결국엔 적당한 여우짓에서 발생되는 것인가? 대화가 거기로 흘러갔는데 친구가 피곤해했다. 21세기(?)에 여우라는 단어는 꼴값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했다. 바쁜데 왜 굳이 그런 짓을?이라고 했다. 그때 친구 얼굴을 봤는데 그냥 예뻤다. 결론적으로 매력이란, 예쁜 것 그 잧..체였던 것..ㅠ 공교롭게도 예쁜 사람들도 못생긴 사람들에게 차이기도 한다. 겉으로 보이는 매력은 쉽게 사라지는 법이니까. 그렇다고해서 보통의 외모로 괜찮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끌어당기는 것이 가능한가? 하면 ‘아니오’. 만약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사실 괜찮지 않을 확률이.. 외모와 매력 역시 유머감각처럼 미리 가지고 태어나지 않으면 안되는 것 중 하나인건가 생각하고, 공평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속편한가 한다.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는 판에 외모지상주의 꺼지라고 하는 것이 너무 공허하고 슬픔. 그러느니 노선을 바꿔서 열공하거나 부자가 되는 걸 선택하면 열폭 자괴충(?) 그런 게 되는 거니까 매력과는 더 거리가 멀어지고… 빈익빈부익부.. 까짓꺼 3천만원 견적으로 인스타속 외모를 가질 수 있다면 못할 것이 무엇이냐, 한다. 수술 후 모태미녀의 매력까지 소유한다는 뜻인가 하면 또 아니긴하지만ㅠ 시발.. 힘내자…
2023.5.3 Wednesday a.m. 12:14
나는 가식이 아닌 척하는 한 번 꼰 가식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데 애초에 굳이? 왜? 나한테 그렇게 번지르르하게 보여서 뭐하게? 라는 생각에, 그냥 믿어버리기 일쑤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것이 요즘 세상의 신종 가식의 형태인가 싶다. 그러니까 본인 자신마저 현혹되어버려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는 상태로 평생 살아가는 삶의 형태. 난 그게 코비드보다 무서워.. 교훈이라고 할 것도 없이, 어쨌든 나는 피할 길 없이 또 한없이 믿고 속으면서 살아갈 것이고 그러다보면 지금의 친구들처럼 좋은 애들을 그런 와중에도 발견하게 되겠지. 여기서 핵심은 중학생 때부터 가식에 대한 의견이 변함없다는 게 소름 포인트. 렌더링이 5시간 걸려서 심심해서 쓴 글이 고작 이거라는 것 또한 소름...
2023.4.28 Friday p.m. 15:14
공유할 수 없는 생각들이 쌓여간다. 아마 내부의 폭발을 위해 쌓고 있는 것들인가 너그러이 바라보기로 한다. 하지만 지겹도록 늘 똑같은 테마와 방식, 시스템의 반복. 나는 진화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지 질척거리고 찝찝하고 기분 더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랑을 하고 좋은 이별을 하는 것.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편집자님의 메일을 보고 글쓰기에 현기증을 느낀다. 나는 내 멋대로 쓰고 싶어서 글을 쓰는가? 그게 글이냐의 논란. 읽어주길 바라니까 쓰는 것이고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닿길 바란다면 편집자님의 말을 맹신하자. 맹신의 문제는 기나긴 노력을 요한다는 것인데, 어제는 밤 늦게까지 카페에 있으면서 1시간 넘게, 싫다 싫다, 집에 갈까 싫다 싫다, 괴로워하기만 했다. 계약파기. 이것 또한 옵션이다. 신해철의 재즈카페를 무한반복해서 듣는다. 그의 죽음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아직도 잠실이었나? 그 돌팔이의 안경쓴 얼굴이 떠오르는 걸 보니 확실히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 맞다. 아무튼 오늘은 가편집 완료하자. (글 이야기하다가 영상하겠다는 마무리.. 참으로 나다운..ㅠ 시발ㅠㅠ 글과 영화, 둘 다 할 순 없어.)
2023.4.8 Saturday a.m. 10:29
견뎌야할 무게를 외면하고 있었던 걸까, 갑자기 현실적으로 진화한다. 밤에 길을 걷는데 경찰차와 경찰들이 보였다. 워낙 일상(?)이다보니 헤드폰끼고 노래부르면서 지나갔는데 남자가 수갑을 차고 있었고 주변엔 다른 행인들도 있었다. 체포될 정도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 무슨 짓을 한건지, 싶어 공포가 밀려와 음악을 끄고 빨리 걸었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은 "굿나잇, 홈세이프"라고 인사를 했다. 그 말이 더 무서워 뒤를 돌아보았다. ㅎㅎ 안전하고 깨끗하고 위치 좋은 네이버면서 괜찮은 집 내부인데다가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것보다는 부유해지는 편이 나을 것이다.
2023.4.7 Friday a.m. 9:17
어떤 사람에 대한 잦은 꿈. 긴장감 넘치면서도 슬픈 배경음악까지 들렸던 것 같다. 그런 노래같은 마음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더 생각하지 않고 담아두기로 한다. 말할 수 있는 이유를 찾기란 간단한 일이 아니고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 꿈에서 깨서 어떤 답변을 읽고, 그에 대해서 이해와 이해하지 못함과 서글픔과 씁쓸함과 분노를 느끼는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제갈이 추천한 도쿄!를 끝까지 보는 것이었고 사워도우를 구워 누텔라와 바나나를 올려 먹는 것이었고, 그러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모든 것이, 20년 후를 생각하고 나면, 오늘의 날씨를 빼고는 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건, 역시 행복이다! / 배경음악: 넬: 꽤나 조그마한 어쩜 한심할 정도로 볼품없는 그저 그런 누추한 하지만 너의 따뜻함이 나를 스치던 네 평 남짓한 공간에서 조용한 웃음과 시선 슬픔을 건네주며 당신은 내게 물었죠 지금 무슨 생각해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단 생각해 현실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너무 완벽해 그래서 제발 내일 따윈 없었으면 좋겠단 생각하고 역시 만나질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그런 생각해 너의 손끝에 닿은 나의 초라한 불안함들은 온통 아름다움으로 그리고 난 춤을 추죠 너의 눈 속에서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단 생각해 현실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너무 완벽해 그래서 제발 내일 따윈 없었으면 좋겠단 생각하고 역시 만나질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그런 생각해 Do you feel the same 그냥 이대로 심장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단 생각해 지금 이 느낌 이 따뜻함 간직한 채로 떠났으면 해 그래서 제발 내일 따윈 없었으면 좋겠단 생각하고 다시 만나질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그런 생각해/
2023.3.22 Wednesday a.m. 12:17
Some songs take me to the place I know well before. 플러싱에서 살았을 때가 생각났다. 우울한 동시에 행복했던. 어쩌면 그곳을 좋아했는지도. 그후로 가지 않았지만.... 낭만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가장 중요한 건 계속해서 감정을 느끼는 것, 어떤 분위기에서 느껴야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 그러는 동안에 늘 음악을 들어야하고.... 허허ㅅ. 모든 것들이 나와있는 시대를 살면서 위대한 감정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것인지도... 하루치의 잠을 못 잤는데 보충 안한 채로 평범한 잠을 잤고 오늘은 그러니까 이틀 전 못잔 잠을 (어제는 잘 잤고) 보충하는 겸 두배로 잘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해야할 폴더들을 터치패드로 넘나들며 작업물 결과물을 가늠해보는데 그러다보니 기분이 안좋다. 이 와중에 클렌징은 마무리. 마라샹궈,,,, 최고다. 또 이생각하면서 잠들겠네ㅅㅂ
2023.3.22 Wednesday a.m. 12:17
책상 높이가 안 맞는다 어쩐다 하면서 높이조절 나사 영어로 검색해서 샀는데 정작 책상에 거의 앉지 않음. 시나리오 쓰다가 계속 길어져버리는데 단편도 찍기 어려운데 장편을 써버리면 어쩌라는 건지 하면서도 흥분됨. 이러다 그냥 40분 정도로 애매하게 이도 저도 아닌 싸다만 똥같은 그런 영화가 될까 싶다가도 똥이라도 되면 좋겠다 생각. 시간 빠르다 빠르다 푸념하면서도 지하철에서만 노트북 사용함. 친구가 남친욕하다가 남친이랑 셋이 영통하자고 해서 표정관리 안됨. 인생은 무엇인가. 이러다 인스타그램에서 갈비찜 1분 쿡킹 영상봄. 갈비찜을 만들어겠다고 다짐하고 잠드는 건 좀 슬프다고 생각. 갈비찜이 꿈에 나오면 안되기 때문. 요즘엔 안티에이징 운동으로 3단계의 클렌징을 거치는데 정작 얼굴에 바르는건 3년째 쓰는 선크림 쥐꼬리. 뉴욕에 살면 쥐꼬리만하다, 라는 말조차 쉽게 사용하기 소름끼침. 어제는 잠자는 것처럼 죽어있는 라쿤을 도로에서 보았다. 쥐와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오버나이트크림과 콜라겐크림을 바른다. 내일도 날씨가 좋기를 바란다. 며칠 전부터 생각한건데 태어나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샤넬디오르미우미우 그런 옷들을 입고 다니고 싶다. 알게된 게이커플이 서로 크리스챤디오르 패딩 선물하고 입고다니면서 선한 미소 짓는 걸 보니까 영향을 받았달까. 선물을 받아야하는데 영향만 받는.. 인생이 한번이라면 동시대에서 좋다는 옷은 젊었을 때 입어야할 거 아니야, 뭐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건 생각으로 되는 게 아니라 돈으로 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걸 하자. 갈비’대'와 갈비찜양념을 사는 것.
2023.3.16 Thursday a.m. 3:04
자돌언니랑 곱창털기. 진짜 나 무슨 대단한 미팅 성사시키듯 비장하게 가게 미리 도착해서 특모듬으로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언니가 당연히 일반모둠으로 시킬래 어차피 추가할꺼니 그냥 먹자하고 추가 1인분으로 막창을 시켰다. 곱창 정말 무슨 2년만? 3년만에 먹는듯해서 막창이 대창인줄 착각했던 것이었다. 아 동그란 그거 막창 아니었어..? 맞다 대창이었지.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대창 1인분 추가요~! 추가로 주문하는 김에 미리 김치비빔국수까지 추가. 와,,, 진짜 되도록 먹는 얘기 자세히 묘사 안하고 싶은데 (너무 돼지같아 보여서,,,) 맛있어서 정신 놓고 배터지는데도 볶음밥까지 거의 끝까지.. 아놔 왜이리 맛있음,,, 하 정말 한식으로만 영화찍어도 오스카 수상이야. ㅠㅠ 갈비찜+갈비탕+바다이야기+짜장면+탕수육+샤브샤브뷔페+누룽지치즈통닭+냉면+삼겹살... 다음 돼킷리스트... 정신차리자. 휴.. 그건 그렇고 힘든 하루였다. 그치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연결되어 사는건 익숙해서 그냥 넘길 법도 한데 항상 언제나 감사하고 그 덕에 계속 무너지지 않고 잘 지내게 된다. 어제 곱창 여파로 오늘은 굶을까 하다가 이미 자도르 마들렌 3개 먹었고, 야채 먹어야 되니 치폴레까지(스테이크). 저녁에는 뉴욕대 연기 전공 성철과 좋아하는 카페에서 만나서 거의 3시간 동안 수다삼매경. 영화도 재미있고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을 깊이 돌아보며 대화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 또한 애정하고. 두근거리는 뉴욕의 삶이 좋다. 롱시티 사는 전두환 손자의 폭로전 또한 할말이 많지만 역시 뉴욕에는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다니까..
2023.3.3 Friday a.m. 9:19
이케아에서 책상과 의자를 샀는데 각각 따로는 마 음에 드는데 합치고 나면 높이가 나에게 안맞는다. 나는 책상도 그냥 크기만 하면 되고 의자도 색깔만 맞으면 되는데 딱 하나, 책상이 너무 낮지 않고 의자도 너무 높지 않아 나에게 딱 맞는 높이여야만 한다. 남들이 생각하기에 조금 책상이 높은 정도가 나에게 맞는다. 그럼에도 신경쓰지 않고 책걸상을 사는 사람보다도 엉망으로 사버렸다.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가볍게 생각하면 화가나려고 하고, 깊이 생각하면 내 불찰이지, 한다. 하루빨리 낮은 의자를 하나 더 구매하든지 책상 상판을 하나 더 사던지 해야한다. 내일 배송이 온다는데 그걸 기다리면 한국인이 아니지. 나는 타겟에 가서 임시 스툴 의자를 구매했다. 집에 와서 보니 또 길이를 착각해서 거의 책상 높이의 스툴을 사버렸다. 미친. 집에 제 짝을 찾지 못한 책상 다리가 더 있긴 하다. 그걸 짝을 찾아 구매하고 기다려서 조립해서 쓰자니 2-3일은 날릴 것이다. 내가 원하는 가구가 딱 하나 책상이었는데 그게 참 이렇게 힘들일인가? 99센트 샵에서 아무 의자나 다시 사올까. 그럼 또 불편해서 오래 못 앉아 있으려나.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아 역시 인생은 쉽지 않아, 한다. 그렇지만 퀘스트를 깨고 나면 재미와 벅참이 찾아온다. 책상 다리 나사를 풀다보니 높이가 어느 정도 조절되었다. 나사가 풀렸기 때문에 키보드를 칠 때마다 흔들림은 있다. 어쨌든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글을 쓰니 심신안정제를 먹은 것처럼 마음이 가라앉는다. 카페에 가지 않고 집에서도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 보인다! 행!복!
2023.2.27 Monday a.m. 9:31
며칠 전에 꿈에 손흥민이 나왔다. 내가 우리집 방에서 손흥민을 인터뷰하는 거 였는데, 내가 무슨 질문을 하고 계속 손의 표정을 살폈다. 왠지 그가 실망한 것 같아서 나의 질문 수준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는 우리집에서 자고가라고 하고는 내가 손을 안았는데 손이 좀 짜증스러워했지만 익숙하다는 듯이 있었다. 나는 어떻게든 손이랑 한 침대에 누우려고 했는데 손은 잠이 안온다고 했다. 바깥에 차들이 지나다니는 소리에도 쉽게 잘 깼다. 잠이 잘 오지 않는듯 해서 마음이 안좋았는데 (같이 눕고 싶어서;;) 산책을 간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강가에서도 나는 여전히 손을 안고 있거나 터치를 시도했다. 꿈이 아니었으면 경찰서행.. 근육을 만진 느낌은 꿈이라서 그런지 촉감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근육 있는 남자를 만난 적이 없어서 인지도. 근육있는 남자도 근육있는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인가. 예전에 피티받을 때 헬스트레이너의 근육, 근육이라고 쓰니 변태같.. 머슬을 만진 적이 있는데 약간 흥분되었던 것 같다. 얼굴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여자의 가슴에 버금가는 것을 근육이라고 보면 되나. 하지만 가슴은 그냥 달린 것에 비해 근육은 노력해서 만들어야하니 불공평하다. 더구나 내 가슴이 큰 것도 아니므로. 아침부터 참 대단한 글쓰기. 브렉퍼스트로는ㅋ 도르언니가 사온 새우컵과 우동컵라면 2개(사실 언니가 먹을 식량), 소호 고급 와플가게 와플, 언니가 만든 마카롱과 인스턴트 커피를 아침으로 먹었다. 배가 너무 부르다. 사워도우를 사와야지 오늘은 꼭.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언니가 나에게 버려준 아이보리 꽈베기 니트를 입고 있다. S사이즈라 그런지 목이 너무 타이트해 숨이 막히지만 포근하고 기분이 좋다.
2023.2.27 Monday a.m. 1:10
마감원고 전에 혼자 마감원고 끼워넣기. 아무래도 솔직한 서른살-괜찮지못한인간의 결을 잇는 에세이 3탄을 출간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건 돈을 벌기 위함도 아니고 순전히 읽히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한솔과 이런 저런 일들을 벌이자고 다짐했는데 언제나 삶이 우선이고 삶은 대체로 내가 하려는 걸 미루거나 안하도록 장려하는 스케줄이다. 원하는 스케줄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곧 문을 닫는 메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방문하기 위해 다음날 노르웨이에 1등석을 타고 갈 정도의 재력이 필요한걸까? 어떤 면에서는 그런 사람들 이야기가 별로 와닿진 않는다. 부러움을 방어하는 것인지, 내가 꿈에 다가가는 방식이 마음에 드는 것인지 깊이 파고들어 알아내야겠지만 후자라고 믿는 편이 기분이 한결 낫다. 결국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거기에는 돈이 끼어들 자리가 딱히 없다. 너무 졸려서 여기까지만 써야겠는데, 한다. 졸리다고 쓰던 글을 멈추는 사람은 성공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하면서도 굳이 잠을 깨면서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면서 졸면서 키보드를 친다. 타다다닥 소리가 나는 키보드를 따로 구매해서 맥북에 연결해 쓰고 싶은데 그 키보드가 있다고 안써지는 글이 써지는 건 아닐거거든. 그러니 일단 자자.
2023.2.22 Wednesday p.m. 9:14
패드없는 브라탑을 입고 깜빡하고 타이트한 흰티를 입은 걸, 밤에 집에 와서야 아맞다 했다. 몇 몇 시선은 그런 이유에서였던가. 그래. 그랬구나. 그래. 옷정리를 했다. 입던 조합으로만 입는 것을 중단하고 하늘색 치마와 연보라색 티셔츠와 오렌지색 가디건을 입고 다크그레이 크로스백을 메는걸 생각했다. 패션은 낭만이야 낭만. 자은언니와 전화하다가 내가 영화를 찍고 글을 쓰는 일이 경제활동과 거리가 멀어서 현타온다고 했더니 언니가 말했다. "낭만 없으면 ㅈ되는거야. 넌" 실제로 좆이라고 했는지, 순화된 언어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임팩트는 좆처럼 강했다. 하긴 나는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감상적이고 그런 만큼 즉흥적이고 유약하고 위태롭다. 그것을 개성이라 친다면, 사실상 개성 전혀 없는 평범한 회사원 같이 사는 게 오늘따라 좋아보이긴 한다.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해도 속은 다 다르기 때문에 개성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무난하고 고요하고 안전하다. 그 반대의 나는 개성을 이용해 이런 글을 쓴다. 이런 글을 토대로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든다. 그것은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 멋진 세계? 혹은 아무 곳도 아니거나 지금과 다름없는 시간속으로? 그 전에 나는 어떤 곳으로 가기 위해 이런 행위들을 하면서 사는걸까? 좋아하고 조금은 잘한다고 답변하기에는 아니기 때문에 부끄럽고. 다 떠나서 그저 계속 가는 수밖에 없는 운명이고 마침 한솔언니랑 책이나 만들자, 뭐 소주나 먹자 하듯이 뚝딱 또 네 번째 책 작업 시작했고. 세 번째 책 마감은 다가오고 출판사 대표님 메일 올까봐 조마조마할 뿐이고. 재밌다니까 정말,,,,
2023.2.22 Wednesday p.m. 9:14
요즘 뉴진스랑 비욘세랑 제이팍 노래만 듣다가 센트럴파크 영화 배경음악 뭐할지 생각하는데 현타가 왔다. 안돼...... 최신가요에 빠지는 건 한 번으로 족해.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척.. 턴테이블 사고싶은데 엘피를 매번 사다 듣기엔 그 돈으로 주식을 사지...? 마치 용돈을 주식으로 받는 초딩인듯. 허세소비를 지양한다면 아마존 스피커로 눈뜨자마자 음악이나 많이 들어야지. 걸어다닐땐, 영어원어민 될거라며 한국어라면 바로 꺼버렸을 자기계발 팟캐스트를 듣는데, 점점 지긋지긋하다. 영어 실력이 는 것인가? 헤이 브로.. 뻔한 소리 작작해.. 이거 미국인이 아니라 영어공부하는 사람들용으로 만든 건가. "어떻게 집중할까? 집중 잘하는 방법"에서는 폰을 멀리하고 꺼버리고 포모도로 집중법을 활용하란다.ㅅㅂ.. 리얼이스테잍 노래 듣고 가실게요.
2023.2.20 Monday p.m. 12:47
눈에 피로가 담겨있어 얼굴이 부은 느낌 며칠 째. 계속 자야 괜찮아지는 걸까? 그치만 자기에는 놀고 싶어. 어제 Take31 옥수수전 너무 맛있어서 혼자 가서 또 먹을 것 같다. 막걸리를 물처럼 마셔서 (알콜도수가 전혀 없다 확실해) 체해서 좀 남겨서 싸갈까? 싶었으나 체한 기운이 나를 말렸다. 워워. 먹으면서 수지에게 너무 아무말을 막했는데 나는 그 아무말이 너무 편하게 막 나와서 약간 놀랐다. 부끄러움이라고는 없는 언니. 요즘은 책 마감은 뒷전이다. 뒷전이라기 보단 쳐다도 안본다. 요즘 쓰는 글이라고는 일기와 기록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에는 처음으로 부끄럽다. 지하철에서 밀린 일주일치 일기를 썼다. 무얼먹고 누굴만났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등등. 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날씨같은 것도. 초딩 방학숙제냐... 그럼에도 나를 한심히 여기지 않고 있는데 이게 내 선택이기 때문이다. 할 일은 많지만 안하거나 미루기로 한 선택. 유해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로 한 선택. 삶을 책임지는 선택. 해야될 일을 미루다가 생각이 난 건 "그냥 차라리 방학이라고 치자" 였는데, 괴로워하기보다는 아싸리(?) 방학으로 선포해버리니 마음이 편해져버렸다. 여전히 사워도우를 아침으로 먹는데 아보카도는 조금 질렸고, 누텔라잼에 바나나 올려먹기. 달달한 디저트가 땡긴다. 도르언니 디저트 중 내 페이보릿 메뉴들을 가끔 떠올린다. 해달라고 할까봐.. 그리하여 방학의 종말이다.
2023.2.4 Saturday a.m. 12:06
나는 피아노 재즈를 좋아하는데 어제는 메즈로에서 재즈를 들으며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졸았다. 이런.. 이름이 Dave 였던가? 그가 피아노를 치면서 입으로 그 음을 따라하는 소리가 좀 컸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내 귀에는 그냥 피아노만 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허밍이 재즈를 망친다고 피드백을 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는 나름 거장으로 인정받는 사람인 것이다. 또한 내 귀에만 그럴 수도 있다. 나는 대낮에 트로트를 트는 버스기사 아저씨 또한 혐오(?)까진 아니어도 취향을 미워하는 사람이니까. 맥주를 마신 게 잘못이었을지도. 다음에는 와인을 시켜야겠다. 재즈와 와인이 있는 주기적인 밤이란 로맨틱하고 안정적이고 아름답다. 뉴욕이 이렇게 추웠던 적이 없는데 너무 추워서 머리가 아팠다. 무거운 몸이지만 허드슨강변에선 바람에 저절로 광속 달리기가 되었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길을 걷고 보고 기록하고 이야기할 여유가 있는 삶이란 가계부가 어떻든 일단은 행복한 것 같다. Salesbook을 쓴지도 반년이 넘었는데 큰 의미는 없고 갈수록 더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고 싶거나 사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머리 드라이도 안하는 사람이 $599 다이슨 에어랩까지 사고 싶어지는 걸 보니.. 에어팟 맥스도 $600인데 사고 싶은 걸 보니.. 다 필수품이 아니던가???? ㅎㅅㅎ
2023.2.1 Wednesday p.m. 3:55
어떤 상상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하게 되고, 하면서 슬퍼진다. 아닌 걸 알면서 헤어나올 수 없는 건 그냥 잠시 그곳에 머물고 싶은 걸까? 인생에는 적당량의 슬픔이 필요한 법이니까? 델마와 루이스는 30년 후에 봐도 나이스한 아름다운 영화고 굉장히 영화적이어서 역시 좋다. 하지만 여자 둘이 여행할 때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는 건 약간 비극적이긴 하다. 사실 그 반대인 게 맞긴 하지만. 왜 여자둘이 모이면, 남자둘이 모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걸까? 둘이서 재미있게 노는 이성애자 남자들은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재미있게 논다면 그것은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뜻일까. 나는 게이를 관찰하는 걸 좋아하지만 친구가 된 적은 없다. 생길 뻔한 적이 있는데 알고보니 게이가 아니어서 괜히 이성애자라서 나 좋아할까봐 경계해서 그 남자가 어이없어 했다. 아무튼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와 남자랑 만나면 재미있을 수 있어서 좋다. 고로 나는 페미니스트인가? 어떤 걸 정의내리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의미가 있는 행위인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위해서 싸우고 앞장서는 것. 어떤 움직임에 동참하거나 그 움직임을 만드는 것.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거기에 내가 어떤 걸 보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이 산다. 이기적이거나 멍청하거나. 그러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 오바한다, 혹은 유난이다, 라고도 생각한다. 나쁘기까지 하다니! 자도르 언니 니트를 입고 모자를 쓰고 나왔다. 친자매도 아닌데 이렇게 옷 몰래 입는 건 선 넘는 거지.. 라면서도 정말 몰래는 아니니까.. 이렇게 일기에 고해성사했으니 말이다. 상식적으로 옳지 않은 짓만 하지 않으면 자아는 그럭저럭 잘 꾸려진다. 내 자아는 괜찮으면서도 가끔은 이런 식으로 조마조마하다. 팟캐스트에서 비욘세 앨범을 극찬해서 지금 듣고 있다. 언제적 비욘세야? 뭐 그런 게 아니라 역시 비욘세! 이런 극찬이 계속해서 나오는 걸 보면 언제나 결론은 같다. 본업을 잘하는 것. 내 본업은 책을 쓰는 작가로서,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 두 가지를 밀고 있는데(실제 본업이 아니라는 뜻...) 일단 올해는 결정날 것이다. 쓰다보면 할 말이 많다. 원고를 쓰는 것과 다르게 홈페일기장에는 글이 술술 써진다. 원고는 진짜 못 봐주겠다. 시벌... 글쓰기 수필 강의 책을 읽고 있는데 저속한 말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바로 실패다. 내일은 한솔언니가 온다! 스브스에서 일할 때 같은 팀이었는데 어찌저찌 언니랑은 편하게 인연이 잘 이어지면서 서로 도움도 주고 받고 좋은 관계다. 엄마한테 카톡이 왔다. 누구도 믿지 말라고. 스벌... 엄마 카톡은 사람의 기분을 망칠때 반, 좋게할 때 반이라서 차단이 답인 것 같기도 하다.
2023.1.31 Tuesday a.m. 9:08
그대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럴수록 앞과 뒤가 다르면서 착한 척 하는 행위에 대해 더욱 이해할 수 없어진다. 무례함도 신뢰도 사랑도, 어떤 정의는 개인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 정의가 하나라고, 그 외의 것은 틀리다고 하는 행위 또한 틀리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그래라, 하고 말지. (이러면서 뒤에서 뻐큐...) 어떤 생각에 잠기면 글로 털어놓는다. 그래도 털어지지 않는 것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럼에도 털어지지 않는 것은 웬만해선 없다. 계속 나를 생각에 빠뜨리는 것은 대체로 나쁜 것들이기에 오래 머물러봤자 시간 낭비일 뿐이다. 출판사에 목차 반 정도와 대략 요약한 원고를 다행히 마감전에 보내긴 보냈다. 문제는 이제 그걸 어떻게 200페이지로 뻥카를 치느냐인데.. 뻥카가 뭐지? 굉장히 싸구려 단어처럼 느껴진다.. 싸구려 단어니까 그렇겠지.. 아침 일찍, 그냥 집에 있느냐, 집에서 하느냐, 7시에 카페에 가느냐 정말 아주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그건 배가고프고 추워서였고, 마지막까지 삼겹살이나 사서 집에서 '일'할까? 라는 악마의 뻥카에 다행히 굴하지 않고 카페에 왔다. 비록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 고르고 어제의 일기를 쓰고 크로ㅏ상을 10초만에 먹고 출출해졌지만, 여전히 삼겹살 사서 구워먹을 생각을 하지만, 나 자신에게 농락당하지 않은 것에 뿌듯한 굿모닝!
2023.1.30 Monday a.m. 10:47
이미 훌루도 보고 있으니 넷플릭스 가입은 미루다가 자은언니가 지니앤조지아 시즌2 이야기를 하길래 스포에 조마조마하다가 결국 플로리다 여행에서 돌아온 날 결제해 봐버렸다. 싼 버전이 생겨서 90초 광고만 참으면 그럭저럭 견디며 5달러의 이득을 기뻐할 수 있다. 더구나 광고주가 미국 디올, 미국 불가리 이런 거라 송혜교 전지현이 나탈리 포트먼, 앤 해서웨이, 젠다이아 막 이런 사람이라 재밌다. 불가리 팔찌와 목걸이가 그렇게 예뻐보이긴 처음이었다. 뱀모양 팔찌도 앤이 하면 진짜 진짜 아름다운 거구나. 엄마가 언젠가 불가리 팔찌를 산 적이 있었다. 불가리 향수 또한 뿌린 적이 있던 것 같다. 엄마의 향수를 좋아한 적이 없다. 엄마는 그저 아무 브랜드, 특히 불가리 향수를, 불가리 향수니까 산 것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 그 향을 맡았을 때 남자들의 반응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어쩌면 20년 전에는 요즘 유행하는 은은한 섬유유연제 향이나 뭐 그런 게 없던 걸지도. 하지만 이상하게 엄마의 향을 기억할 수 있다. 진한 중년여성의 향. 하지만 머리가 아플 정돈 아닌. 그것은 아마 내가 엄마를 기억하는 향으로 남을 것이고 엄마에게 선물할 향수를 고르는 건 아주 쉬울 것이다. 그러니까 나 또한 향수를 사서 뿌리고 다녀야하나? 결론이 그런 쪽으로 간다. 자은언니가 생일날 선물해준 향수 중 좋아하는 향이 생겼는데 한 통 가격이 거의 500불이어서 무향, 트조 바디로션향으로 그냥 산다. 500불을 주고 산다고 해도 또 언니가 그 향이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해서, 인기 많은 향은 나를 대변할 수 없는 거니까 망설여진다. 갑수랑 이야기하다가 부모님이 70세가 되는 것도 남 얘기가 아니라는 게 충격이었다.
2023.1.29 Sunday a.m. 10:12
그 사람이랑 잘됐으면 어떨까? 우리는 어떤 식으로 사귀게 됐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생각만해도, 그 관계가 그리 편하진 않을 것 같은데도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흥미로운 법이다. 어떤 관계에 확신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 약간의 의심을 품고 관계는 시작된다. 그래도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일단 가보자. 뭐 그런 마음. 100%로 시작한다해도 점점 낮아진다. 70%만 되도 그냥 만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때는 확신해도 되는 게 아닐까. 확신이라는 말은 아주 단단하거나 단단하기 때문에 한 순간에 부러질 수 있는 거라고 해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이 세상에선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2023.1.23 Monday a.m. 11:46
주인공 한 명을 캐스팅했다. 처음이라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떨리고 긴장되고 벅차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좋은지, 좋은 사람이 어떤 건지 계속 알아가는 것 같다. 어쩌면 그 전에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지금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는 그런 축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떡만두국을 만들어먹으니 조금 그런 기분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도 영화를 한 번 찍어봐야겠다.
2023.1.22 sunday a.m. 2:08
부자친구랑 대화를 했다. 돈 많으니 펑펑 쓰라는 조언을 가난뱅이인 내가 했다. 부자는 내가 생활력이 강한 게 부럽다고 했다. 난 정말 생활력이 약하고 싶다. 하지만 강할 수 밖에 없는 얄궃은 환경이다. 모든 것을 나 혼자서 책임지며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만약에 이 힘겨운 것들을 엄마 아빠가 다 해줬더라면 노동과 노동환경의 고됨과 쓰레기같은 몇 몇 회사원들로부터의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 아주 다른 인간이 되었을수도 있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 자은과 돈이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 세상에서 우리의 일과 작업들은 돈을 만나면 어떻게 달라질까 상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것은 마치 AI 로봇이 창조하는 엄청난 과학기술발달의 미래처럼 느껴졌다. 5000불의 렌트비를 노동과 걱정과 불안없이 지불하면서도 진짜 부자는 따로 있다는 부자친구의 말에, 정말인가? 의문을 갖는다. 원래는 항상 "아니야. 넌 부자야. 그런 말 마"라는 말을 하곤 했지만 정말 부가 상대적인 거라면 그가 그렇게 느끼는 것을 내가 뭘 어찌하겠는가 싶다.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화합했는데 그것은 "넌 돈없음에 대해 절대 이해 못해"라는 내 말에, 이해의 차원에 대해 반박한 친구와 그것에 대해 논쟁을 벌이다가 서로 이해(?)하게 되어 함께 사과하고 솔직한 대화의 아름다움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건 돈보다도 대화라고, 인생을 합리화하며 글 종료. 이것봐. 3일 동안 만난 3명의 여자와 나눈 대화와 생각들로 내 일기도 분량이 채워졌고 나 또한 조금 새로워졌다.
2023.1.20 Friday a.m. 12:00
그랜드센트럴에서 만나기로 한 언니가 내가 아무리 불러도 못듣길래 "김자은!!" 하고 외쳤다. 누구도 그랜드 센트럴에서 그렇게 큰 소리를 치지 않고 더구나 한국어를 말하지 않는데 갑자기 그 순간 그곳은 서울역이 되었다. 우리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두 곳의 카페를 힘들게 옮겨다니며 같이 일을 하는 동안 나는 김자은과 박혜민이 나온 11월 영상을 편집했는데 편집하면서 마치 10년 전 무한도전인냥 얼굴이 빨개지도록 웃었다. 친구 영상 보고 이렇게 즐거워할 일인가. 아 재밌어... 김혜자 선생님 유퀴즈 영상은 감동이었다. 누군가에 대해서 그렇게 순수하게 따뜻하게 온전한 사랑을 담아 말할 수 있다는 것 그거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이란 애증도 눈물도 괴로움도 견디는 것도 아닌 그저 아름답고 순수하고 맑고 투명한 것이다. 그래서 부부싸움 그런 건 그냥 헤어지는 게 답이라는 결론이다. 실제로 헤어지고 정말 기분이 좋다. ㅎㅎㅎ
2023.1.22 sunday a.m. 12:48
8월 이후 오랜만에 여행을 간다. 라고 쓰는 건 약간 자랑 겸 허세다. 앞으로는 짧게라도 자주 다녀야겠다는 마음과 '그돈으로 이걸하지..'라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은 하지만 대체로 여행을 선택하기로 한다. 나에게 좋은 경험과 그 경험이 나에게 남기는 것들은 지금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라는 걸 명심하기로 한다. 오늘은 집에 소연을 초대했다. 브런치를 먹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아침부터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했고 일찍 준비한 탓에 소연이 도착했을 땐 이미 음식이 차가워졌다. 그치만 맛있게 잘 먹었다. 내가 더 잘 먹은 듯하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는 것이 즐겁다. 전에는 요리도 설거지도 모든 것이 다 싫었는데. 우리는 졸리고 나른해질 만큼 향이 심한 촛불 아래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역시 인연이라는 건 신기하고 살려고 애쓰는 정착자들은 역시 좋다.
2023.1.20 Friday p.m. 12:06
복싱 여파로 온몸이 쑤시는 와중에 아침에 스트렝스 클럽에 갔다. 8시 30분 수업인데 20분에 예약하고 바로 뛰어감.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 생각은 주로 나쁘게 흘러가는 게 쉬우니까, 쉬운 걸 택하는 게 쉬우니까 - 안된다. 근데 가서 운동을 하면서 존나 후회했다. 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진짜 진짜 포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푸시업, 버피, 런지, 스쿼트, 싸이클, 모레주머니 이고 기어가기 등등 온갖걸 했다. 끝나고 다들 박수치고 하이파이브하는데 내 파트너(?) 였던 백인여자는 하지 않았다. 백인이라서 안한 건 아니겠지만 그 여자를 달리 표현할 방법이 흰색인 것 밖에 없으니 이렇게 쓰기로 한다. 아침 수업에는 훈남은 없지만 섹시한 중년 남성들은 종종 있다. 뭔가 돈과 여유가 많아서 몸이 좋은 남자들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오늘 키가 크고 군살없이 몸이 탄탄한 근육 중년백인남이 있었는데 땀과 욕을 절로 하면서도 그 남자가 런지를 할 때마다 탄탄한 허벅지 근육과 핏줄이 조화롭게 움직이는 걸 보며 운동의 괴로움을 견디고 있던 와중, 백인 트레이너 역시 그 남자를 집중 코치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계속 가장 잘하는 그 남자 곁에 머물더니 수업이 끝나고 마지막에도 굳이 그의 곁에 가서 그하고만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 적극적인 여성이다. 여우라는 표현 대신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하는 여자라는 표현이 더 마음에 든다. 그러면 여우가 아니라서 곰이라서 좋은 남자를 캐치하지 못하는 게 아닌 게 된다. 소극적이라서 그런 편이 위안이 된다. 매력이란 결국 얼마나 사람을 홀리게 하느냐, 시간점유율 싸움이다. 운동 후 단점이라면 트레이더조에서 장을 너무 많이 본다는 거고 집에 오면 바로 먹는다는 거고 그게 큰 단점은 아니고. 팟캐스트 들으면서 자기계발과 영어공부하다가 쉴 때 뉴진스노래 들으면서 아, 인생은 행복하구나, 생각했고 자기계발 키보드로 쓰다가 자지계빨이라고 써서 안 지우려다가 지우고 다시 새로 한 문장을 계발했습니다...
2023.1.20 Friday a.m. 12:32
5시간 자고 부랴부랴 클래스패스에서 복싱수업을 등록해 비를 맞으며 달려갔다. 어깨랑 겨살 쪽이 땡기는 걸 보니 복싱하면 팔뚝 괜찮아질듯. 지금 팔뚝을 괜찮지 않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팔뚝은 얇을수록 미적이다. 잽잽훅훅어퍼컷! 새로운 짐에서 매일 200번씩 날려야지. 그러고 일을 마무리하고 트레이더조에서 소이빈 우유와 파인애플, 체리 등등을 구매했다. 나 오늘 처음으로 소이빈 우유가 두유라는 걸 깨우쳤다. 카페에서 알바할 때 소이빈 우유에 대해서 누가 물어보면 없다고 하는 동시에, 왜 간장 우유를 먹지? 라고 생각한 게 몇 년인지... 깨우침과 동시에 오트밀 우유보다 소이빈우유만 먹기로 다짐한다. 언니가 핫팟 겸 마라탕을 해줬는데 사먹는 것처럼 맛있었다. 정작 사먹어본 적 없는 핫팟. 대맛있다. 배가 너무 부르다. 하루종일 배가 불렀다. 먹고나서 파인애플 한통을 (둘이서) 다 먹으니 입속에서 피가났다. 곧바로 낮잠을 청했다. 1시간 이내의 낮잠은 기분을 좋게한다. 4시간의 낮잠은 기분을 잡치게 한다. 11월에 찍은 영상을 이제 편집하는 나. 근데 또 재밌어서 깔깔 웃음. 나만 웃겨...? 좀 더 영화처럼 찍고 편집할 수 있을까? 뭔가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완벽해질때까지 촬영현장은 피한다. 그러면 안되는데 일단 연기 잘하는 여자 한 명만 만나보자.
2023.1.19 Thursday a.m. 12:09
사랑이란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것. 행복한 모습을 보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또는 그러한 모습을 보고 싶은 것. 아름답고 고귀하고 투명하고 맑고 재미있는 감정. 사랑이 가득해서 악이 차지 않은 귀여운 사람들하고만 행복하고 싶어 :)
2023.1.17 tuesday p.m. :07
책 마감 지남. 마감은 정말로 어기라고 있는 것인가? 마감이라는 단어를 보면 지켜야지, 보다는, 연장해야지가 생각나. 압도하는 것들이 많다. 카페 노래가 너무 알라딘 지니가 양탄자 타고 사막을 나는 느낌의 플레이리스트가 그것도 크게 틀어져있어서 약간 스트레스다. 헤드폰 볼륨을 가장 크게 올려도 들릴 정도라 이 정도면 그냥 커피 사서 바로 나가라는 의도인 것 같다. 혹은 정말로 이 노래가 좋아서, 이것이 자기네 브랜드 성격이라서 그런 거면 어쩌지? 너무 충격인데. 내 취향과 다른 것을 배척하는 나란 인간.. 가장 참기 힘든 건 내 플레이리스트 노래가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공백에서 카페 노래가 비집고 들어오는 것. 음악 때문에 카페를 옮기는 건 사치다. 한국인답게 카공족으로 버티기로 결심한다. 뉴요커에게 뉴요커가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뉴요커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질문이냐고 했다. 나는 땀이 줄줄 났다. 하긴 예전에 서울이 어떠냐고 서울 사람들에 대해서 이민자가 물어봤을 때 그냥 집이 서울일 뿐.. 뭐 있나? 싶었다. 뉴요커라는 말이 너무 멋있어서 환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정말 그냥 뉴욕을 주거지로 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인데. 그럼에도 서울사람들과 차이는 있지만 그것을 일반화하기에는... 재미있지? 일반화는 재미있다. 논란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일반화다. 아닌데?, 아니거든?, 라면서 일반화의 오류를 찾아내는 것은 인간의 특성이라고 일반화할 수 있다. 사실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어... 그래.. 어쩌라고.. 그래.. 다 맞고.. 다 틀리고.. 그게 뭐.. 많은 것들이 영원성을 잃어간다. 나이에 따름인지, 시대의 영역인지 모르겠다. 관심도 없다..
2023.1.16 Monay p.m. 3:33
편집..
2023.1.13 Friday p.m. 1:37
한국어를 못하는 척 하는 걸로 판단되는 남자. 하지만 한국은 반찬 공짜에 무제한 리필이라는 거 잘 알고. 한식 많이 먹고 한국 오다녔으면 아는 사실이라지만 왜 나는 그게 싫을까. 그냥 그 사람이 싫은 거겠지. 언니가 여행을 간다니까 나도 그 김에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요즘 정신이 없어서 괜찮을런지. 여름 내내 브라자보다 자주 입은 비키니도 버렸는데 새로운 수영복 살 생각을 하며 잠시 설렜다. 잦은 여행으로 가득채우고 싶다. 올해도. 그러다 주식을 매수했다. 주식으로 여행을 갈 수 있을 줄 아는건가. 주식을 사고 팔 때마다 라스베가스 생각이 난다. 여행을 갈 때 거의 1년에 한 번이라고 해야하나 카지노에 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주로 따는 편이다. 고다랑 마카오에서도 그 돈으로 맛있는 저녁을 사먹었고. 아직 주식 공부가 더디기 때문이라고 치자. 인생은 무엇일까? 헤어질 결심을 드디어 보았다. 예전에 강남역 CGV에서 스토커를 본 후로 박찬욱을 싫어할 결심을 했는데 좋은 사람이었구나.... 한동안 박찬욱 홀릭으로 살아갈 듯. 그치만 고급스러운 버전의 홍상수의 느낌도 배제할 수는 없고.
2023.1.11 Wednesday a.m. 10:08
금요일 이후로 토,일,월,화 4일 운동을 안갔다. 시발운동 4일 하고 주말은 쉬었다지만 주말이라고 굳이 운동을 쉬는 건 핑계일 뿐이고 결국 4일을 쉬고 밥을 많이 먹고 몸무게가 는 것이다. 귀찮아.. 미쳤네.. 새해 첫주 버프 이렇게 끝나나. 치킨도 너무 많이 먹고 캐나다드라이도 너무 많이 마신다. 무엇보다 졸리다. 와우. 지금 바로 인텐스 코스 등록했다. 그리고 그 전에 러닝하러 가기로. 아자아자. 너무 이 글과 똑같은 글 많이 쓴 것 같아서 지겨운데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하는 거니까 괜찮..
2023.1.9 Monday p.m. 1:41
자기 느낌으로 피드를 채우는 아이들. 나는 어떤 아이인가 생각했다. 컬러풀한 걸 좋아하는 아이? 컬러풀한 누군가의 피드가 예쁘다고 생각해서 나도 그러기로 한 조금 덜 떨어지는 아이? 어쩌면 이제는 피드가 곧 인생으로 대변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수십개의 박스 속에 담기는 내 삶의 하루의 한 장면. 다음에 낼 책도 그저 몇 장의 피드 속에 담겨 약간의 메가바이트를 사용하는 데이터가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써서 무엇하나 싶다. 동시에 피드 하나에 담기는 큰 의미를 생각하면 작품을 대하듯 1000 픽셀을 꾸려야하지 않는가 오버띵킹까지. 피드가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친구들의 말처럼, 잘 나가지 못하는 작가, 한물간, 예전에는 그랬다던 어떤 존재로 존재했다고만 히스토리에 남는다. 역사가 아니라 히스토리라는 게 포인트. 1000*1000 픽셀 이상의 의미는 없다. 아침부터 선물받은 와인을 마시면서 피드에 올려야지 생각했다. 무슨 의미인가 생각했다. 별 의미는 없다. 하지만 올릴 생각을 하니 설렜다. 대체 난 뭘까?
2023.1.3 Tuesday a.m. 11:21
6시에 일어나서 사워도우 아보카도 토스트에 계란추가해서 먹고 아가베시럽까지 듬뿍 뿌려먹었다. 눈 뜨자마자 물 먹는 그런 건 하지 않고 일단 빵부터 먹기. 그러고는 오래 생각하면 분명히 다시 잘 테니 바로 짐으로 갔다. 운동 빡세게 하고 배땡기고 팔뚝땡기는 걸보니 내일은 좀 빠지겠구나(?) 상상하면서 기분 좋게 샤워를 하는데 토를 했다. 너무 많이 먹고 뛴듯.. 짐에서 나와 이것저것 볼 일을 보고 일을 시작하는데, 과자 먹으면서 이따가 뭐 먹지 생각중이다. 잡채 먹어야겠다 했는데 집에 언니가 사놓은 건 납작당면이었네. 납작당면을 좋아했는지 안 좋아했는지 생각이 안난다. 클래식한 잡채를 먹고 싶은데. 그치만 어떤 식재료도 싫어한 적은 없기에 5시간 물에 불렸다가 먹어야지. 갑자기 만두도 빚어먹고 싶어짐. 배고픈가. 조만간 만두 도전! 신년맞이 파티 열어야하는데.. 뭐.. 해보자ㅋㅋ 크리스마스에 팔리지 않은 나무들이 거리에 버려져있었다. 여자나이 26살이 떠올랐고 사회의 통념이라던가 분위기는 교육받은 인간조차 세뇌시키기 충분하다. 26살과는 상관없어도 너무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근데 내 나이가 몇 이더라. 잘.. 모르겠다.. 모르는 척이 아니라 진짜로..(알려주지 마시오)
2023.1.2 Monday a.m. 10:58
새해니까 운동을 하러 가볼까. 올해부턴 유산소를 꼭 1시간씩 해야지. 운동은 가더라도 보통 무게치는 걸 즐겨해서 몸이 땅땅해(?)진 듯. 무리한 계획은 세우고 싶지 않지만 눈뜨자마자 짐으로 가는 일상을 진행해보자. 새해의 오류라면 실수로 작년의 해를 쓰게 되는 일인데 - "2022년 1월.. 아 아니다 23년이지"하는 - 이상하게 내가 마치 2023년을 오랫동안 기다리거나 이미 살아본 것처럼 되려 2022년이라는 글자가 낯설게 느껴진다. 화이팅! 더 재미있고 신나게 살아보자! 그런 기념으로 올드 디카를 사려고 검색을 시작하는데...
2022.12.31 Saturday p.m. 12:37
2022년의 끝! 많을 일들이 있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어. 내년에도 잘 부탁합니다! (일본스러운 마무리)
2022.12.22 Thursday p.m. 1:08
J.D. 샐린저. 희대의 은둔의 작가. 하지만 여자는 많이 만났고 결혼도 많이 했다. 책만 은둔이었던건가? 자식들은 아버지와 다르게 관종끼가 있고.
2022.12.20 Tuesday p.m. 11:47
영경씨와 영훈씨의 결혼기념일이다. 36주년이라고, 아빠랑 같이 산 자신이 대단하다고 하는 엄마. 지금이라도 헤어지라는 말을 달고 사는 나. 어쨌거나 엄마와 아빠 사이의 부부싸움에 관여하지 않으면 우리 자매에게 두 사람은 엄마, 아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말이라 뉴욕에는 가족끼리 여행온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 가족도 다 같이 뉴욕 털모자쓰고 돌아다니는 장면을 상상한다. 아빠는 혼자 앞서서 걸을 것이고 엄마는 다섯 걸음마다 셀카찍고 사진찍고 난리가 나겠지만 그게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생각이 아니라 실제) 안심이 된다. 언제쯤 효도하게 될까, 미안한 마음이라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이미 내가 충분히 많은 기쁨을 줬기때문에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5만원을 보낸다고 했다. (한국 계좌로 보냄..) 그럴 때 엄마는 굳이 통장명에 '맘이 급식비'라고 쓴다. 고등학생 때 급식비를 못내서 이름이 불릴까 조마조마, 눈치밥을 먹었다는 내 글을 읽고 (언제 쓴 글인지도 생각 안나는데) 몇 년 동안 미안해한다. 사실 급식비 낸 애들보다 밥을 더 많이 먹었어... 급식아줌마에게 늘 "더주세요"를 달고 살았다. 뉴욕에 와서 치폴레나 카바 등 직원이 퍼주는 곳에서는 그 습성을 못버리고 "more!"라고 말한다. 한결같은 사람. 가족 이야기에서 먹는 걸로 끝.
2022.12.19 Monday a.m. 3:47
밀리의 서재 구독을 종료했다. 9.99달러에 다시 재개하려다가 9,900원에 하려고 그냥 정지상태로 두었다. 책을 읽을 방법은 많다. 졸업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학교 전자도서관 이용한다. 공짜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공짜밥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그런 김에 오랜만에 지하철에서 종이책을 꺼내 읽었다. 에릭 호퍼의 책은 몽테뉴 일기만큼 최고의 일기 중 하나이다. 난중일기를 꼽지 않는 점이 매국노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한 페이지를 몇 번이나 되뇌어 읽으며 눈물이 살짝 맺히고, 뉴욕에서 혼자서 만들어가는 삶에 용기를 얻는다. 새로운 독서 대신에 가을에 몰아서 읽은 자기계발서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는데 정신없이 연말이 흘러간다. 연말이 꼭 차분할 필요는 없으니까. 예전 같았으면 그냥 싸인했을 출판계약서에도 업자인냥 신중에 신중을 가한다. 신중을 가할수록 복잡하고 피곤해진다. 두 명의 작가님들과 이에 관해 논의를 해본 결과 "세 번째 책 계약했어요:)" 라는 허세가 필요한 건 사실이겠다. 잘나가 보이려면,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요인인 건 맞으니까.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필요한 세상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어째서 나는 더 크고 어려운 꿈을 꾸는 것인지, 허세는 혐오하지만, 허세에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마케터로서 이를 중히 여겨함을 알면서도, 출판 시장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뒤섞인다. 그냥 나에 대한 생각인지도. 다시 맨 처음 문장으로 돌아와서, 책 공짜로 읽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또 낸다고 하는 것이 가장 어이없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2022.12.17 Saturday p.m. 1:05
비올 때 우산 안쓰는 게 습관이 된 것 같다. 심지어 비맞으면서 자전거도 막 타고 돌아다니는데, 그건 늘 약속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땐 몇 시간 전부터 준비해 늦는 적이 전혀 없는데 그 외에는 일찍 가는 적이 전혀 없다. 올해는 꼭 고쳐야지. D-14. 어제는 크리스틴의 파티에 초대받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굳이 비오는데 코트를 입고 나갔는데 갑자기 취소되었다.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다행인가 싶기도 했다. 집에서 파스타를 대충 만들어 먹었는데 맛이 없어서 버렸다. 레시피 검색해서 정확히 지키는 것은 지각 안하기 만큼 내 성향에 맞지 않는 듯한데 마음 한 구석에선 이 점을 약간 괴로워한다. 마늘이나 파를 안 산지가 꽤 되었다는 것이 내 요리를 잘 드러낸다. 그럼에도 한국인답게 이사할 때 트조에서 소금과 마늘가루를 첫번째로 사는 사람. 그럼에도 1시에 운동가기로 했는데 3시에 가자, 타협하는 본성. 10분이라도 가자,, 아자아자,,,!
2022.12.16 Friday a.m. 9:48
라라랜드 이제서야 제대로 본 사람... 중간에 졸아서 왜 사랑에 빠졌는지 모른 채 헤어진 것만 알았는데 (그럼에도 울긴 울었음) 몇 년만에 이해하다. 고다가 왜 그렇게 엘에이에서 라라랜드라라랜드 거렸는지 (듣기 싫었음ㅋㅋ) 엘에이 관광영화 맞네. 밥할 때마다 고슬고슬 라이언 고슬링 떠올려야지. 와이셔츠핏 지린다. (영화 보고 고작 이런 얘기?) 부끄럽게도 라라랜드보다 제대로 보고 있는 재벌집 아들 이야기로 넘어가자. 어떤 기자가 신현빈이랑 송중기 로맨스 서사가 부족하고 뜬금없다고 까는 글을 봤는데 사실 로맨스라는 게 다 그런거지 뭐 얼마나 특별하고 구구절절 탄탄해야, 사랑에 빠져도 시청자가 허락하나? 까려면 그렇게 깠으면 안됐다. 두 사람의 사랑은 그냥 재미가 없고 매력이 없는 게 문제인 것이다. 사랑에 빠진 건 오케이인데, 굳이 궁금하지가 않은 게 문제. 그들의 사랑에 서사를 아무리 집어 넣어봤자 재미가 없는 건 똑같으니 분량이라도 줄인 게 현명한 처사였던 듯하다. (더 심하게 까는데?) 언제 올라오나 다음화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2.12.15 Thursday a.m. 12:26
바쁘거나 우울할 때 연락을 잘하지 않는 나지만 나보다 더 심한 내 친구를 보니.. 집 앞으로 찾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ㅋㅋ 제발 연락좀..ㅎ 아무쪼록 외롭고도 아름다운 도시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 드물게 우리 동포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결정에 앞서서 주변 사람들에게 용기내서 물어보고 조언을 구한다. 혼자서는 어떤 답변이 멋지게 나를 위한 것인지 확신하기 힘들어, 언제 어른이 되나? 싶다가도 나보다 현명한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그들은 안 친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ㅋㅋ) 그 역시 어른이지, 좋을대로 해석한다. 추측의 추측의 추측을 아무리 정교하게 더해봤자 추측일뿐이다. 그러니 내 마음껏, 내 조-오ㅅ을대로 소설쓰고 판단해서 상대방의 생각을 최악의 방향으로 설정해도 괜찮다. 그 상대방이 좋은 의도였을 거라고 생각해봤자 이득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내가 득보는 쪽으로 스토리를 짜는 것이 정신에 이롭다. 나빼고 많이 그렇게 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은 내 기준으로 나쁜 사람들이지만, 그래서 나도 그렇게 되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지만, 이 말이 나는 아주 착해!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오글거릴 수 있지만, 나는 아주 착하지 않으므로 넘어가기로 한다. 희망적인 것은 얼마 전에 우리집에 놀러온 예술가 친구가 한 말인데, 별로인 사람들이 주로 성공하는 것 같다는 내 결론에 대한 반박이었다. "아니야. 진짜 날 믿어. 어나더 레벨은 달라. 진짜 달라." 어나더 레벨.. 맞아. 그런 사람을 본 적은 없지만 그 세계가 있다고 믿어.
2022.12.13 Tuesday a.m. 08:00
S를 통해 나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건 내가 아무에게도 그 일을 설명하거나 해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떤 일에 대해서 타인에게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데, 그것이 타인으로 하여금 자기가 믿고 싶은대로, 자기가 아는 인생을 토대로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걸 요즘에야 알게 되었다. 대체로 그런 이유들은 굉장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편 S가 그런 소문을 듣고도 나를 좋아하는 것에 의문을 품기도 하고, 동시에 그것이 바로 좋은 친구인가 싶기도 했는데, 어쨌거나 그러한 판단이야 시간이 자동적으로 결정해서 알려줄 것이기에 더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초연하게 강해지는 만큼 좋은 일이 다가온다. 내가 맞설 수 있다는 기운을 우주가 느끼기 때문인데, 우주.. 이거 박근혜랑 연관된 키워드였던가? 사회가 돌아가는 걸 알아야한다고 신문 읽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그래서 종종 조중동 뉴욕타임즈 CNN 등 온갖 신문앱을 다운받곤 했지만 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런 건 알아서 무엇하나 싶다. 그 덕에 지금 대통령이 문재인과 윤석열 둘인 것 같고 (김건희까지 2.5..) 문재인인지 문제인인지 늘 아이와 어이 사이에서 헷갈리고.
2022.12.13 Tuesday a.m. 09:00
다른 사람 앞이라면 하지 않거나 조심할 타인의 삶에 대한 판단과 얄팍한 가르침, 상처를 주기 위해 고심해서 고른 단어를 아무렇게나 내뱉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진짜 모습을 간파하는 것이 즐거워 그저 웃어보인다. 어제는 나를 위하는 척 뭔가를 제안하는 사람을 도발해보았다. 그들은 나같은 사람에게 쉽게 본색을 드러낸다. 왜냐하면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보이는 것, 드러내는 걸로 그 사람을 안다고 생각한다. 아니 생각하기도 전에, 그냥 원래 그런 것이다. 그게 사회가 굴러가는 이치라면 그냥 따라야 한다.
2022.12.10 Saturday p.m. 2:00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커피 마시는데 진심인 우리. 요즘엔 커피 없이 잘 살고 있는데 습관적으로인가 커피는 상징적으로라도 매일 한 잔씩 꼭 마셔야할 것 같다. 우리 교수님은 70세가 넘도록 하루에 커피를 다섯 잔 드시곤 했는데, 되게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을 비판하는 할아버지로서 건강하게 지내신다. 아.. 그게 10년 전이니까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 아무튼 좋아하는 교수님들께 인사드리기엔 성공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멈칫하는데 여전히 기억에 남는 말들을 남기신 분들은 내 처지가 어떻든 잘 섬겨야(?) 하지 않나, 콜드브루 한 잔 사고 생각이 거기까지 닿았다. 여름에 보고 체감온도 영하 5도에 만난 친구와 근황과 미래와 약간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에너지를 얻는 걸 보니 영원한 E겠지 나는.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했다. 독자적이라서 공개하기가 꺼려지는데, 그럼 지금껏 공개한 온갖 잡다한 이야기들은 뭐였는지.....? 허허
2022.12.9 Friday p.m. 3:29
계속 계획한 시간이 늦어져서 원래대로라면 짐에서 1시간 운동인데 15분 운동하고 후다닥 나가는 경우가 잦다. 15분이라도 한 걸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점점 10분.. 5분 이러네. 역시 손흥민 아버지처럼 혹독한 호랑이 선생이 최고인가? 다만 월드컵 1분 하이라이트도 안본 사람.. 나.. 조규성 인스타그램은 여러번 들어가 본 사람.. 나.. 요즘은 새로운 책을 읽기 보다는 읽은 책을 또 읽고 실천하려고 하는데.. 음.. 출판사 대표님 메일을 읽고 다시 책을 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 겨우 돈 때문에 책은 잊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는건지, 진짜 오랫동안 생각만 할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 안가겠다는 소리지 뭐...
2022.12.9 Friday a.m. 3:27
와,, 돈벌기 위해 쓰는 글 너무 싫ㅋㅋㅋㅋ 큰일이다,, 소루언니가 나 생각해서 일 준건데 진짜 마감 계속 연장의 연장의 연장의 연장... 그치만 내 원고로 완성된 영상보니까 약간 뭉클함! 언니랑 감독님 일 잘하시네. 정말 모든 것은 고통을 동반한다. 오늘은 뉴욕 크리스마스 투어를 1차로 하면서 15기가 정도의 영상을 촬영했는데, 편집 생각하면 벌써부터 고통... 완성되면 뿌듯해서 혼자서 10번은 보는 것 같은데.. 어쨌든 성취는 고통이다. 고통은 성취를 동반한다. 아자아자... (또 마감 전에 일기쓰러(땃진하러) 온 거지 뭐..)
2022.12.7 Wednesday p.m. 12:36
인간의 본성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나.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 이건 타인에게 뿐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적용이 되기 때문에 다행이면서도 씁쓸.. 그러니 특정 타인을 비판할 수만은 없겠다. 그건 그 사람도 자기 자신을 어찌할 수 없고 인지할 수 없는 본능일테니까. 적어도 영향받지 않으려고 나는 부단히 애써야하겠다. 얼른 외주작업 마무리하고 친구들과 파티를 해야지
2022.12.2 Friday a.m. 2:33
하나에 꽂히면 그것에 대해서 자꾸만 글을 쓰게 된다. 글을 써도 해소되지 않는 마음은 며칠이고 몇주고 계속 지니고 있는다. 이게 사라지기는 할까? 하면서 살다가 겨우 잠깐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어느새 잊었다는 걸 인지한다. 괴로워 오래갈 것 같아 더 괴로워했던 것이 말끔해진다. 추운데 반팔입고 싼 패딩입고 지퍼도 올리지 않은 채 7부레깅스입고 걸었다. 추위를 느끼면서 견디면서 진짜 춥다, 차갑다, 생각하면서 걷다보면 뭔가 강해지는 느낌이다. 고통에 대항하며 이겨내는 것. 인생!!
2022.12.1 Thursday a.m. 12:17
오늘은 좀 혼란스러운 날이었다. 나는 사람을 곧이곧대로 믿는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지 않나? 내가 그 사람이 하는 말이나, 그 행동에 대해서 잘했고 잘못했고 굳이 judge 할 필요도 없고 의심한 후 거짓말의 증거를 찾을 이유도 없으니, 나는 그냥 잘 믿는다. A라고 말하면 A인가보다 하지 거기다 대고 왜 A를 할까, 미쳤네, B를 해야지 하는 생각은 안한다. 그런데 오늘은 한 사람에 대해서 굉장히 나쁜 말을 들었고 그 나쁜 말을 듣고 당연히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인가 보다 또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소름끼치게도 그 사람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나타나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내가 1시간 전에 들은 나쁜 말들과 다르게 합리적인 말이었다. 나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이것이 내가 다시 사람을 제대로 파악할 연습 기회라는 생각에,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좋은가? 나쁜가? 그런데 평등하게도, 나는 그 사람이 하는 말 또한 믿을 수밖에 없는 병신이었다. 누군가가 하는 말들을 쉽게 믿고 쉽게 친구라고 믿으니까 약아빠지지 못하고 등신같이 속아버리는 일이 잦다. 그래서 나에게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자 나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이러다 내가 똑같이 나쁜 상황을 당하면 그때가 되어서야, 아, 나쁜 사람이구나, 하고 동조할 게 뻔하다. 대체 진솔한 척, 많은 말들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믿을만한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가름할 수 있는 거냐? 결국 나는 그런 게 귀찮으니까 쉽사리 믿어버리고 털려버리는 쪽을 택하고 하, 이런 거 였어? 하고 실망하고 또 다시 그렇게 하고, 반복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운이 좋으면 그중에서 나의 사람을 찾겠지. 10명의 가면에 속더라도 1명의 진짜를 찾는다면 10번 울더라도 가치가 있는 거라고 믿으며......
2022.11.30 Wednesday a.m. 1:44
나라면 내가 하는 말이 그 사람에게 어떠한 감정을 유발할지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 같다. 만약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것은 의도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지금은 그걸 알기 때문에 그 의도와는 다른 것을 느낀다. 그거면 된다. 지금은.
2022.11.30 Wednesday a.m. 12:54
2주 만에 인스타 다시 열었다. 그냥 내가 왜 인스타그램을 매일 할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 단순하게 내 삶에 집중하고 싶기도 했고 숨고 싶기도 했고. 종보가 무슨 중학생이냐고 했다. (요즘 중학생들이 나보다 나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은 자제해야하는데..) 그러면서도 디엠으로만 연락하는 뉴욕친구들도 있는데 갑자기 사라지는 건 좋지 않은데.. 라는 생각이 좀 들었고, 사실상 아주 친한 건 아니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결국엔 나는 또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생각했고, 어쨌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보여지고 읽혀지고 클릭되는 일임은 맞으니까, 라는 완벽한 합리화로 인스타그램 활성화 후 스토리 업데이트. 후, 속시원해. 짜릿해. 이거야 이거. 내가 원하던 게. 오늘은 20년지기 친구들과 맥주 마시며 전화를 했다. 이 안락하고 편안한 느낌. 완전히 나를 사랑하고 내가 그들을 사랑한다는 걸 생각할 필요 없는 사이. 나는 친구들과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절교해왔지만 그건 소수의 나의 사람들을 찾기 위한 여정임을 알기에 지나간 인연에 연연해본 적은 없다. 갑수는 그런 내가 놀랍다고 했다. 갑수네 친오빠랑 내가 결혼했으면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정작 친오빠 이상형은 나와 정반대. 갑수네 아줌마는 며느리집 문고리에 반찬을 걸어놓고 비대면으로 하신다. 고부갈등이란 사실상 만나고 안만나고는 문제될 게 아닌데, 만나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가 중대한 문제인 것 같다. 모든 것이, 가족도 그렇고, 남자의 가족도 그렇고 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의 관계를 맺는 거니까, 개인이 좋은 사람이라면 그걸로 되는 건데, 비율상 중년 여성들 중에서도 아들이 있고, 그 아들이 결혼을 한 지 오래거나 결혼 적령기인, 즉 특정 시대에 태어나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 중에서도 자기 성찰이 잘 되거나 진행 중인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체로 고부갈등이 보편적인 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게 굳어져서 자기는 아니라고 생각할 때조차 사실 남들에겐 그게 보여진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는 건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내 동생 고다가 나에게 꼰대냐고 했을 때 나는 화를 냈지만, 10분 뒤, 정말 내가 그렇게 되고 있냐고, 미안하다고 했다. 아, 내 홈페이지가 있어서 좋은 점은 검열없이 아무 글이나 써댈 수 있다는 점이다.
2022.11.17 Thursday p.m. 17:14
내 수준은 원칙의 그림책을 읽는 정도인 걸로 해야겠다. 그림책임에도 깊이가 있다(라고 굳이 부연설명해선 안되는데 아직까진 하는 성찰 부족한 수준) 대체로 현재는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전체적으로 보거나 그 시간을 회상할 때면 고통과 성찰의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레이 달리오 선생님에 따르면 그것은 곧 발전으로 연결된다. 성찰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이고하를 막론하고 얼마나 도태되는지 쉽게 발견하는 편으로서, 그 구절은 지금의 내 고통과 성찰에 대한 안심과 위로를 주어 끝내는 눈물을 맺히게 했는데. 오늘 반나절 동안이라고 해도 내 마음과 뇌가 착착 정리되는 속도와 질적 수준이 크게 발전했다. 새로운 챕터로 향하면서 내가 추구해오던 것들 중 중단해야할 것들이 있고 새로이 집중하면서 견뎌야할 것들이 있으니 그것에 대한 마음을 대비하며 요동치지 않도록 해야함을 항상 명심해야겠다. (무슨 사주풀이 같네..) 사주에 대한 유료 해석을 받아볼까 싶은데 일단 그 돈으로 원칙책을 사서 외우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한다. 결국 둘 다 안 사겠지만. 옷을 한달에 두 번? 세 번 꼴로 사게 되는데 엄밀히 생각해보면 옷을 사는 것 또한 잘 보여지기 위함이므로 홈페일기를 타인이 읽어주길 바라는 - 비록 인스타그램하는 것보단 조금 덜 관심을 요한다는 점에선 다행이지만 - 마음과 비슷하다고 봐야겠다. 더럼이 잘 타는 흰색 패딩을 샀으니 이제 옷은 그만사야지. 하지만 털모자 사는 것은 마치 명품백 구매하듯 (사본 적 없지만) 신중하므로 두 군데에서 4개의 털모자를 썼으나 구매하지 못했다. 내일 한 번 더 겨울 대비 쇼핑을 하겠다는 소리. 스무살 이후로 털모자는 나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는 물건이므로 20달러.. 아니 30달러.. 아니 50달러 이내로 명품털모자를 구매하는 건 어떨지 고려해보고자 하는데 필사해놓은 돈에 관련된 레이 달리오 선생님의 문장에 눈길이 닿았으나 외면하면서 글을 마무리 한다. ($675)
2022.11.17 Thursday p.m. 12:41
메일확인 + 사극톤 성우 목소리로 오디오북 듣기 + NFT 전자책 읽기 + 프리랜서 외주 작업 진행하기 + 아몬드 포키 먹기 + 미지근한 마차라떼 먹기 + 네오시티 사이트에서 일기 쓰기 + 이것들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생각하며 멍 때리기. 지금 내가 동시에 하는 것들. 미친 것 같다. 장점은 심심함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단점은 과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있긴 한 건지. 물론 아몬드 포키와 마차라떼는 진작에 다 먹었다. 어쩌면 더 이상 인풋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몇 군데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했고 배우랑 2차 미팅도 할 예정인데 지금 상황에서 그걸 좇는 게 맞을지. 생각과 삶을 심플하게 하는 것이 목표인 상황에서 어떤 것이 나에게 좋은지. 의미와 목적을 잃은 개인적인 인스타그램은 지양하고자 하는데 (겨우 하루 안함..) 다시 홈페일기를 쓰는 것은 결국 제2의 인스타그램이 아닌가? 내 안에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망에 대한 작은 충족이라고 봐야할까? 내가 지금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글은 이런 것이고, 이것이 내가 타인과 구별되는 부분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이어나가는 게, 그 반대보다는 나을 것이고. 사실 최근에 읽은 일기형 에세이를 읽고 너무 지겹고 짜증이 나서 그런 건 안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내가 쓰는 것도 그런 식이라면 (그러면서도 내 글은 어딘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자기 인식이 아직 부족한 거 같고) 음 결국 그냥 창밖 보면서 멍이나 때리는 게 나을 수도 있고. 이 글을 쓰면서 NFT 책을 끄고 레이 달리오의 어린이용으로 나온 그림책으로 원칙을 다시 읽고 있다. 넬 음악도 듣고. 이너피스..이너피스....
2022.11.16 Wednesday a.m. 10:43
2주간 지켜오던 루틴과 기록이 하루 이틀 느슨해지기 시작. 기록은 점점 어제와 똑같이 복붙하기에 이르러 반드시 해야할 필요는 없겠다 하는데 핑계겠지. 그래도 몸에 익숙해진 습관들은 기록이 없어도 스스로 지키게 된다. 왜냐하면 아주 쉽다. 물 2리터 마시기, 자전거 15분 이상 타기, 스쿼트 300번 하기(100번이라도 하면 다행..) 독서하기, 일기 쓰기, 감사일기 쓰기 등 뭐 그런 것들이다. 루틴이 있다면 외롭지 않게 된다고 해야하나. 가을이 길었고 몇 몇 사람들을 생각하는데 조금 시간을 할애했고 결과적으로 나 혼자서 진심으로 대하는 에너지는 더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아졌다. 항상 나는 나를 찾았다, 비로소 나로 살게 되었다, 나를 잘 알게 되었다,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사실 모든 것은, 만약 그것이 진짜로 내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면, 문장으로 구성할 필요도, 소리내어 말할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그런 외침은 정말로 그저 광고같은 소음일 뿐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무슬림 친구는 밤에 드라이브하는 걸 사랑하기 때문에 다음주에 차를 살 거라고 했다. 그녀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손이 거칠다. (이걸 왜 말함..?) 나는 내가 사랑하는 어떤 것 때문에 매달 천불의 할부금을 지불할 수 있을까?
2022.11.15 Tuesday a.m. 9:x5
엿이나 먹어ㅗ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11.15 Tuesday a.m. 9:25
사람을 잘 믿는데다가 일단 친구라고 생각하면 대체로 부족한 걸 감싸주고 속으로 judge하지 않는 것이 내가 친구에 대해 지키는 원칙. 만약 친구가 아니게 된다면 그 이후엔 judge한다. 아주 신랄하고 날카로운 척. 인간은 정녕 두 부류로 나뉘는 걸까. 좋은 놈. 나빠보이지만 사실은 좋은 놈. 나쁜 놈. 좋은 척 하는 나쁜 놈. 역시 인간이 재밌어...
2022.11.14 Monday p.m. 11:57
여름과 가을은 인생 최초로 아주 충만했고 아름다웠고 자유로웠고 깊었고 행복했다. 그리고 비로소 혼자가 된 나의 첫 겨울을 기념해보려고 한다. 뉴욕에서 가장 큰 트리를 살 것이고, 그것은 미안하지만(진심으로 미안한 건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함인지..) 진짜 나무였으면 좋겠고 내가 원하는 오너먼트를 주렁주렁 달 것이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영화에서 맥라이언이 어퍼웨스트사이드에서 트리를 질질 끌고 가는 장면이다. 트리를 앞에 두고는 맛있는 요리를 해먹고 시원하고 또 맛있는 음료를 항상 곁들일 예정. 사람들이 필요할까? 그냥 가장 친한 두 사람 정도면 꽉 찰 것 같다. 일단 새 털모자도 하나 사고..
2022.7.4 Monday a.m. 11:43
노브라의 편안함. 예전엔 노브라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냥 그렇구나, 이상의 뭐 떠들고 말고 할 게 있는가 싶다. 왈가왈부하는 사람들만 이상하게 보이는 거 아닌가. 다만 그게 다수이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이 크든 작든 불필요하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에너지를 써야한다. 인생 별거 없는데..
2022.7.2 Saturday a.m. 2:24
오랜만에 낮잠을 잤다. 배불리 저녁을 먹고 자니 엄밀히 따지자면 그냥 잠이지만 깨어났으니 낮잠인 걸로. 룸메가 어디 아프냐고 했다. 그런 날도 있는 거지, 했으나 뭐 잠을 못잤다는 둥, 피곤이 쌓였다는 둥, 충전됐으니 이제 열심히 일할거라는 둥 변명을 하면 덜 한심해보일까 싶어 하려했으나 말았다. 자다 일어나니 입냄새가 나서 굳이 너무 많은 말을 하지 말자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낮잠을 잔 것이 꼭 한심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과 룸메가 나를 한심하게 보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보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잠에서 깬 후 내가 한 행동은 옷을 구매한 것이었다. 여기가 한심파트였어. 더 자라 그냥. 전 룸메랑 삼겹살 먹자, 먹자 하다가 시간이 몇 주 지나버려서 주말이기도 해서 연락을 했다. 안 그래도 내 생각을 했다고 했다. 요즘 귀여운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만나고 싶은데 만나고 싶진 않은... 미쳤나... 러닝머신도 오래 하고 싶은데 30분 겨우 넘기면 내려오기 바쁜... 너무 연관성없는 예인듯 하네. 지원초이 인터뷰 초안 마무리할 수 있을까. 지원초이는 자도르만큼 유명인사인데. 둘 중 누가 더 유명한가? 자도르는 지원초이라고 생각하던데. 사실 의미 없는 질문일뿐... 아침까지 깨지않고 잘 걸 그랬나보다.
2022.6.29 Wednesday p.m. 21:35
오늘은 4달러 어치 소고기 한근을 사다가 카레를 만들었다. 김치랑 먹으면 잔바리 소매치기 밥도둑 정도. 룸메가 졸리다고 안먹는다고 해서 마치 엄마처럼 너 먹으라구 한건데! 한술 떠! 사람이 밥을 먹어야지! 밥심이야 밥심. 할 뻔했다. 안했는데 다행히 잘 먹었다. 잘 먹는 걸 보면 뿌듯. 그나저나 어제 삼겹에 김치에 파절임에 생마늘 쌈장까지 너무 맛있게 먹다보니 아무래도 다시 한식으로 돌아서는 게 아닐지... 아니면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런건지도. 요리 잘하고 싶은데 그냥 하는 걸로 만족하는 듯. 자신있는 것은 치킨크랜베리샐러드. 먹는 얘기 끝
2022.6.29 Wednesday p.m. 20:42
돌아보면 너무 아름다울 시간들을 지금 당장 바라보고 아껴주는 일. 하나씩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물건과 습관들. 룸메가 기분이 안좋으면 안아주고 엉덩이를 토닥여주는 내가 귀엽다. 아침에 일어나면 굿모닝 인사를 하면서 룸메를 안아주고 잘 땐 굿나잇 해주는 우리가 귀엽다. 마음에 하나 남기는 것없이 투명한 사랑과 애정. 우리가 원하는 건 별거 아니었는데. 우리는 같이 꽃을 고르고 꽃을 바라보고 꽃이 피고 지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적당한 거리와 지나치게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아름다워서 기록하기.
2022.6.28 Tuesday a.m. 11:02
내가 그냥 너무 당연하게 습관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믿는 사람들, 가족 그리고 극소수의 타인. 가족이 지긋지긋하다고 종종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다들 다혈질에 지나치게 솔직하다보니 마음에 쌓이는 거 없이 현재의 마음만 남아있다. 다행인 부분.. 하지만 "부모에게 언제 전화 마지막으로 했어?"라는 친구의 질문에는 1분쯤 생각하다가 "한 달 전인가?"라고 답했다. 가족이 좋다고 해서 전화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라구..
2022.6.27 Monday p.m. 12:02
전 직장 동료들이 만나자는데 딱히 그러지 않고 있는 요즘. 아무래도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나뉘어서인 것 같다. 대체로 모든 것을 말하는 편이지만 이제는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으로 정해져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제는 J와 우리가 걱정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걱정과 반대의 상황이면 걱정하지 않았으려나 가정했는데 그 상황이 더 말이 안됐다. 그저 자기 인생에 대해서 자기만 논할 수 있을 뿐이다.
2022.6.26 Sunday p.m. 12:52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이 격렬하게 달라져버린다.
2022.6.24 Friday a.m. 8:03
자도르 인터뷰 하니까 조회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친구라서 그냥 귀엽다 귀엽다 하는데 (나보다 언니주의ㅋㅋ) 또 일적으로나 인성으로나 배울 점이 많다. 무엇보다 예쁜데 엄청 터프가이라서 멋있다. 우리 엄마는 맨날 자도르 머리 길고 단정하고 야무지고 날씬한 거 배우라고 하는데 지상 최대 외모지상주의 쩌는 분ㅠㅋ 머리 길고 날씬한 걸 어떻게 배워?ㅅㅂㅋㅋㅋㅋㅋㅋ 후... 아무튼 자도르 댓글 보고 아 더 해봐도 되겠다, 인터뷰이를 더 잘 알게 되었다니 뭉클하다, 나도 더 해봐도 되겠는데, 그런 용기를 얻게 되었다. 꾸준히, 계속해서 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지. 옆에서 보면서도 늘 안하는 사람... 이젠 한다고... 라는 말은 매일 잘 하는 사람... 아니 진짜 할거라고... 이것도 숱하게 많이 들어봤지... 아니 이번엔 진짜 진짜 진짜 진쯔.... 그만하자...ㅋ
2022.6.23 Thursday a.m. 11:27
어제는 두부에 소금 후추를 뿌려 굽고, 김치는 그냥 볶고, 삼겹살이 없으니 베이컨을 그냥 굽고 그렇게 각각 따로따로 된 세 개와 밥을 먹었다. 맛있네. 요즘 주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진짜 그런 게 없어서 답을 하려면 고민을 해야한다. 밥도 쌀도 빵도 아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켜오던 나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규칙들,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럼 그저 나 자신만 덩그러니 남는다. 내가 정한 방식으로 살아간다. 자유인가? 그러면서 석준이 준다는 장모님 한식 반찬을 기다리는 건 왜지? 관습인가?
2022.6.21 Tuesday a.m. 9:35
치유와 회복기.
2022. 6.16 Thursday p.m. 12:35
귀찮은 걸 귀찮지 않게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독립적인 삶인가? 혼자서 에어컨 설치 쌉가능! 이거 성공일기에 써야겠다. 이케아에서 산 가구들을 드릴을 사서 조립하고 있다. 구멍에 못을 맞춰서 세우고 드르르륵 못이 다 박혀버리는데, 섹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드릴과 못을 쥐고 있으니 약간의 혼란스러움도 느껴졌다. 몸을 쓰는 일은 묘하게 섹스와 연관된다. 못을 박는 일은 너무나 클리셰적인 예고, 무버가 아주 무거운 가구를 옮길 때도 나는 섹스적 움직임을(?) 발견했다. 쿵쿵 가구를 내려놓지만 그 와중에 섬세함이 묻어있다. 그의 핸드폰 배경화면은 와이프의 베리 핫 누드 빽바디 프로필 사진이었다. 그는 그걸 보면서 힘을 얻어 계속해서 무거운 짐을 옮겼다. 나는 그 사진을 더 보여달라고 했다. 그는 자랑스럽게 샤워부스에서 찍은 고품격 사진도 보여주었다. 그때 그가 흥분을 했는지 아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루에도 수백번 핸드폰 화면을 볼테니 감흥이 없으려나. 어쨌든 그는 내 짐이 적다고 좋아했다. 책장과 선반에 넣을 것도 거의 없다. 나는 미니멀리스트인가? 성격은 맥시멀리스트인데, 뭐 굳이 둘 중에 하나로 나를 정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긴 하다. 다만 맥시멀리스트를 지켜본 결과, 내가 책 전문가라면 아주 많은 책을 보유해야(읽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뿐이다. 짐도 없는 내가 사온 양념은 하필 "갈릭 파우더"였는데, J는 미니멀리스트가 웬 갈릭파우더를 사왔느냐고 물었다. 그렇다. 미니멀리스트에겐 후추도 됐고, 소금. 딱 하나의 양념이면 되는 것이다. 옆에서 시연이가 말했다. "한국인은 마늘이니까ㅎㅎ" 나는 거의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ㅋㅋ)
2022. 6.15 Wednesday p.m. 12:33
사실은 속으로 득달같이 나를 judge하고 있었다는 것. 그것도 일종의 배신이다. 하지만 그걸 하라 말라 할순 없지. 다만 조심하게 되긴 할 것 같다. 그저 단 한 가지, 내 스스로만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꽉 안아주기로 한다. 그럼 무슨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 사실만으로도 스스로 안심을 얻을 수 있다. 사랑이지 사랑.
2022. 6.13 Monday p.m. 11:42
인간에 대한 회의. "몇 명" 빼고 다 싫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이러면 안되는 것 같은데 요즘 스티븐유 노래 '연가' 자주 듣는다. 군대 간다 했다 안간 사람 노래까지 듣지 못하게 하는 건 좀.. 듣지 말라고 한 사람은 없긴하지.. 그저 대중앞에 무릎꿇을 뿐이다. 아무튼 "소녀를 위해서 난 노래하리~" 좋다 좋아. 소년과 소녀라는 말은 예쁜 우리말 같다. 아 한문이긴 한데.. 음.. 뭐 이렇게 한 문장 끝나기도 전에 걸리는 게 많냐. 소년과 소녀, 근데 갑자기 소변 생각나 미쳤나봐 오늘 글 읽은 사람은 무슨죄냐. 죄송합니다.. 군대가자...
2022. 6.12 Sunday a.m. 9:42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보면 어떨 때는 덩달아 내 마음도 일렁이고 어느 날엔 두렵다. 가만히 혼자서 편집을 시작하려는데 아일린에게 문자가 왔다. 히사이시 조 음악 링크였다. 급하게 SES 노래를 끄고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3초 만에 역시 좋다. 빠르게 음악이 나에게 좋은지 안 좋은지를 캐치할 수 있다. 그렇게 좋은 음악은 대체로 오랫동안 좋아한다. 단지 까먹고 더 듣지 않게 될 뿐이지. 삶의 물리성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정신임을 안다면 치열하게 무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이렇게 음악을 듣고 나뭇잎이 어디로 흔들리는지를 보고 빵을 먹는 대신 생각만 하고..ㅋ 하지만 당장의 삶에 직면한 것들을 해치우지 않을 수 없고 외면할 수 없게 살아온 탓에 대체로 중요한 것을 망각한 채 정신 외의 것들로만 삶을 채운다. 채울수록 텅 빈 아이러니가 인생이겠거니, 하고 살아간다. 두려울 때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건 내 인생에서 두렵지 않고 완벽했던 시간들이 있었냐는 거다. 지금은 오히려 반대가 되었다. 그러니 조금, 잠깐만 그럴 뿐이다. 좋은 날들이다. 아직도 봄이 느껴지는 여름 앞에서.
2022. 6.10 Friday a.m. 7:50
요 며칠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욕심같은 것인가? 미안해야하는 것인가? 사실 그저 대화일 뿐이라지만 그것이 타인의 깔대기 속에서 어떤 다른 것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있으니 침묵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작명(?)이 내가 외면하고 있던 진실일 수 있으니 부인하기도 뭣할수도 있고. 그건 그렇고. 이상한 꿈을 꾸었다. 미국인 친구가 석준과 애리네 집에 같이 살게 되었는데 내가 가본 석준네 집이 아니었다. 화장실에서도 맨하탄 뷰가 내려다보이고 길쭉하고 넓었다. 술방이 따로 있었고 계속 일만 했다. 갑자기 그 셋이 다 사라지고 자은과 자은의 동료들이 그 집에 왔다. 그런데 주인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느껴졌다. 꿈을 위한 무대였을 뿐일까? 나는 손님들이 왔으니 포크와 숟가락을 깨끗이 설거지 해준다고 하고는 더워서 옷을 다 벗었다. 그 상태로 자은과 자은의 친구들에게 포크와 숟가락을 건넸다. 팔뚝으로 가슴과 거기를 가렸는데 (거진 다 가려진듯;; 팔뚝이 굵은 것인가) 왜 옷이 그래? 누군가 물었다. 옷이 아예 없는데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나는 "그냥 더워서. 왜에. 좀 그런가?" 라고 하면서도 매우 어색하게 말했다. 당당한 차림에 비해 찌질했다. 그런데 내가 너무 포크 설거지를 오래 하는 바람에 자은은 이미 국에 밥을 다 말아 먹은 후였다. 나는 약간 내 자신을 책망했으나 옷차림에 대해선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 다 사라지고 자은의 동료만 남았는데 그 여자는 끝까지 "너 쿡이야 디저트야?"라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상 그들이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것은 나물들과 국이었다. 아니 시발.... 대체 이게 무슨 개꿈이야. 이 꿈의 근거를 찾자면 (그런 게 있어?) 내가 그저께 소주가 너무 먹고 싶은데 편하게 소주나 깔 사람들이 자은과 석준이었다. 동문이기 때문에 편한거라기엔 학교 다닐 때 술 마신 적 제로인데.. 아 그냥 이 사람들이 소주를 잘 마시는 사람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 "술ㄱㄱ" 단톡방에선 2시간 만에 답장이 왔다..ㅅㅂ 어쩌면 3시간.. "오늘 안돼ㅠㅠ"
2022. 6.8 Tuesday a.m. 8:36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안정적이고 따뜻한데다가 멋있고 매너있고 착하고 재미있기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람 역시 그런 사람을 원한다는 것을 문득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걸어온 행보는 어찌보면 불안정함에 대한 호소이자 구원의 요청 같은 것이었는데 각자의 삶에서 타인에게 손을 뻗는 일이란 지나치게 큰 용기와 희생을 요한다. 그럴 땐 그냥 지나가는 편이 낫다. 어른이란 자기자신을 더 사랑해야하는 법이다.
2022. 6.7 Monday p.m. 6:36
사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요즘. 그저 맞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잘 걸어가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변기가 막힌다거나 엉뚱한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거나, 먹는 걸로(ㅋ) 돈을 지나치게 썼을 때. 사소하게 뭔가가 어긋난다고 느껴질 때면 인생이고 나발이고 그냥 모든 삶을 되감기하면서 엉망처럼 느끼고 슬퍼하려는 속성이 발동된다. 특정인을 원망하기도 하고 놀아난 나를 탓하다가 가엾게 여기기도 하면서 잠이 들기 전까지 주로 그런다. 그나마 글을 쓰는 걸로, 다시 오늘은 오늘의 걸음을 마저 걸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저번주 목요일인가 금요일인가에 갑수에게 내일 6시에 전화하자, 라고 했는데 완벽하게 까먹었다. 오줌을 갈기다가 그 생각이 난 거 보면 그것이 갑수의 운명인가,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2022. 6.3 Friday p.m. 8:36
SES, HOT 노래 들으면서 삼겹살에 쏘맥 먹은 날. 명곡일세 명곡이야. 아 모둠 한 판으로 끝내기엔 아쉽다며 모둠 두 판을 시키는데 양은 쌉가능인데 돈이 아까워서 잠시 망설여졌다. 소고기도 아닌데 200불 그냥 넘구요. 그치만 처음으로 뉴욕에 와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이기에 이성을 잃어 자제할 수 없었다. 배가 터질 듯 먹은 게 오랜만이었다. 날씬한 친구는 달달한 음료를 마신다고 했고 나에게도 마시라고 했다. 마셨다가는 토할 것 같았는데 막상 먹으니 오늘이 지구에서 마지막 만찬이라고 해도 괜찮은 코스였다. 브라이언트 파크가 여의도공원처럼 느껴졌고 5시간은 더 걸을 수 있을만큼 힘이 넘치는 기분이었다. 비건 세상과 정반대의 행보 무엇.... 다시금 금식 생활에 돌입한다.
2022. 6.3 Friday a.m. 7:3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정리하고 글을 쓰고 하루를 준비한다. 내가 혼자 살게 되면서 들인 지속적인 습관이다. 그러다보니 술도 잘 안먹게 되고(한 병은 술마신 걸로 안침..) 어쩐지 재미가 덜한 느낌이긴 한데 정작 아침에 피곤하고 낮에도 계속 피곤할 것 같은 기분이 싫네.... 아 늙은거야 이거야말로 빼박이지... 어차피 낮엔 회사에 있으니 피곤해도 괜찮긴할 것 같다.... 오늘은 삼겹살에 소주를 마셔야겠다. TGIF
2022. 6.1 Wednesday p.m. 9:36
난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체로 좋아한다. 전적으로 내가 선택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많이 들이대도 된다는 걸 지선언니 덕에 점점 깨달았다. 생각난김에 언니에게 카톡하기. 워낙 너무 다 나를 알아서 새로 업데이트 할 사건은 없어도 소소하게 이야기하는 걸로도 좋으니까. 뉴욕전직장 동료들에게 카톡이 왔다. 아니 그러고보니 뉴욕이라면서 카톡만 겁나 하네ㅋㅋㅋㅋㅋ 막상 다닐 때는 멀리서만 보다가 그 친구가 용기내준 덕에 더 가까워진 동료가 있는데 조만간 코리아타운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 그냥 한국이냐... 소주하우스 가야하나... 오늘은 포트폴리오도 정리하고 뭐 하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호들갑 떨지 않고 덤덤하게 뭔가를 하면서, 결과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또 뭔가를 하고, 그러다 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또 다시 뭔가를 하고, 돌이켜보니 저번달엔 사업을 할 뻔한거다. 허허. 그게 또 다 사람과 얽힌 일이었네. 우리엄마랑 동갑인 선배님이 저녁 먹자고 해서 설렜네. 아 오늘 쓰려던 일기는 딴 거 였는데 그건 내일인척 내일쓰자.
2022. 6.1 Wednesday a.m. 7:28
근래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결과가 좋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가났는데 창밖에 뷰는 예뻤다. 모호하고 흐릿하게 ㅈㅜㄱㅇㅡㅁ을 생각했다가 무작정 나가서 걸었다. 계획도 목적도 없이 걸어야만 한다. 그런 기분 이라면. 스물스물 피자나 먹을까, 피자가게에 간다는 목적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흔한 브루클린 동네 피자집이고 걷다가 가장 먼저 만난 곳이고 별점은 찾지 않았다. 그리 맛있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동네에 산다면 그냥 먹어야 한다. 그것이 지역주민이 하는 일이니까 나는 치즈슬라이스 하나를 주문했다. 그 사이에 초딩 딸과 저녁으로 피자를 먹는 흑인 여성은 팁 통에 팁을 내며 점원과 따뜻한 말들을 주고 받고 있었다. 내가 계산을 하려는 때에 점원은 카드는 안된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두 조각의 피자와 콜라 하나를 시키면 카드도 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까지 먹고 싶진 않아서 나 또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흑인 여성이 얼마냐고 물었다. Three dollars. 그녀는 말했다. I will take it. take 인지 have 인지 get 인지 pay 인지 동사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그녀가 5달러짜리 지폐를 들고 내게 와주었다. 점원은 누구 돈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 땡큐, 하고 돈을 받았고 거스름돈을 주었다. 나는 호들갑을 떨며 넌 신이고 천사고 니가 나를 살렸다고 쉬운 말들을 늘어놓았다. 그녀는 누군가 자신에게 베푼 친절이 있었기에 자기도 기꺼이 그러는 거라고 그것이 바로 뉴욕이라고 했다. 피자는 뜨거웠고 도우는 얇고 바삭했고 치즈는 적당했다. 내가 몇 달간 먹은 피자 중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심리적으로..) 진짜 이쯤되면 신 믿어야 되는 거 아니냐며, 하지만 여전히 일요일 상납은 너무 하지 않느냐며, 그런다.
2022. 5.30 Monday p.m. 3:11
미치고 발광스러워서 웃음이 났다. 나는 왜 그렇게 많은 것을 고려하느냐고 물었고, 혼자서는 그것에 대해서 나쁘게 판단했다. 하지만 나도 그러고 있지. 이건 나이의 마법처럼, 누구나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시기가 있기 때문일까? 20대엔 죽어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자연스럽게 스르륵 나에게 다시금 다가오며 그 스스로가 보상을 취하게 된다. 깨끗한 공간과 정갈한 옷차림과 넘치는 지성과 사려깊음, 찌질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음. 쿨함. 눈이 부심. 아름다움. 귀여움. 탄탄하고 섬세함. 좋은 모든 것들은 어째서 한 곳에서 발현되지 않는 것인지, 인생의 안타까움이란 거기에 있구나. 그렇지만 역시 날씨가 너무 좋다. 여름이구나. 여름이야. 봄이 가고 비로소 여름이 왔다. 불과 스크롤 조금 내리면 봄이 너무 좋다고 했다. 오늘은 난 여름이 너무 좋아서 가슴이 막 두근거리고 그런다. 그리고 나는 곧 시험을 본다ㅅㅂ... 인생은 자주 안타깝고 자주 행복하고 하여간 너무 쉬워.
2022. 5.22 Sunday p.m. 12:50
ㅏㅇ씨발너무 지겨워서 미칠 것 같다. 지겹다. 지겹다. 지겹다. 지겹다. 지겹다. 빨리 이혼 서류 정리하고 끝내는 것. 이제는 미움이 너무 커져버려서 제발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담배 한 갑을 사놓고 그대로 두었는데 조만간엔 라이터를 살 것 같다. (대체 언제 뜯어...)
2022. 5.17 Tuesday a.m. 06:42
뉴욕에는 멋있는 여자가 많아서 좋다. 그 여자들을 만날 여력이 안되는 게 아쉬운데, 그건 내가 그만큼의 열정이 없어서일까? 같이 나가 술도 좀 마시고 놀아 재끼고 싶은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쉴 시간을 확보하려고 발버둥친다. 그래도 된다. 그렇게 하렴. 그런 말들을 많이 해주고 있다. 잘나가는 사람들을 언팔했다가 팔로우했다가 언팔했다가 염탐했다가 하는 이유도 그거다. 그 사람들처럼 되려고 나를 밀어버리고 한심한 눈초리를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들어가본 인플루언서 작가겸 크리에이터는 말도 안되게 더 대단해져있었다. 불과 몇 개월밖에 안된 것 같은데, 아앗! 안돼. 안돼!
2022. 5.14 Saterday p.m. 20:20
이상하고 순수하고 재미가 없는데 생각해보면 재미가 있는 그런 대화에 끌린다. 그러니 계속 현실과 멀어지고 싶어하는 듯. 계속 봤던 영화를 켰다가 보다가 말다가 한다. 새로운 영화를 보기엔 부담스럽다고 해야하나. 더월스트펄슨인더월드 영화를 아주 오래전에 본 것만 같다. 누군가랑 같이 보고 싶었는데 혼자 봐서 다행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봐야하는데
2022. 5.14 Saterday p.m. 12:06
뉴욕에 온 후로 아이스아메리카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 첫 입에 느껴지는 향과 맛에 실망하기를 반복하는 게 지겨우니까 그저 시원하기만 하면 만족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어렵더냐? 아메리카노가 미지근한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때면 아이스를 더 달라고 요청하곤 한다. 심지어 어떤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뜨거운 커피로 잘못 내줬는데, "나 아이스로 주문했어"라고 다시 말했을 땐, 이미 물이 섞인 뜨.아에 얼음만 그대로 부어줬다. 그러니까 물이 에스프레소보다도 훨씬, 훨씬 많은 상태로, 보리차를 내준 것이다. 제발! 그 모든 경험 이후엔 커피든 보리차든 미지근하든 뜨겁든 이해심이 확장되었다. 누구와 함께 마시는지,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중요한 건 오직 그 뿐인 거지. 나는 대화로 사람을 평가하면서 정작 내가 내뱉는 대화는 주어, 동사도, 문장도 잘 생각을 안한다. 그런 와중에도 나를 알아주길 기대하거나 일종의 테스트 같은 걸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거나 사실은 모든 것에 별 관심이 없거나.
2022. 4.28 Thursday p.m. 20:45
와비랑 브루클린 피자크루에서 피자를 먹고 동네를 몇 바퀴나 천천히 걸었다. 선셋이 지고 있었는데 나는 선샤인이라고 두 번쯤 말했고 와비는 선셋이라고 정정해주었다. 원래 우린 피자를 한조각씩 먹기로 했지만 점원이 갓구운 치즈피자 한 판이 곧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다가 자연스럽게 각자 2개의 슬라이스를 시켰다. 피자를 먹고 레몬스파클링 워터, 오렌지 스파클링 워터를 마신 후 담배를 피웠다. 숨쉬듯 연기를 날려보내며 천천히 평화로운 브루클린 동네를 걷는 것이 나를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늘 똑같은 결론이지만 역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2022. 4.26 Tuesday p.m. 11:55
'좋은 대표님 같은데...' 여기엔 모두가 알거나 경험했다시피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내가 좋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편협한 면모를 떠올리면 그거나 그거나다. 출근할 때 크롭탑을 입는 건 아무리 뉴욕이어도 아니지 않나 생각하지만 뉴욕회사였더라면 전혀 내가 개의치않고 입었을 듯. 치마를 가슴까지 끌어올려 맨살을 가려야겠다. 이렇게까지 이 옷을 입어야하나? 묻는다면 그건 옷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특별한 날 입는 옷은 오직 하나의 원피스 뿐. 아직 봄이 오지 않았으니까 이 옷을 얼마나 더 자주 입게 될지 두렵다.
2022. 4.22 Friday p.m. 7:55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혼자서 보내는 금요일이 너무 좋아서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웃음이 새어나오는 밤, 낮에 계속 흥얼거리게 되던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일기장을 꺼내든다. 아 적당량의 사랑만 있다면, 혼자의 삶이란 끝없는 고귀함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간까지 읽다가 더 궁금하지 않게 된 <제인 오스틴의 북클럽> 소설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 더는 못 읽겠어. 지루하고 늘어지는데 왜 이리 분량이 긴 것일까. 작가에겐 뺄 수 없이 필수적인 부분이었을 테고 재미있기도 했겠지, 먼저 읽은 편집자도 마찬가지겠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독자들도 그랬을 테니 베스트셀러도 되었겠고. 그렇다고 내 취향을 의심하지도, 베스트셀러를 입을 삐죽거리며 비아냥거리지도 않는다. 어디까지나 그렇다고 몇 마디 끄적거리는 것일 뿐이고 거기에 대해선 추가로 할 생각도,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좀처럼 생각을 오래 품지 않는다. 생각 대신 말을 하는 것 같고, 그것이 나를 편안하게 하고 또 안정적이게 해준다. 나는 그저, 이런 내가 귀엽고 좋다. 나를 많이 사랑하는 듯...네... 하지만 아침에 먹다 남은 밥을 데워 치팅데이를 가졌다. 어제도 토핑을 많이 추가한 피자를 먹었음에도 감히 치팅데이라는 타이틀은 오늘만 붙이는 거지. 그런거지..
2022. 4.14 Thursday p.m. 5:36
요즘 하는 일이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라서 대체로는 좋다. 어쩔 수 없이 개인번호로 연락을 해야했는데, 자꾸 개인번호로 연락하는 사람이나 급하다고 짜증내는 사람, 그냥 원래 싸가지 없는 사람 등 사람을 상대하면 어디에나 발생하는 일들이 얽혀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사람은 좋은 것. 오늘은 길고 긴 사연을 가진 분의 이야기를 일을 처리하면서 드문드문 듣다가 그분이 가고 나서 눈물이 났다. "한 주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봐요"라고 했는데 그런 말조차도 그분은 고마워했다. 대체 슬프지 않은 인생이란 게 있던가? 어제 어떤 할아버지는 로맨틱한 섬 이야기를 해주었고 60년 전에 자신을 짝사랑하던 여학생 (지금은 할머니)과 북미 일주를 할거라고 했다. "와이프는 어쩌고요?" 내 질문에 할아버지는 내가 어쩌다 이런 사람이 됐느냐고 안타깝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그럴 수록 더 삐딱해지는 나는 "그 할머니의 남편은요?"라고 또 물었다. 그분도 세상을 떠났단다. 난 멈추지 않았다. "여고생 때 모습이랑 할머니 때 모습이랑 달라서 좋아하지 않게 되는 거 아니에요?" 할아버지는 거의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이미 카톡으로 매일 사진 주고받는 걸?" 하하하하 재밌게 사신다 정말. 인생이란 슬프고도 아름다운 것이지. 오늘은 언니랑 마차를 탈 것이다.
2022. 4.13 Wednesday p.m. 5:41
와 봄이다 봄. 올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 좋아한다고 말하자마자 끝나버리더라도 아무런 상관도 타격도 없이 그저 너무 좋아서, 길을 걷기만 해도 두근거리고 조금 울컥한다. 모든 것이 이렇게나 쉽고 단순한데 머리와 마음에 왜 그리 여러 개를 질질 끌어 담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17도, 과한감이 있지만 봄이기 때문에 어깨도 드러내고 몸을 과하게 움직이면 등도 배도 드러내도록 설계된 옷을 입었더니만 선배님이 여름엔 대체 어떨지 궁금하단다. 하하, 하고 웃었지만 속으로는 "할 수 있는 한 다 드러내봐야죠^^; 그 전에 이곳을 탈출하고요.."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여름엔, 또 올해는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고 쓸 것 같다. 작년에 왜인지 사놓은 - 그것도 자라에서 45달러나 주고 산 - 세일하면 10달러에도 살 수 있을 텐데- 거의 젖꼭지 빼고 드러나는 듯한 나시가 있는데, 한 번쯤은 입어야 할 것 같다. 돈을 냈기 때문에 입어야 하는 거지. 이 돈 내고 중고로 살 사람도 없을 테니 그저 다섯 번쯤 입으면 45달러 값은 했다 치겠지. 그치만 뻘쭘한 표정과 착해보이는 얼굴 - 나는 성격에 비해 얼굴이 착해보이기 때문에 - 로는 안되니까 당당하고 쎈 표정 연습도 병행해야겠다. 물론 지나친 운동이 급선무겠지만. 오늘은 미팅이 있는데 정작 준비한다고 아지트 카페에 와서는 거울보면서 오랜만에 일기나 쓰네.....
2022. 4.9 Saturday p.m. 1:11
나는 가끔 가본적도 없는 파리에 가는 꿈을 꾼다. 보통 꿈들은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파리에 갔었던 꿈은 마치 여행 기억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어제는 악명높은 파리 지하철까지 탔다. 그저 파리 가본 사람들이 했던 파리지하철 이야기만으로 장소가 뇌 속에서 구현된 것이다. 난 그 악취와 좁고 더러운 지하철마저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루짜리 출장이었지만 에어비앤비 한국인 젊은 여자 주인들은 쿨했고 나에게 봉고차도 제공해주었다. (물론 꿈..) 아 이거 설마 미드나잇인파리 영화의 한 장면이었던가? 내가 왜 이렇게 파리 꿈을 꾸냐면, 아마도 파리만큼 로맨틱한 곳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파리에 갔을 땐 (물론 꿈..) 엄마랑 동생이랑 같이 가서 베르사유의 정원(?)에 갇혔는데 날씨가 참 좋았다. 다시 생각이 많아진다.
2022. 3.31 Thursday p.m. 5:58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하지 않는 것. 그건 아무 생각도 없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난 요즘 말하는 곧이 곧대로를 믿는 버릇이 생겼다. 누군가가 그렇다고 말하면 그런 것이다. 말하지 않는 것까지 믿을 수는 없는 거고 말한 것을 애써 의심할 필요도 없는 거니까. 이렇게 내일부터 4월이 된다. 4월 봄봄봄봄봄봄 내생일....:) 나이를 생각하면 내생일은 12월 32일이기로 해....
2022. 3.27 Sunday p.m. 10:21
오늘은 운동은 못(안)갔지만 영어를 많이 사용한 날. 운동과 영어가 대체제도 아니고 영어를 쓴다고 몸이 탄탄해지는 것도 아니지만.. 몸 대신 머리를 썼다고 생각하면 나름 합리적인 익스큐즈인듯. 은 개뿔.. 족발과 짜장면을 너무 많이 먹었는걸. 그리고나서 가만히 명상하면서 언니들의 순수함과 친절함에 고마움을 느꼈다. 무슨 언니들이 종교도 아니고 기도하는 것도 아니고.. 허허 이럴 땐 카톡을 하나씩 보내야지. 표현은 좋은 것이니까... (술은 안마심..)
2022. 3.26 Saturday p.m. 4:39
숙취는 왜 기상직후에 오지 않고 4시간 후에 오는가? 술을 먹었지만 7시에 일어나서 월가에 있는 헬스장에 가고 뛰거나 걸으며 웃다가 크로아상을 사러 갔고 티타임을 가졌다. 정확히 그후 4시간 후 브런치 먹으러 갔다가 토했네... 결국 한 입 뜨고 포장. 토를 해야 비로소 숙취가 해소되는 기분이라 그 후에는 다시 태어난듯 상쾌했고 동시에 허기졌고 약간 심심해졌다. 약속이 있던 건 아니지만 약속이 취소된듯한 기분에 휩싸였고 친하지 않다면 역시 점식약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은건지 안하면 그만인데 어쩐지. 집에 와서는 세탁소에 갔다. 세탁소 아줌마가 1시간은 기다려야한다고 해서 또 걸었다. 걸으면서 너무 졸렸다. 하품하면서 걷기. 이 말이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품을 많이 했고 보폭을 크게해서 걸었다. 갑자기 소나기가 왔다. 그치길 기다리다가 그냥 후드를 뒤집어쓰고 비사이로막갔다. 자 이제 편집을 또 해보자... (편집하는날=일기 많이 쓰는날..) 집에서 편집할 수 있을까요... 24시간 카페가 있다면 애용하겠어...
2022. 3.26 Saturday p.m. 4:27
금요일 일기: 새벽 6시부터 술먹자고 문자했더니 집으로 오라는 친절한 커플. 그리하여 상쾌했던 그 아침은 하필 말을 너무 싸가지없게 하는 아줌마를 상대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순탄했던 나의 정신고행길에도 차질이 생겼다. 와 존나짜증나존나짜증나. 라고 입밖에 내버려야 속이 시원해질 정도였다. 불친절에까지 친절할 수는 없는 거다. 타인에게 왜 그런 표정과 말투를 내보이는 걸까?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서? 점심시간에는 닭가슴살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닭한마리 잡아온거냐고 했다. 너무 싱겁고 뻑뻑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먹었다. 빠르게 먹고 빠르게 책을 읽으러 달려갔고 이너피스가 곧바로 충전되었고 5시가 되어 또 다시 달렸다. 언니를 만나러, 언니랑만 할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고ㅋㅋ 홍가브리엘과 김에리카네 집으로 갔다. 그후에는 평범하게 와인 많이 마시고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고기먹고 그랬다는 이야기다.
2022. 3.25 Friday a.m. 6:24
'나무 아래 홀로 앉아 무심히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이와 같은 일상적인 집중과 정진이 아름다움을 만들고 자비스럽고 온화한 모습을 만들어낸다' 정신차려...!!! 책과 노래 가사에 몹시 두들겨 맞는 요즘. 나이를 생각하면 저절로 숙연해지지만 애써 지운다 숫자를. 내가 무엇을 원한걸까? 동시에 생각하는 건, 아보카도 샌드위치 싸가 말어, 원피스 입어 말어, 겨우 이런 것.
2022. 3.24 Thursday p.m. 15:49
영화보다가 너무 설레서 죽을 것 같았는데 또 마지막에 잠이 들어서 갑자기 어떻게 저렇게 된거지? 눈치껏 파악했다. 결론이 좀 쿨하지 않았던 것 같아, 라고 하기엔 존 사람은 입닥쳐... 난 영화를 만들거라면서도 영화를 보면서 잘 존다. 겨울왕국 볼 때도 잠이 들었고 (1, 2탄 둘 다) 매드맥스 보다가도 잠이 들었고, 거의 모든 영화를 보다가 존다. 영화관이 무슨 모텔도 아니고. 모텔이라는 말도 너무 오랜만에 사용하네. 뉴욕모텔이라는 말은 어색하니까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신촌에 뉴욕모텔을 오픈해야겠다. 하루에 10커플씩이면 월 천은 들어올거야. 아무튼 그렇게 졸다보니 디즈니에 가서 굿즈를 살 때 어딘가 찝찝하다. 졸았는데.... 진정한 팬이 아니라고 난....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피곤해서 졸았다고 하기엔 원래 졸기 때문에 존 것이었다. 그래도 어제는 정말 피곤하긴 했는데. 사랑이란 뭘까? 요즘은 어릴 때처럼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는데 역시 피곤하다...
2022. 3.20 Sunday a.m. 10:32
아 봄에 알바 그만두길 너무 잘한거지... 경제와 낭만은 공존할 수 있는가? 부자들이 낭만적인가? 가난한 사람들이 대개 낭만적이지 그러니까 우리의 낭만은 개나줘야하고 하지만 개는 이미 낭만 그 자체고 그럼 슬퍼지는 쪽은 역시 우리고. 그나저나 봄에는 어떤 술을 마실까? 싸게 취해버리기엔 봄은 너무 길단말이지. 어제 꿈에는 김호기 교수님이 나왔다. (윤석열 때문인가...) 300명이 꽉 찬 강의실에서 진보와 보수 강의를 들으며 졸았지만 나는 교수님을 좋아했다. 아마도 지적인 사람이 이상형인 건 교수님 탓도 있으리라. (그 전부터 그랬지만서도..)
2022. 3.19 Saturday p.m. 11:32
날씨가 좋아서 울고 노래가 아름다워서 울고 대화가 재미있어서 울고 친구들이 너무 좋아서 울고. 어쩌면 행복하다는 단어는 어떤 것도 담을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일기는 짧게 쓰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려는 관종 올림
2022. 3.17 Thursday p.m. 10:11
배우신 분 종완씨... 가사를 너무 잘 쓰니까 결국 매일 한곡 반복으로, 운동과 출퇴근 시 도합 3시간 넘게 듣는 것 같다. 세심하게 무언가를 캐치하고 은은하게 케어하는 사람들을 나는 좋아한다. 종완씨의 가사가 마음에 닿을 때 그가 너무 느껴져서 나는 또 아.. 결국 빠순이가 되어버렸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난 춤을 추죠. 너의 눈 속에서/ 어쩌면 우린 운명이 아닌 우연이었을까요. 어쩌면 우리 영원이 아닌 여기까진가봐요/ 종완씨 에세이 존버해봅니다..... 아 나도 출판사 있지 참... 책 내준다고 연락해볼까....(인쇄비는 빌려달라고 해보자...) 일단 연락처부터 알아내..... 이렇듯 요즘은 쓸데없는 생각도 하고 울면서 달리거나 책을 읽으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ㅎㅎㅎㅎ 다음 곡은 뭔지 모르지만.
2022. 3.16 Wednesday a.m. 6:25
나의 우주엔 무엇이 있나. 빛이 되지 못한 반물질 주제에 너무 많은 것을 쓸어담고 살았다. 엽기떡볶이와 (또는) 갈릭치킨을 배달시키려는 걸 참았다. 빛이 되지 못한 반물질 주제에 너무 많은 것을 우겨넣고 살았던 것이다. 나의 우주에는 타인과 나눈 문장들과 경쾌한 목소리들, 사랑과 노을, 현자들이 있다. 이 정도 구성이면 충분하다. 이어령 선생님의 생각과 글이 스무살보다 더 스무살처럼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마음속에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마음대로 생각했다. 내가 많은 것을 쉽게 좋아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선생님과 결이 맞... 아, 알람없이 또 6시에 눈이 떠졌다. 부지런해진 게 아니라 늙어진 것인가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며 더 자려다가 일어나서 일기를 쓴다. 회사가기 전에 헬스 가 말어 가 말어 가 말어 가 말어. 아.. 여전히 소란한 나의 좁고 좁은 우주.
2022. 3.14 Monday p.m. 9:1
백년만에 장본 날. 장보기, 요리하기, 설거지하기 나는 이 3종 세트를 사실은 생각보다도 더 싫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치만 자기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걸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법..이라고 억지로 생각하며 트레이더조에 가서 최대한 덜 귀찮고 적당히 건강한 재료들을 구매했다. 선배님들이 주시는 음식이나 과일, 탕비실 견과류로 영양과 비타민 할당량을 모두 채우려고 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거지도 이렇게는 안할거야.. 아무튼 오늘은 한국시간으로 내동생 고다 생일이다. 고다 보고싶다... 그렇지만 선물은 안보냈고... 전화했는데 고다는 그냥 끊어버렸고... 가족들 보고싶고... 하지만 엄마카톡은 차단해두었고... 차단해도 우린 서로를 이해하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고 ~고 문체에 중독되어버렸고..
2022. 3.12 Saturday p.m. 4:57
아 티벳 친구 디펜이 일하는 브루클린 카페에 가서 아아 3잔 정도 공짜로 마시고 집에 가야겠다. 근데 티벳 친구 2명이나 나에게 "처음에 너 티벳사람인줄 알았어"라고 했다. 그거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친구들은 좋을 게 뭐 있고 나쁠 게 뭐 있냐고 했다. 나 설마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그런 생각 한 거 아니겠지. 후지다 후져.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자은언니가 티벳여자를 구글에서 검색했는데 밭에서 캔 무언가를 들고 곧바로 고개를 든 얼굴이 영 아니었다. 내가 기분 나빠해도 될 듯 했다. 이따 집에 가는 길에 맹세코 페리카나는 그냥 지나칠 것이며, 그후 단 한 번도 보지 않은 장도 조금 봐야겠다. 그래도 내가 언니인데 너무 동생 음식과 냉장고를 축내고 있다. 아, 물론 언니답게 술은 잘 채워넣고 있다. 오늘 끝낸 책 때문에 하루 종일 볼이 뜨겁다.
2022. 3.12 Saturday p.m. 5:40
온도 너무 보고싶어서 우는 토요일. 소주를 꺼내려다가, 강아지가 보고싶다고 소주를 마시는 것이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을 마셨다. 물 마시는 김에 웃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놀러간 선배님 집에 장성한 아들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아들, 여기 이모 좀 집에 데려다줘" 이랬다. "아니ㅋㅋㅋㅋㅋ 저기 선배님!!! 이모라뇻!! 누나죠 누나^^... 거 누나라고 불러요 편하게^^".... (극혐+불편) 이건 마치 아저씨가 "그냥 오빠라고 불러~" 이런 느낌인가...
2022. 3.12 Saturday p.m. 1:24
우리는 태도와 방식이 너무 달랐다. 나는 다른 방식을 이해하려고 오랫동안 애썼고 너는 그 방식만을 이해받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언젠가는 끝이 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결국엔 이렇게 되었다. 여전히 너는 그것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부정하고 그건 하나도 변하지 않은 너의 모습이고 나는 그런 너에게 어떤 감정 형용사도 남길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그 시간들은 어떤 의미에선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을테니, 또 나는 내 모든 것을 다해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도 미련도 아무 것도 남은 것 없이 명쾌하다.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너의 사정일 뿐이야. 호소는 그만해 이제. 엄마가 내 얼굴에 가느다란 상처가 나는 꿈을 꿨다고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연락을 달라고했다. 뭐야 이거 무슨 이혼몽 이런 거야 뭐야ㅋㅋㅋ 선배님 집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는 걸 멍하니 바라보면서 책을 읽고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반어법이 아니라 진짜 너무 너무 너무 좋네,,,,,
2022. 3.11 Friday p.m. 11:12
피곤이 좀 가신 한 주. 금요일 퇴근 후 콜롬버스 써클에서 언니와 만났다. 밥먹자, 하다가 하필 장조지 산하의 누가틴..?이라는 곳에 갔다. 장조지보단 아니라지만 내 기준으론 분위기가 고급이었다. 따지고보면 가성비가 좋은 듯. 다만 오늘 하루 종일 너무 더워서 니트 자켓 다 벗고 후줄근한 남방 하나 입고도 땀 흘린 사람이 가도 되나 싶긴 하다. 잠시 비싼 곳이 너무 지긋지긋한 후줄근한 차림의 부자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었지만 막상 치즈버거 시키니까 딱 보이는 그대로...였고.. 드링크는 저스트 탭워러였고... 아무튼 분위기가 너무 좋고 멋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계속 웃음이 났다.ㅎㅎㅎㅎㅎ 거기다가 언니가 사진을 찍어줬는데 어플로 찍은 터라 너무 예쁘게 나와서 그냥 쌩카메라로 찍으라고 했는데 어플과 별 차이가 없었다. 어머 뭐야 너무 예쁘네...ㅠㅠ 적어도 나는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 누구도 이 사태에 대해 논하거나 지적할 순 없는 노릇인 거지. 요즘 글은 안쓴다. 일기는 쓴다. 일기는 글이 아니다. 고로 평가받지 않는다..
2022. 3.10 Thursday p.m. 8:37
드디어 거의 한 달만에 플레이리스트를 바꿨다. 분위기 쇄신이랄까. 낮에는 뉴욕연예인님이랑 사진을 찍었다. 나랑 거의 10살 차이인데 내가 언니인줄. 애기피부에 놀랐다. 연예인이란 이런 것이구나. 분명 에센스나 크림으로만 되는 건 아닐텐데. 내가 더 피부에 바를 수 있는 건 없는데. 일종의 절망이었다.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나는 최선을 다해 세수를 하고 석유냄새가 자욱한 바세린이라도 덧발랐다. 언젠가는 얼굴에서 석유를 캐내서 수출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 고작 이런 이야기인가 싶어 의미있는 척 몇 문장을 덧붙이자면, 요즘엔 나는 사람을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발견하는 것 또한 쏠쏠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만 그 사람이 나를 발견하지 못하면 그건 (그자에게) 유감스럽게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아쉬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좋아하지도, 더 관여하지도 않는 마음이 나에게 건전하게 느껴진다. 종종 사람을 발견하다보면, 발견할 사람이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알게 되는데 그래서 뭔가 더 인생이 재미있지.
2022. 3.9 Wednesday p.m. 8:37
중국음식점에 갔었다. 딤섬은 맛있었고 콜드누들은 차이나타운 3달러 짜리가 훨씬 나았고 가지는 싱거웠고 두부면은 보기보다 괜찮았다. (평론가세요,,,?) 남은 건 잽싸게 포장해서 아침에 일찍 회사에 가서 전자렌지에 2분 데워먹었다. 사람들이 다들 한 마디씩 했다. 어디서 난 음식이냐, 무슨 요리냐, 밥은 추가로 더 안 먹냐, 아침을 왜 안 먹고 왔냐, 그걸로 되겠냐 (양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 그냥 먹지말껄, 잠시 후회할 뻔했는데 거기서 좋은 점을 찾자면 사람들이 남의 일에 뭔가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새로워서 재밌었다는 것이다. 마치 모닝 코미디연극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는 아침을 회사에서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먹는 얘기로 시작한 김에 먹는 얘기로 끝내자면, 점심 땐 약속이 있어 한식당에 갔는데 하필이면 거기에 또 회사사람들이 다 있었다. 젠장. 그치만 런치세트로 나온 치킨 2 조각이 너무 맛있어서 조만간 또 가서 한 마리를 먹을 것 같다. 먹방 일기 끝...
2022. 3.8 Tuesday p.m. 9:08
지하철 명상의 시대는 끝나고 누가 깨울때까지 숙면하는 요즘. 아ㅋㅋㅋ 너무 피곤해.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일 어때요?" "피곤해 죽을 것 같아요ㅋㅋ" "네? (그게 그럴 일은 아닌데 왜저러지)" 오늘은 그래서 그냥 일찍 자려고 했는데 피곤한 사람들이 오히려 늦게 자는 거 국룰,,, 지금은 조용히 석준오빠가 번역해준 내 첫 영화대본을 읽고 있다. 시간으로만 따지자면 석준과 나도 10년이 넘은 관계인데 친구가 어떤 걸 잘하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리고 관심도 없었던 거지ㅋㅋㅋㅋ 아무튼 정신없이 점심시간에 쓸데없는 보안 핑계로 와이파이도 깔지 않은 회사에서 보낸 대본을 완벽히 뉴욕스럽게 만들어줘서 정말 감동이네. 이로써 또 한 명의 크루가 생겼다. (정작 내 크루에 자기가 속하는지 본인들은 잘 모름ㅋㅋ) 웨이비한테 오디오 해달라고 하면 되고 (강제..), 뉴요커인 예쁜 여자 주인공도 발견했다. 다만 이마에 동그란 무언가 하나가 영화에 영향을 줄까 걱정되는데 시나리오나 잘쓰자. 다음 곡은 뭐죠? 오늘은 꼭 3명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자자. 근데 방금 총소리 같은 심장 내려앉는 큰 소리는 뭐였을까. 총소리는 아니겠지...
2022. 3.7 Monday p.m. 10:24
나는 원래부터(?) 멋있는 노래를 듣는 사람을 쉽게 좋아했다. 쉽지만 그 사람들을 손가락 몇 개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노래가 별로 없고, 별로 없는 와중에 그걸 듣는 사람을 발견하는 일도 어렵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된지는 모르겠다. 귀가 예민한 편인가? 음악은 귀로 듣는 건 아니니 그것 때문은 아니지. 같은 멜로디, 같은 가사를 나와 다른 공간에서 듣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면 뭔가 함께 있는 기분이 들어서 묘하게 설렌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거기엔 어떤 체크 남방이나 티셔츠를 입고 있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슬프게도 단순히 음악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지 마음이란. 우리가 같은 노래를 좋아한다면 나는 종종 생각한다. 그 애도 그 생각을 했을까? 어떤 음악을 좋아한다는 건 적어도 그 시간 동안은 음악과 결이 맞는 감정을 느끼면서 깊이 생각할 줄 안다는 뜻이니까 음악과 별개로 매력을 발생시키는 지점이기도 하고. (나처럼 헛생각을 할지라도 말이다) 하여튼 취향이 안맞으면 더 만나고 싶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극단으로 치닫는다) 그래서 하루키를 좋아하는 걸 넘어서 사랑하지.. 대작가의 글보다도 그의 일상과 생각과 감성과 외모를 사랑하는 것 이건 그냥 빠순이인 것이지ㅠㅠ 늙은 하루키가 흔한 젊은 청년들 100명을 제칠 수 있는 정력은 바로 수십년간 모아온 그 플레이리스트에 있다. 설령 내가, 그가 좋아하는 어떤 재즈는 더 듣고 싶지 않다하더라도 그가 미치도록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금세 여자들을 그 취향에 동할 수 있도록 설득할 줄 아는 매력이란... 그렇다. 오늘도 편집중이고 역시나 딴 길로 새버렸지 난.
2022. 3.7 Monday p.m. 8:56
My very last advise.
2022. 3.7 Monday a.m. 6:50
편집 끝. 이제 출근. 도시락 싸서 가야겠다. 아직도 피곤하고 졸리지만 정신차리는 하루 보내자고 일기 쓰는 중인데, 손가락으로 남기는 글자와 다르게 점심시간까지 어떻게 버티지 생각뿐이다. 퇴근 후에는 가편이다 보니 수정사항과 디테일을 처리해야겠고 내일까지 영상 최종본이 나오면 그때부턴.... 그...만... 이런 이야긴 내 뇌에서만 머물도록 하자. 소영님한테 메일 답장 보내는 것도 잊지말자...
2022. 3.6 Sunday p.m. 10:30
봄이 왔다. 노을도 6시가 넘어서 진다. 그것도 핑크색으로. 외부의 세상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그런 것은 아니다. 너무 피곤하다. 피곤해도 꾸역꾸역 크리스틴과 에슐리와 브런치를 먹으려고 첼시에 갔다가 괜찮은 카페를 발견해서 기분이 좋았으나 결국엔 피곤하고 졸려서 집에 갔다. 집에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기절해버려서 옆에 여자가 나를 계속 툭툭 친 기분이 드는데 기분으론 긴가민가지만 실제로는 세게 밀었겠지. 아 피곤해... 월요일이다. 회사가기 싫다...ㅋ.........ㅋ...................ㅋ... 생각만으로 피곤해22222
2022. 3.6 Sunday a.m. 9:37
어김없이 일요일 아침에도 일찍'은' 일어났고 토요일 밤엔 정말 한 수백 번 다짐한 끝에 친구랑 맥주 한 잔만 딱 마셨다. 안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페리카나 얘기를 한 것이다. 페리카나라는 단어에 그만 is there PELICANA? KOREAN CHICKEN? SPICY CRISPY? 하고 입맛을 다셨다. 젠장... 나는 페리카나를 좋아한다. (어..) 치킨도 절제하느라 처음으로 반마리(?)를 둘이 먹었고 맥주도 딱 한 잔만 먹었기 때문에 일하고 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역시 생각일 뿐이지. 근데 친구가 둘이서 한 마리는 너무 많다고 해서 나는 그만 거짓말을 해버렸다. YES I think so. 속으로는 1인 1닭인데... 했다. 아무튼 페리카나 먹고 일안한 나를 이해해주기로 했다. 이게 꼭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겐 엄격하다는 뜻은 아니니까.. 고작 이런 걸 쓰려고 또 여기 들어왔나? 아 아니지. 중요한 사실을 기록해보겠다. yes24에서 드디어 전자책이 팔렸다. 감사합니다. (페리카나 얘기보다 짧음) 근데 내가 엄마한테 술먹는다는 얘기를 안하는데 엄마가 술은 마귀라고 술을 멀리하라고 카톡이 왔다. 엄마도 홈페일기장 이런 걸 보는 건가? 제발... 그만....
2022. 3.5 Saturday p.m. 2:35
내 영상은 돈이 되지 않으니 주말이나 퇴근 후에 외주편집을 하는데 너무 토요일 낮이라 그런지 집중이 잘 안된다. 내가 만드는 내 영상은 구독자가 조금씩 모이고 있는데 (비밀계정수준..) 몇 안되는 사람들이지만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피드백을 많이 주신다. 자신감있게 말하라는 둥, 배경음악 소리 좀 줄이라는 둥ㅠㅠ 정확한 피드백이라 좋긴하지만 구독자가 100만명이 되면 감당이 안될 것 같다 (꿈은 언제나 크게..) 아무튼 지하철을 오래 타게 되니 지하철에서 명상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 지금은 그걸로도 모자라서 편집하다 말고 카페 창문을 멍하니 바라본다. 글을 쓰면 나아지려나 싶어 홈페일기장에 들어오는 걸로 다시 집중하게 되길 바랄 뿐. (여기 가장 많이 들어오는 사람 나인가ㅋㅋ) 최근엔 열아홉살 때처럼 망상을 많이 한다. (명상아니고) 허튼 생각을 하면서 지내면 재미있다. 일어나지 않았거나 않을 일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그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 편이 낫다. 이제 내 이야기에는 내가 아주 많이, 나를 위한 것들만이 존재한다. 그외의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까 새벽 4시 일기에 썼듯 일주일치 일기를 몰아쓰다가 새벽 6시를 훌쩍 넘겨 잠이 들었다. 그러다 미루고 미루던 이메일을 보냈는데 (영어라서 미룬 부분..) 그녀가 내 메일을 기다렸다고 답장이와서 약간 놀랐다. 그녀는 구글에도 나오는 유명한 사람인데 말이다. 많이 놀라지 않은 이유는 그녀가 케어하고 있을 줄 알고 있었다. 지선언니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역시 원칙은 어긋나지 않는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진심을 알아보는 건 대체로 구글에 나오는 사람들이다. (?) 나중에 더 설명할 일이 있겠지요..
2022. 3.5 Saturday a.m. 4:13
생각보다 혼술은 거의 안하게 되고 사람들 또는 친구들 (차이가 있다)과 최소 한 잔, 주 2-3회 이상 먹게 되는 것 같다. 딱히 약속이 없더라도 간혹 투잡을 뛸 때면 알바에서 급히 들이키기도 하고(그럴 일인가). 마시고 나면 일찍 잤다가 (주로 추가로 할일을 안하고 잠) 새벽에 허겁지겁 깨는 일이 잦다. (거의 매일..) 좋은 점은(?) 그 덕에 깜빡하고 알람을 설정하지 못하고 자더라도 귀신처럼 7시 전에 눈이 떠진다는 사실이다. 그럴때면 초등학생 때 엄마랑 고다랑 아침 10시에 일어나 햇볕이 쨍쨍하던 어느 평일날 낮에 학교 가는 길에 느낀 따뜻했던 공포가 문득 떠오른다. 서른 넘어 회사에 다니면서까지 그러는 건 정말 ㅂㅅ같잖아, 라던가 하는. 어쨌든 지금 또 그런 식으로 굳이 새벽에 번쩍 일어나서 클라이언트 영상을 내려받으면서 일기를 쓴다. 공개적인 일기, 비공개적인 일기를 쓰는 걸로 요즘의 글쓰기는 끝이다. 관종끼를 버리지 못해서인지 공개적인 일기를 먼저 쓰는데 분량은 후자가 훨씬 길다. 그건 아마도 내 마음과 삶이 문장들로 꽉차있고 언젠간 이것들로 인해 내가 아주 괜찮아질거라는 희망이기도 하다.
2022. 3.4 friday p.m. 17:30
요즘 근황에 대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궁금한 사람들은 홈페일기장에 들어와서 볼 것이고 그 외에는 궁금하지 않아할 사람들이라 굳이 포스팅에 의미가 없지 않을까. 인스타와 멀어질수록 마음에 걸리는 건 의외로 서른책방 사장님인데 우리 에코백 더 팔아야되는데 말이다... 아 에코백 정말 예쁜데! (이 글을 읽었다면 주문부탁드리고요.) 나는 최근들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과 180도 순식간에 바뀐다는 생각을 동시에 한다. 모순이라기 보다는 노력과 의지와 실행이 있다면 그 변화는 되게 영구적이다. 문제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있다는 것. 아무나 대충 노력한다고 인간이 달라질 순 없다. 클라이언트 맞춤 기사를 쓰는 일 외에 거의 모든 아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처음 하게 되었는데 슬프게도 (나는 이게 너무 슬프다) 그 인생이 말투와 행동과 표정에 다 담겨있다. 좋은 사람은 그 평생을 그렇게 살기 위해 애써왔으니 그럴 수밖에 없이 아름다움이 묻어있다. 이건 그렇지 않은 누군가가 연기하거나 임시로 따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다.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꽤 전자에 속한다.ㅋ) 정말이지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에 많이 끌린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그 나이에 알맞게 지니고 있는 투명함,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세상과 싸우며 지켜낸 단단한 맑음. 요즘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
2022.3.2 Wednesday p.m. 10:51
퇴근 후에 프린스스트릿에서 재키를 만났다. 피자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재키가 피자를 잘못 고르는 바람에 내가 산 두 조각 피자 중 하나를 주었다. 음.. 어째서 넌 뉴욕출신 흑인인데 이상한 피자를 고른 것인가. 2차로 다른 피자집에 갔는데 여기선 하필이면 재키의 피자 도우만 동그랗고 까맣게 타있었다. 음.. 이거 인종차별이야 뭐야. 처음엔 무조건 백인, 흑인 친구들 많이 사귀어야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버리니 다양한 친구들과 실제로 마음을 터놓고 교감하게 된다. 인생이 너무 즐겁다. 술 한잔에 알딸딸해져버려서 지하철을 잘못 탄데다가 하필 그게 익스프레스라 당최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 내리게 되더라도 즐거운 것이다. 총소리가 너무 가까이서 들렸던 것만 빼면 그렇다. 이제 오늘밤에는 이메일에 시나리오를 첨부하고, 이런 저런 잡소리를 끼워넣고 (번역기를 돌려야할 것 같다), 샘플 비디오 편집을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또 약간의 아이스크림과 술이 필요한 거 같다.
2022.3.2 Wednesday p.m. 10:47
올해는 깡언니의 말처럼 단촐하고 심플하고 클리어하고 숨김없이 마음을 표현하기로 결심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구나. 내 딴에는 할만큼 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타인에겐 전해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나 스스로조차 명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납득시킬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겨우 가닿을 수 있다. 그건 아무리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진심 또는 진솔함 같은 것이고.
2022.3.1 Tuesday p.m. 2:22
깔끔하고 담백하고 심플하고 멋있는 것. 덤벨을 짐에 포함시키는 건 어리석고.
2022.2.27 Sunday p.m. 11:54
일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편집하기. 계획대로라면 다 끝내고 7시에 자는 거 였는데 허허. 새로운 도넛가게 두 곳을 발견했는데 조만간 하나씩 먹어봐야겠다. 새로 사귄 친구가 아아도 거의 무제한으로 줘서 다행히 일단 가편을 기한에 맞춘 게 아니라, 미루고 미룬 기한에 맞춰(?) 넘길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하지만 끝나고 알바를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슬펐다. 손님이 없어서 노래를 듣다가 울다가 곧 가게 친구들의 순수함과 가벼움에 웃을 수 있었다. (되게 초등학생 일기 느낌,,,) 으ㅠㅠ 아침에는 아주 일찍 회사에 가야하는데 출입증이 아직 안나와 복도에 서있어야 한다. 일찍 출근해도 누가 있어야지만 들어갈 수 있어서 조급하다. 그나저나 점심은 어떤 핑계를 대고 따로 먹을지도 고민인데. 오늘은 세 가지 일을 처리하고 잠들 수 있길 바라며. 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려
2022.2.27 Sunday a.m. 11:28
어제는 아일린의 생일이었다. 나는 로맨틱하니까 저지시티까지 갔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기대가 된다는 것, 나는 언니를 사랑하고 있다. 사랑의 여러 범주를 깨닫는다. 새로운 것을 알아갈수록 인생이 재미있구나 싶다. 올해 나의 테마는 아무래도 재미와 사랑과 자유 뭐 그런 추상적이고도 광범위한 것인데 어쩌면 이것들은 생각보다 짧고 쉬워서 그저 순간에 충실하면 그만인 건지도 모르겠다. 언니와 넘치도록 시간을 꽉 채워 보냈다. 순간 이상의 것을 나에게 주는 관계는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이없게도 윌스미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데, 윌은 맨인블랙 이상으로 미국인들의 멘토라고.. 아 그랬구나 그랬어. 오랜만에 넬 노래들을 다시 듣고 있는데 언니네이발관만큼 너무 좋네. 그때 내가 좋아하던 노래들 굿나잇, 멀어지다 이런 것들도 다시 와닿고. 더는 연락하지 않게 된 친구의 동생이 넬을 좋아했었는데 아직도 좋아할까? 대수롭지 않은 궁금증도 생기고. 아무튼 요즘 난 정말 괜찮다. 그게 중요하다.
2022.2.20 Sunday a.m. 10:28
울면서 달리기라는 노래가 있다. 어제는 울면서 사이클을 탔다. 울면서 책을 읽었고 (슬픈 책이 아니라 물고기에 대한 책이었음에도) 울고 나서는 크리스틴을 만나서 웃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얼굴이 지나치게 건조해졌다. 하지만 어쩐지 울면서 자전거를 타는 건 괜찮지만 울면서 팩을 붙이거나 수분크림과 영양크림을 쳐바르는 건 좀. 나를 만들고 붙잡고 단련하고 참고 견디는 게 지금으로선 중요하지만 피부까지는...
2022.2.20 Sunday a.m. 10:27
어떤 노력도, 시간도 더는 불필요한 사이가 된다는 것.
2022.2.9 Wednesday a.m. 12:58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두 가지 이유로 슬프다. 하나는 내가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내 청춘의 마음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고 (사실이고) 다음으로는 관계가 끝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끝보다는 시간이 더 아깝다) 시간은 어째서 관계와 함께 굴러갈까? 관계와 시간이 따로 움직인다면, 내 시간과 내가 만나는 사람이 서로 마주치지 않는다면 (안다 불가능한 거.) 그만하자. 그만.
2022.1.6 Thursday p.m. 12:37
안정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건 없다. 이게 인생인거야. 과정이 아니라.
2022.1.1 Saturday p.m. 6:29
완전히 새로운 페이지에서 시작하는 것
2021.12.13 Monday p.m. 3:35
가끔 여기 들어오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게 글을 써야지. 온도가 촵촵촵촵 부드럽게 첨벙거리듯 물 마시는 소리를 눈을 감고 듣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 중 3위 안에 들거야 아마 이 소리는. 모든 것이 영원하지는 않다지만 어째서 강아지를 생각하면 그 짧은 수명마저 함께 다가오는 걸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 또한 언젠가는 사라질 텐데, 어째서 온도가 찹찹찹찹 거리는 소리가 더 이상 온 집안에서 들리지 않게 될 때에 대해서는 자주 생각하게 되는지. 찹찹찹찹, 뚝뚝뚝뚝. 온도는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턱에 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뚝뚝뚝뚝뚝뚝 소리를 만들어냈다. 이 작은 동물이 나와 함께 소리내며 산다는 것이 종종 경이롭다. 지금은 내 발 밑에서 스카프 하고 자는 온도. 뭉클하게 아름다운 순간에 쓰는 글.
2021.12.3 Friday p.m. 8:40
오늘 카페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 끝... (비밀스러워 보이기 성공)
2021.11.26 Friday p.m. 12:33
열심히라는 말이 너무 지겨운데 그냥 단어가 지겨운거지 행위는 너무나 프레시해.... 밀로가 영어모임에 지각을 한 덕에 내 지각 인생을 돌아보았다........ 와... 정말.... 병신이네....
2021.11.25 Thursday p.m. 11:00
죽고 싶은 건 아닌데 어디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은 간절히 살고 싶은 마음인걸까?
2021.11.21 Sunday p.m. 11:11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T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슬픈데 눈물이 안나와Tlqkf
2021.11.18 Thursday p.m. 10:10
노래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는데 그런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네.. 사실 노래를 잘한다고 반하거나 사랑하게 되진 않지만 내가 원할 때마다 "불러!" 하면 막 신용재처럼 딱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부를 때마다 두근거리긴 하겠다. 노래는 하늘이 주신 재능이라면서 왜 글쓰기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하는 거지? 상술일까? 노래는 상술로 보컬학원을 키우기엔 뾰록나기 쉽잖아. 글쓰기는 일단 그냥 꾸준히 해봐, 그러면 된다니까? 라고 해도 당장 단기간에 티는 안나니까 팔아먹기 좋다? 재능을 가진 사람들 리그는 어차피 그사세고 그 다음 노력리그에서 싸우는 거니까 괜찮은 건가. 아무튼 막상 뉴욕에 와서 신용재 알게돼서 많이 듣는 거 실화인가요. 얼굴까지 좋아지네. 굿.....
2021.11.16 Tuesday a.m. 2:04
저번 기업홍보 기사 작성에서 수정이 많아서 또 일이 안들어오면 어떡하나 했는데 (맨날 걱정;;) 이번에도 의뢰해주셔서 다행이다. 매주 2건 정도만 들어와도 숨통이 트이겠는데 아직은 주당 1개 기사 의뢰가 들어오는 수준이라 조금 똥줄탄다. 다른 채널로 영역을 넓혀서 프리랜서 작가로서 더 많은 글을 써야하는데 그냥 지금 에디터님 한 분에 의존하는 게 편하다보니 그것만 붙잡고 있네. 쓰다보니 해야할 게 명확하구나. 어쨌든 레드불은 새벽에야 효능을 발휘해 졸린 상태지만 잠이 안오는 느낌이다. 그런데 역시 또 일기나 편지를 쓰고 자빠졌어....... 이럴거면 그냥 자라...
2021.11.15 Monday p.m. 10:39
잠을 4시간 자서 너무 졸린데 며칠전 사놓고 못 먹은 레드불을 (도난방지 딱지 때문에 못 먹음) 오늘 가서 열어달라고 해서 먹었다. 먹었는데 좀 두근거리는 거 빼고는 하품이 더 계속 났다. ㅅㅂ 레드불 먹고 바로 자는 건 마치 비아그라먹고 그냥 자는 것과 같은 기분이라(?) 일단 침대에 앉아서 하는 게...일기쓰기? 하하핳ㅎㅎㅎㅎ 오늘 쌀쌀하고 찬 밤바람이 너무 좋았다. 웨스트빌리지 페리카나에 들리지 않은 게 다행이지... #페리카나에서상줘야하는거아닌가
2021.11.14 Sudday p.m. 4:03
런드리 가기 존나 싫다............... 지하 런드리도 싫고 빨래 바구니 등에 이고 10분 걸어야 하는 런드리도 싫고.... 싫은 걸 해결해야하는데 그냥 안 입고 말지 하는 마인드도 싫고. 보상이 필요하다. 빨래방에 가면서 건너편에 있는 빈티지샵에 들리는 즐거움이면 충분할까? 아니... 아니라고 하면서도 끌리는 걸 보니 적절한 보상이었던 것 같다. 언젠가 한국에 간다면 건조기 없이 세탁기만 집에 있어도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사실 런드리가 깨끗하고 쥐가 없고 가기 편리했다면 이렇게까지 싫어하진 않았을텐데. 내가 불만이 많은 건지. 여기서 어떻게 감사를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네. 감사하면서 살기란 나처럼 부정적인 사람에겐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말씀.
2021.11.9 Tuesday a.m. 10:15
아프리카 타나에서 미국인으로 티처를 바꿨는데 그새끼 때문에 아침부터 개빡쳤다. 5분 늦었길래, 너 바빴나보네? 했더니 (엄밀히 따지면 나도 비꼰 것ㅋㅋㅋㅋ) 안 바쁘다고 했다. 근데 지금 9시 5분인데? 라고 했더니만 9시 5분이라고 해서 자기가 바빴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시발 그러고는 10분 일찍 끝냈네? 15분 거저먹었네? 하여간 내용도 개빡쳐가지고 결국 싸웠다. 영어로 싸우니까 영어 늘게 해주는 게 니 역할이냐. 하여간 그것때문에 한동안 부들부들거려서 결국 제육볶음으로 감정을 달랬다. 그후에 하루는 괜찮았다. 뉴욕아트스쿨에 다니게 되었고 이 사실이 너무 벅차고 감사하다. 멋진 그림을 그려서 전시회를 열어야지,, 나는 어쩔 수 없는 enfp.. 몇 달 전엔 entp가 나왔긴했지만.. 너무 좋아 아무튼 오늘은.
2021.11.9 Tuesday a.m. 3:15
아침부터 글쓰기가 너무 싫어서 수정도 최대한 마감 직전으로 미루고 (주특기) 집에 가서 제육볶음이나 먹을까 하다가 너무 돼지같으니(아침이었다;) 참고 카페를 이동해서 영상을 편집했다. 글쓰기 싫으면 편집하면 되고 편집하기 싫으면 글쓰면 되니까 나를 빡세게 굴릴 수 있다. 아무래도 영상은 어쨌든 계속 생산해내야한다는 결론이다. 브이로그도 너무 과열이지만 나는 내 이야기를 해야하는 거고 다른이들의 것들을 어찌할 순 없다. 이건 새로 보낼 박도수기에도 포함되는 내용인데 아무튼 박도수기도 고민이 많고ㅠ 매순간 영상을 찍는 건 약간 극혐적이지만 그래도 분명 나중에 이 기록이 의미가 아주 클 것이다. 아까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재료를 사다가 울컥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집에 가다가 진심 울뻔.. 하루종일 지친상태로 꾸역꾸역 지내다가 저녁 먹기 전에 온도 안고 1시간 자고 새벽 3시 30분까지 어찌저찌 계획을 완료했다.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드는 일들이라 피곤하다. 시간이 안드는 일은 없지만. 후... 자야되는데 이걸 또 왜 쓰고 있나? 홈페일기나 맨하탄생활수기도 개편해야하는데.. 뭔 얘기가 다 ~~는데 야. 아무도 기다리진 않지만 해야하는 일들이 있다. 그래야지 누군가는 날 기다려줄테니까ㅠㅠ 이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슬프기보다는 그 반대다. 이제 자야지ㅠ
2021.11.7 Sunday p.m. 5:55
박도수기와 뉴욕종합잡지 뉴스레터를 휴재한지도 6개월이 훌쩍 지나서 이 정도면 폐간이라고 부르는 게 마땅하다. 간사하게도 지나고나서 보니까 그렇게 꾸준히 하는 행위에 점수를 주게 된다. (콘텐츠의 질과는 관계없이) 2021년이 이렇게 가니까 내가 이래저래 뿌려놓은 말들이 신경쓰인다. 엽서소설집, 여성인터뷰집, 뉴욕에세이, 뉴욕종합잡지, 영화만들기. 차근차근 해나가자고,,,,,,, 거기다 내일 순전히 '경험'을 위해서 이상한 곳에 가야하는지 아님 이것들을 하는데 시간을 쓰는 게 마땅하니까 카페에서 일이나 해야하는지 고민이 된다. 하루 더 안한다고 큰일이 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경험은 어떤 점에선 아주 귀찮은 것이다. 나는 점점 경험보다는 루틴이나 휴식이 중요한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2021.11.5 Friday p.m. 12:52
뉴욕소설, 뉴욕시나리오, 꼭 뉴욕에서 글을 쓰고 있다고 뉴욕을 붙일 필욘 없는데 왜 이러지? 서울에서 글쓴다고 서울소설 이렇게 쓰는 것도 아닌데 뉴욕병 미쳤다...ㅋㅋㅋ 나는 뭐든지 조금 하고 말을 많이 하는데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조물주가 된 기분. 그 여자는 왜 그 옷을 입고 거기에 나타났을까? (아무런 계획없이 난데없이 이른 아침에 블랙미니드레스 입은 여주인공을 카페에 등장시켰기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어리석음이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그 나름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내 마음대로 이유를 추측하고 그 추측한 이유가 100% 맞다는 것이 소설을 쓰는 즐거움같다. 현실에선 내가 추측한 이유가 맞는지 아닌지 알 길이 없어서 답답하기만 하니까. 어제 글을 마감하고 에디터님에게 수정사항이 왔는데 막 엄청난 수정은 아니었지만 글에 대한 만족도가 느껴지는 말을 안하셔서 신경이 쓰이네. 저번에도 잘썼다, 좋다 이런 말이 없어서 아 다음에 또 일 안맡기시려나? 했는데 그래도 바로 또 한 건 주셔서 원래 좋은 피드백은 안주시는 분이려니, 하고 내 마음대로 추측해본다. 역시 현실에는 자기합리화적인 불쌍한 추측이 난무하지.
2021.11.4 Thursday p.m. 8:52
뉴욕 가을의 최대 문제는 쥐새끼인 것. 오늘 길에서 본 쥐만해도 5마리 ㅅ비라아ㅓ빗비ㅏ라시발 더구나 한 마리는 온도랑 산책하다가 봐서 온도가 청솔모인줄 알고 쫓아가려고 해서 너무 끔찍했다. 온도랑 공놀이 하는 중이었는데 공도 버리고 우리는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온도는 그것을 피해야되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고 바보같이 헤헤거렸다. 우웩. 그래도 나도 예전보다 익숙해져서(?) 이젠 녀석이 지나간 길로도 걸을 수 있다. 나타나지 않았던 길이 없기 때문이다ㅅㅂ 그것만 빼면 오늘 하루는 괜찮게 흘러가고 있다. 계속 새벽 5시쯤 자는 패턴이 또 고정돼서 아직 하루가 많이 남았다. 마감도 수월하게 끝냈고 시나리오도 수정했다. 주인공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어서 생각을 해봐야한다는 것만 빼면! (이게 가장 중요한건데ㅋㅋ) 근데 정말 신기한게 내가 필요해서 발을 동동 굴리면 그게 진짜 온다. (돈 빼고는.. 정말 간절합니다만?) 아까 카페에서 일하고 니트 벗고 바로 브라탑을 입고 피트니스에 갔을 때다. 한국인이 없다면야 나는 이럴 땐 찐 미국인이 된다. 뱃살이 있어도 정말 당당하게 훌렁훌렁. 만약 한국인 있으면 못 그러지... 왠지 한국에 소문날 것 같아서..?ㅠ 아무튼 유산소 하면서 짧은 미드 한 편을 봤는데 레퍼런스가 될만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 미드를 다음 편을 이어서 본 것도 몇 달만이었고 하필 시나리오를 쓰다가 운동을 간 것도 한 달만이었는데 타이밍이 딱 그렇게 될 일인가? 신기하고 벅찼다. 시티바이크 타고 14번가 역으로 가면서 혼자 웃었다. 가을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거구나!
2021.11.4 Thursday a.m. 11:30
어제부터 다시 피트니스에 가려다가 추워서 안갔다. 겨울에 얼마나 안갈지 벌써부터 돈이 아까워지네. 카페에서 일하고 피트니스 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하고 집에 와야겠다. 애초에 운동복 입고 나가도 되지만 아무래도 그건 몸을 만든 후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 거의 항상 그렇게 지냈지만 그게 내 자존감에 악영향을 끼친다. (살이 가장 영향을 끼치겠지만서도ㅋㅋ) 아니 살보다 지나치게 찌질한 성격이 문제인데 성격 때문에 자존감의 한계치가 있는건지 자존감이 낮아서 성격이 이런건지.. 역시 이런 게 바로 찌질하다는 거겠지.....
2021.11.4 Thursday a.m. 2:52
새벽3시에 일하다말고 왜 일기를 쓰고 싶어지는 건지. 오늘은 면접 때문에 타임스퀘어 근처에 갔다. 잠깐 갔다가 다시 집에서 일하려고 노트북을 두고 나왔는데 막상 나오니까 들어가기 싫어지는 방랑심. 거기다 하늘이 너무 맑아서 이걸 두고(?) 갈 수가 없는 거지. 조금만 걷기로 타협하고 59번가까지 20분 동안 걸었다. 걷다보니 아 맞다, 가을이지, 가을 센트럴 파크지, 역을 지나쳐 센트럴파크로 들어갔다. 낙엽이 노랑 주황은 아니어도 그냥 언제나 좋다. 센트럴파크를 하염없이 걷고 싶다. 뭔가 항상 약속이 있어서 가거나 천천히 산책하다가 황급히 귀가하는 식이어서 하루종일 원하는 만큼 센트럴파크를 즐긴적은 없네. 즐겁고 사랑스러운 대화를 하며 이리저리 센트럴파크를 휘젓고 다니고 싶다. (혼자 가기는 싫다는 거지..) 겨울이 오기 전에 센트럴파크를 위해 모든 시간을 내봐야겠다. 적어도 6시간쯤은!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렇게 정해버리니 영 가기가 싫어지지만. 아무튼 3시가 되기 전에 다시 마감을 해야지. 저번 주제보다 달달하고 쉬워서 빨리 끝날줄 알았는데 문제는 나의 집중력이었네.
2021.11.1 Monday p.m. 8:32
영어를 대충 말고 열심히 공부하기로 했고 오늘은 테스트를 봤다. 테스트 담당자가 뭘 설명하라고 했는데 내가 팔찌가 영어로 생각이 안나서 대충 링.. 이라고 하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돈 텔 디스 투더 프로바이저. 돈 카운트 디스." 영어 질문에 영어 대답을 하면 되는데 나는 자꾸만 아재개그를 던지면서 그녀를 웃기려고 했다. 이런류의 질문은 거의 정해진 답변이 있는 법이다. 여행 갈 때 어떤 수단을 선호하냐는 말엔 뭐 하나를 말하면 그만이다. 여행을 가는 게 중요하지 수단 따위 상관안해, 라고 하는 게 레벨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거기다가 한국과 뉴욕 날씨 비교하는 것은 또 어떻고. 코로나 전에도 마스크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날씨는 아닌데.. 여튼 빠지지 않고 열심히 배워서 미국인이 되어야지. 이스트빌리지에서 괜찮은 카페를 못 찾아서, 찾았는데 테이블이 없어서, 결국 또 유니온스퀘어에 갔다. 유니온스퀘어는 인프라가 잘돼있다. 카페에서 일하고 퇴근할 때 홀푸드에서 과자 사가기도 딱이다. 하지만 퇴근 시간에는 줄이 입구까지 길어서 도망가버리고 싶은 것만 빼고. 지하철에선 마리아라는 할머니가 나에게 신이 내 뒤에 있다고 신은 나를 사랑한다고 말을 했다. 그녀는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역시 또 영어 연습을 위해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뉴욕에서 맺은 미국인과의 관계 중에 영어 때문인 걸 빼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싶다. 영어창녀가 이런 건가. 여튼 오늘 중에 편집할 게 2개 있는데 다 하게 되길 바라며!
2021.10.31 Sunday p.m. 11:59
할로윈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전날 밤에 파티시티에 갔다. 이미 진작에 인기있는 코스튬은 다 팔렸고 남은 것들은 XXXL거나 구린 것. 그것마저도 거의 동나있었다. 하는 수없이 가면이나 샀다. 그러고는 퍼레이드에 갔는데 너무나 성의없이 가면만 띡 쓴 모습이 무례해보이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럴거면 집에 있지 왜 나왔어? 라는 사람들이 표정을 읽었달까. 진작 준비해서 멋지게 입고 즐겁게 즐기다 올껄 그랬다. 하지만 이제 1년 후 할로윈을 기약해야하며 그때도 뉴욕에 있을지, 그래서 퍼레이드에 참여할지는 알 수 없다. 고로 기회가 있을 때 멋지게 소화할 만큼 준비가 잘 돼있어야 한다. 모든 것에 적용되는 건데 모든 것에 준비가 안돼있는 것만 같아서 여러 감정에 휘말리네.
2021.10.27 Wednesday p.m.4:48
결국 나는 어디로,,,,? 지금으로선 일단 회사에 다시 다니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1월엔 활동을 많이하게 될 것 같은데 (해야하는데) 따뜻하게 입고 다닐 옷이 뭐가 있는지 떠오르질 않네. 블랙 프라이데이때 뭐 괜찮은 잠바(?) 하나 사입어야겠다. 딱히 휘뚜루마뚜루 입을 괜찮은 잠바가 뭐가 있을지 잘 떠오르진 않다. 작년 겨울에 옷장 정리하다가 안 예쁘다고 홧김에(왜 화를 내) 겉옷을 몇 개 과감하게 버렸다. 지나고보니 왜 버렸을까 아까운거지 뭐.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해보기로 했고 내가 본 영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메이크업도 하고 앞머리도 정비했는데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가 지기 전에 찍어보고 새벽에는 베이킹샵 편집이랑 트라이서클 비하인드씬 편집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며. 고독하고 외롭지만 견디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변태같지만 뭔가 강해지고 있는 기분이랄까. 남의집 티비로 영화를 몇 개 때리고 나서 든 어이없는 생각은, 영화에서 색감이 이토록 중요했는가다. 여기 티비 설정이 채도가 높고 대비가 높아서 탁하고 오래된 듯한 영화의 질감이 잘 드러나지 않으니 영 영화에 집중이 안된다고 하면 오바스럽긴 한데 실제로 그렇다. 내가 그리 예민하거나 까다로운 편은 아닌데 어떤 것에는 좀 그런가, 하게 된다. 그럴 나이인가. 아무쪼록 청바지 하나, 니트 하나, 맨투맨 하나로도 11월을 멋지게 날 수 있도록 해봐야지. 근데 이거 누가 읽는 건가? 읽길 바라면서도 읽을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뭐.. 상관없지..
2021.10.26 Tuesday p.m.4:25
아프리카 친구 타나와 대화하다가 내 스스로에게 짜증을 냈다. 짜증조차 영어로 내야한다는 것이 뭔가 굴욕적이었다. 타나는 그러게 연습을 많이해! 프랙티스 프랙티스! 나는 프랙티스 열정이 또 사라진 걸 깨닫고 침착하게 물었다. "아프리카에서 기린 보려면 케냐로 가야하나?" 타나는 나를 동양인 싸이코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학교가 인펄슨이 되어 기숙사에 들어간 타나는 집에서 지낼 때보다 엄청 꾸며서 핫해졌다. 역시 학교는 그런 것이지. 너 엄청 꾸몄네! 이쁘다! 라고 하니까 나 원래 머리가 노란색인데 한 번 더 염색해야돼~ 하고 민망한 듯 말했다. 이럴 땐 정말 국적을 뛰어넘는 여성으로서의 연대를 느낀다. (하필 이럴 때만..) 남의 집에서 루틴을 잡는 것이 쉽고 재미있다는 것이 나의 얄팍함을 드러내지만 언니네집에서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고 편집하는 것이 너무 편해서 집에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냥 나도 여기 같이 살면 안될까. 졸려서 어제 남은 와인을 잔이 넘칠 지경으로 따라서 마시면서 일을 한다. 아무래도 이따가 샵라이트에서 와인 한 병 사와야할 듯 싶다.
2021.10.26 Tuesday a.m.2:02
영화를 보고 마음을 후려 맞은 기분이 들어야 만족스럽다. 그것이 감독에 대한 질투든, 배우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 자신을 비하게 되는 것이든 간에. 누군가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영화가, 분명 봤는데 어땠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다시 봤을 때, 그 사람은 왜 이 영화를 좋아할까? 생각하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 사람을 알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 그 사람이 읽은 책과 영화를 보는 것도 좋겠지. 이젠 그러고 자시고 할 시간을 내기도 어중간해졌지만. 스칼렛 요한슨은 정말 정말 정말 독보적으로 아름답다.
2021.10.25 Monday p.m.01:56
언니네서 개들을 봐주고 있다. 녀석들은 이제 나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듯. 잘해주고 같이 개이트 나가면 이렇게 마음을 폭 하고 놓아버린다. 누가 나를 믿어주면 그 믿음에 부합하고 싶다. (개들이 나를 믿어준 거지만ㅋㅋ) 이따가 고구마랑 계란 삶아서 애들이랑 나눠먹어야겠다. 인간들은 왜 믿음을 주면 부합하지 않는 일이 생기나? 인간종특상 믿음이나 사랑, 그런 추상적인 것을 도구로 이용하는 건가? 귀신같이 그런 걸 눈치채고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라면 추상적인 것을 휘두르고 사는 것도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 중 하나가 아니라고 할 순 없지. 배신. 뭐 배신당할 일도 배신할 일도 없이 관계는 안정적이고 평화롭다. 이별이나 이혼이 배신은 아니니까.. 오늘 내일 비가 온다는데 그 전에 산책을 다녀와야지. 가서 젤라또도 사먹고. 저번에 언니 집에 있을 때보다는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해진 것 같다. 그땐 너무 공허하고 외로워서 슬펐는데 이번에는 조금만 그렇다. 나약하고 연약하고 (몸 말고 마음..) 언제든 무너지기 쉬운 준비가 된 사람이고 그렇게 태어났으므로, 이제는 억지로 강해지자는 말 대신에 그냥 마음 편히 울고 싶을 때 울게 내버려둔다. 갑자기 눈물이 나는 것도 내가 인지하지 못한 어느 핀트에서 내가 슬픔을 느꼇나보다 하고 울게 한다. 마음이 내 육체를 지배하고 내 몸은 껍데기일 뿐이다.ㅋㅋㅋㅋ 풉ㅋㅋ 중2병이 아직 낫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머니,,,,
2021.10.1 Friday a.m.12:07
혼자서 살 길을 찾고 있다. 찾았다! 라고 쓰고 싶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2021.10.1 Friday a.m.11:56
친구한테 더 길고 상세하게 사과하고 싶은데 뉴요커 조이가 돈두잇!! 하고 말렸다. 구질구질한 거 딱 질색인 건 전세계공용어인가. 대체로 나는 늘 반대를 뚫고 그렇게 하지만 친구라고 부르기엔 거의 나 혼자만의 친구라서 이번엔 조이의 말을 듣기로 했다.
2021.3.15 Monday p.m.3:43
정신이 차려지는 시기. 지긋지긋한 호르몬의 노예. 정신과 함께 의지도 돌아오다. 열심히 잘 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놓치지 말 것. 오랜만이라고는 하지만 실상 2주 지났구나. 뉴스레터 마감이 없으니 메모 외엔 좀처럼 쓰질 않았다. 오늘은 글을 잘 써보자. 벌써 4시지만..
2021.2.25 Thursday a.m.10:35
인서타 열심히 해야하는데. 엽서 번역도 부탁드려야하고. 쓸 건 많고 빨리 쓰고 고치는데 세 배 넘는 시간이 걸리고. 삼촌택배도 가야하고 (아직도 안감) 빨래도 하러 가야 하는데. 악몽이나 꾸고 말이지. 꿈이 걱정을 반영했어.
2021.2.24 Wednesday p.m.12:55
와 벌써 3월이야. 책 소식 올리기가 부끄럽다. 민망해 왜 난. 아무튼 박도수기도 3일 연속으로 보내야 한다. 어제는 마트갔다가 콜롬비아대 셔틀버스탔는데 96번가에서 168번가까지 1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시간없는데 있는 시간도 이렇게 쓰게 되니 원. 셔틀 덕분에 무서워서 혼자는 못가는 이스트할렘도 구경했는데 정말 무서웠음. 편견이겠지만 할렘에서 어깨빵 당한 후로는 할렘 조아조아 하던 마음을 버림. 125번가는 할렘 시내라서 좀 나았는데 135번가는 다니는 사람도 없고 5시에도 어둑어둑, 그런데 거기 젊은 한국남자가 지나가서 놀랐다. 멋있어보였다. 그 동네에서 당당히 한 겨울에 후드만 입고 걸어가는 자체로 겁없는 멋쟁이느낌. 용기를 내야지. 온도 산책할 때 반바지를 입었다. 다리가 어는 느낌이었지만 용기낸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었지.
2021.2.19 friday a.m.9:29
어제는 밥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위가 아파서 잠시 기다렸다. 배고픔도 동시에 밀려온 탓에 위가 굴복했는지 이내 괜찮아졌다.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피곤하다. 월급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의자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 시간강박에서 조금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역시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보니 마음껏 여유롭지는 못하다. 자는 시간도 아까워서 영화라도 틀어달라고 했다. 참 무슨 이동진이야? 9시간도 넘게 잔 것 같은데 일어나니 또 하품이 난다. 출판사가 만들어졌다.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상기해보려고 애쓰고 있다.
2021.2.17 wednesday p.m.7:24
오랜만에 집 아닌 건물 식당에서 글을 썼다. 카페가서 쓰고 싶다. 맥북도 샀는데 허세부릴 곳이 없네. 나는 맥북 열고 쓰니까 애플로고 보면서 뿌듯해할 일도 없고. "맥북을 왜 사고 싶어해?" 질문을 받았을 때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그 답은 매우 심플했다. "그거야.. 멋있고 간지나고 김영하 작가, 이슬아 작가 다 아이맥이나 맥북에 쓰던데?" 말하고보니 굳이 맥북을 사지 않아도 되었을 듯. 그래도 왠지 글도 더 잘 써지고 워드도 맥북에서 더 잘되는 것 같고 편리하고 (그렇다고 윈도우가 막 불편한 건 아니었지만). 다음엔 아이맥으로! 가방은 마이클코어스로 충분히 만족해. 아이맥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동일한 이유. 아무튼 충전기 없이 맥북 딱 열고 카페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뉴욕이 실내영업을 다시 허용했다지만 카페들 대부분 테이크아웃만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 자리 안내줘도 커피는 더 잘 팔린다 이거지. 내일은 맥도날드라도 가야하나. 맨날 가던 니키자 하우스가 그립다. 자주 만나던 친구 2명이나 한국에 가니까 뉴저지 갈 일이 전혀 없다. 아 조만간 택배의 혁명 뉴저지 삼촌택배 가야하는데 펠팍까지 어떻게 걸어간담..... 펠팍가는 김에 페리카나 치킨도 사야겠다. 아무래도 페리카나 치킨 얘기하니까 당장이라도 뉴저지에 가고 싶어지네. 여튼 그래서 내일은 샘플제본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이었음.
2021.2.17 wednesday a.m.12:43
또 다른 편집자님한테 글을 보냈다. 피드백이 왔다. 좋은 말과 나쁜 말 둘 다 좋지만 나는 역시 나쁜 말이 더 듣기 좋다. 나쁜 부분은 고치기만 하면 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면 팔릴 것이다. 농담이다. 그렇든 아니든 팔릴 책이 팔린다.
2021.2.16 tuesday a.m.4:43
편집자님에게 글을 보냈다. ㅠㅠ 아 되게 별로네. 진짜 어떡하지?
2021.2.15 munday p.m.3:13
후 오늘은 박도수기 뉴스레터를 보내는 날이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내 글을 받아보고 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그 사람을 더 신경쓴다. 내가 이런 글을 쓰면 그는 뭐라고 욕을 할까? 예전에 언니가 좋아요가 10만개 있어도 싫어요 10개 때문에 잠이 안온다고 했는데, 그땐 10만 명만 생각해! 라고 잘도 말했다. 역시 사람은 늘 그 일이 자기 일이 되어야지만 이해력이 확장된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 모르고 살고 싶은 것들조차 공감하게 되는 삶은 대체로 싫다. 개의 죽음에 대해서 특히 그렇다. 온도가 꼭 내가 50살이 될 때까지 살아줬으면 좋겠다. 개를 떠나보낸 사람들의 마음에는 51살에야 공감하게 되길 바라며. 마감 4시간 전. 오늘 마감도 이미 늦은 것 같다..
2021.2.14 sunday p.m.4:04
후 오늘은 마감. 내일은 출판사 등록. 출판사 이름은 172nd BOOKS로 정했다. 172번가는 뉴욕에서 살고 있는 스트릿인데 이 장소가 나에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결혼도, 취업도 크게 제2의 인생이라거나 새로운 시작 느낌은 아니었는데 어떤 장소가 나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니. 추상적인 사건들이 아닌 물리적인 장소가 나에게 소중해진다는 건 결국 언제고 나는 이곳에 올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뉴욕이 좋다. 아직도 왜 그렇게 뉴욕이 좋은지는 설명할 수 없긴 하지만.
2021.2.14 sunday a.m.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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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13 saterday p.m.3:00
진짜 진짜 시작. moonchild, too much to ask 듣는 중. 좋은 듯 싫지만 넘기기엔 아쉬움. 이러는 사이에 2분 지났다. 조금 이따가 홈페일기장을 켤 때는 열심히 했다고 쓰게 되길. 시간을 의미있게 채워서 보내자ㅋ 어 그래 ㅋ
2021.2.13 saterday p.m.12:34
a.m.5:00 취침, p.m.12:20 기상 존나 많이도 잤네.. 잠을 적게 자고 많이 일하고 싶다고 늘 생각만.
2021.2.13 saterday a.m.1:38
akdgoTek망했어. 큰일이다 정말. 철기씨 이야기만 몇 시간을 붙잡고 있냐? 너무 산만해.. add인 걸 인정해야하나. 예전엔(10년 전) 정말 집중력이 좋았는데.. 늙을수록 더 산만해지고 소란스러워진다. 약이 필요해! 책상 뒤를 돌아보니 누구는 피파 하고 있고 클럽하우스 틀고 있고 온도는 자기 혼자 공을 던지면서 뛰어다니고 있네. 여기서 집중하는 사람이 오히려 약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군. 환경 자체가 잘못되었네..
2021.2.12 friday p.m.5:33
원고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읽어보다가 하나를 버렸습니다. 버리고 버리다가 몇 장이나 남게 될지... 학창시절 선생님들 이야기를 쓰다가 너무 디스가 심하기도 하고 디스가 심한 글이라면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어서. 그래도 박도수기 메일로 보냈을 때 회원님들이 공감해주시긴 했는데... 그냥 글 자체보다는 그땐 그랬지~ 정도의 공감이었던 걸로..
^요즘 하는 일들^
마감하다 새로운 딴짓하기 완료. 끗.
방문해주신 분들